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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로봇진흥 정책 관전법서현진 본지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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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23  20: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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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 제1의 산업용 로봇시장이 된다고 한다. 국제로봇연맹(IFR)은 내년 중국시장 규모를 3만4000대로 예측했다. 세계 1위 일본보다 1000대가 많은 수치다. 지난 7년 동안 로봇시장 성장률도 남달랐다. 세계시장이 9%였지만 중국은 25%나 됐다. 이런 속도 차이가 한국과 유럽을 제쳤다. 일본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다. 심각해지는 노동력 부족 현상이 중국의 로봇산업 성장을 부채질 했다. 예상보다 성장률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이 대목에서 궁금해지는 게 하나 있다. 이런 뉴스가 과연 중국인들을 기쁘게 할까. 예로부터 욕심이 많다는 중국인들이다. 분명한 것은 이 런 뉴스가 달갑지만은 않겠다는 사실이다. 중국정부가 최근 발표한 정책문건 하나가 그런 속내를 잘 보여준다. 공업정보화부(MIIT)가 내놓은 '산업용로봇 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것에 대한 의견'이다. 공업정보화부는 우리의 산업통상자원부 쯤에 해당한다. '의견'은 중국정부가 작심하고 내놓은 공식 정책방향이다.

우선 그 섬세한 자기 분석의 디테일에 눈길이 간다. 핵심부품의 전량 수입을 뼈아프게 지적했다. 산업 기초의 박약함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몰아세웠다. 질서가 안 잡힌 공공서비스 플랫폼과 기술표준 체계도 도마에 올렸다. 인력 부족과 중복투자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자책했다. 마침내는 국산 로봇은 브랜드가 약해 시장에서 먹히지 않는다고 실토했다. 솔직하기로서니 이만한 자아 비판이 또 있을까! 비장함이 묻어나는 듯 하다. 그럴만한 이유와 배경이 있다.

중국 로봇 시장은 외국기업들 천지다. 시장의 95%가 외국기업들 수중에 있다. 점유율 상위 10대 기업 가운데 자국기업은 한 곳 뿐이다. 외국기업들은 시장 예측과 행보에서 민첩했다. 야스카와전기와 후지코시가 지난해 대규모 공장증설을 마쳤다. 파낙은 일본내 중국향 생산라인을 늘렸다. 쿠카그룹은 엊그제 상하이에서 성대한 신축공장 개소식을 열었다. ABB의 행보도 이들보다 몇 발자욱 빨랐다. 시장 확대를 반기는 곳은 외국기업들 뿐이다.

중국 정부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다. 물 만난 고래들은 외국기업들이다. 각축전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고래싸움에는 새우등이 터지는 법이다. 판은 커지겠지만 돌아 올 몫은 작아진다. '의견'에는 그런 위기감이 배어난다. 강력한 대응책이 적혀있다. 3~5개의 선도기업과 8~10개의 로봇클러스터를 육성하겠단다. 중국기업들의 점유율을 45%로 높이겠다고 한다. 로봇밀도(노동자 1만명당 로봇대수)를 100까지 늘린다는 계획도 나온다. 2020년까지이다.

중국은 수치나 계획에 강한 사회주의 국가다. 중앙정부의 리더십은 지방정부에 곧장 스며들 만큼 강력하다. 엊그제 발표한 광저우시의 계획이 좋은 예다. 지방선도 기업 1~2개와 10만대의 생산시설을 갖춘 로봇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그 시기가 2020년까지다. '의견'에 대한 완벽한 지방 버전이다. 앞으로 상하이,충칭,우한 같은 공업도시들이 뒤를 따를 것이다. 70년대 한국식 밀어 부치기와는 또 다른 일면이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민다.

끌고 밀 힘도 기대를 모은다. 중국은 그 힘을 중국특색 사회주의 체제에서 구해 왔다. 통치구조는 사회주의이되, 경제는 자본주의인 나라가 중국이다. 당과 군이 경제를 위해 총대를 멜 수 있는 나라도 중국이다. 이미 IT와 반도체 분야에서 그 힘을 증명해 보였다. 이제 로봇이다. 중앙정부-지방정부와 당-군-산업 2개의 축이 매트릭스 구조로 가동될 것이다. 정책,재원,정보,인력은 이 기반을 타고 흐르게 돼 있다. 산업 진흥 사이클은 이미 레시피화 돼있다.

물론 이 레시피가 중국의 로봇 산업환경에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로봇은 융복합의 특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공업정보화부의 '의견'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중국의 로봇산업은 조립가공 수준이다. 자립 부품이래야 모터 정도이다. 그나마 기술수준은 일본의 60%수준이다. 끌고 밀고 갈게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 사이 외국기업들도 마냥 앉아 있지는 않을 터이다. 온실에서 자란 기업들이 경쟁체제에 익숙한 외국기업들을 이겨낼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입장은 무엇이어야 할까. 중국의 움직임은 우리에게 나쁠 게 없다. 중국 시장이 커지는 것은 아주 반가운 일이다. 어떤 면에서는 시장을 직접 키우는 것보다 수월할 수 있다. 온실에서 자라는 중국기업들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가 솔솔할 것이다. 공업정보화부의 '의견'은 그래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는 중국이 일본이 아니라는 점에서, 두번째는 그런 나라가 우리 지척에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서현진 본지 편집고문

서현진 기자  suh@irobot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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