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셜로봇 페퍼(Pepper)가 한 노인과 대화하는 모습(사진=CNN)

영국에서 소셜로봇이 요양원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CNN 헬스 등 매체들에 따르면 영국 베드퍼드셔대(the University of Bedfordshire), 미들섹스대(Middlesex University), 어드비니아 헬스케어(Advinia Health Care)가 소셜로봇 페퍼(Pepper)를 사용, 영국 요양원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 2주에 걸쳐 총 18시간 동안 로봇과 상호작용한 노인은 정신건강이 크게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유럽연합과 일본정부가 공동으로 자금을 지원한 ‘케어세스(CARESSES)’라는 대규모 글로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 프로젝트는 노인을 돕고 이들의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로봇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로봇은 사용한지 2주 후 외로운 노인들에게 작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이들이 로봇을 대하는 태도 역시 상당히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페퍼는 음악 재생과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제공하는 태블릿 PC를 장착했다. 간단한 질문과 대답은 물론 사람과 장시간 대화도 가능하다. 이는 이 로봇이 노년층의 문화적 요구와 선호에 부응할 수 있는 ‘문화적 역량’을 갖췄다는 점을 의미한다.

영국 베드퍼드셔대 공중보건 분야 부교수인 '크리스 파파도풀로스(Chris Papadopoulos)'는 “이번 연구 결과는 페퍼와 같은 로봇에 케어세스 인공지능을 사용하면 돌보는 사람보다 돌봄을 받는 사람이 많아지는 세계에 잠재적으로 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 문제와 코로나 19의 연관성에 대해 "정부가 많은 요양원들에 격리 조치를 시행해 노인들의 외로움을 야기했다"며 "우리 시스템이 이런 문제들을 줄일 수 있는 좋은 시기에 등장해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소셜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정신건상을 자극하는 유용한 보조도구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페퍼와 같은 소셜로봇이 가정에 도입되려면 향후 2~3년간 연구, 상업적 개발, 자금 지원 등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자선단체인 에이지 UK(AGE UK)에 따르면 잉글랜드는 만성적인 우울증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140만 명에 달하며 영국 전역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