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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인도를 점령하고 있다전동휠체어 사용자 등 이용 연석 경사로 점령···장애인 등 배려 기술 적용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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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08  10: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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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벤 기르마가 애완견과 함께 인도를 걷고 있다.(사진=하벤 기르마)

‘로봇들이 사람들 몫인 인도를 점령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들에게 배려없이 운행되고 있다.’

‘테크크런치’는 배달 로봇이 인간의 일상 속 영역인 보도로 들어섰지만 장애인, 전동휠체어·보행보조기기·유모차 사용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배려없이 운용되고 있다는 장애인 변호사 하벤 기르마의 글을 소개했다. 그녀는 날로 진화하는 IT 기술회사들이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점도 짚었다.

그녀는 ‘하벤: 하버드 법을 정복한 청각장애 여성’이란 책으로 국제적 찬사를 받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에 장애인인 그녀가 인도와 일상생활에서 경험한 로봇과 기계, 그리고 사람(특히 장애인)에 대해 쓴 글을 따라가 본다.

“바퀴 달린 커다란 쿨러처럼 생긴 그 로봇은 내 앞으로 재빨리 움직이며 어딘가로 나아갔다. 나는 왼손으로 독일산 셰퍼드 맹도견(안내견)의 부드러운 가죽 손잡이를 꼭 쥐었다. ‘마일로 앞으로.’ 그의 짧은 네 다리로 내는 속도가 1m80cm 키에 두다리인 나의 잰걸음을 보완해 주었다. 우리는 그 로봇을 앞질러 나갔다. 내 친구 배달 로봇은 경주에서 뒤졌다. 마일로:로봇 경주 결과는 1:0이었다.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시 의회는 지난 5월 5일 스타십 테크놀로지(Starship Technologies)의 로봇을 시내에서 다니도록 허용키로 의결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이 회사는 세계 여러 도시에서 비접촉 배달 로봇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들은 스타십 앱을 통해 음식, 식료품, 또는 다른 소포의 배달 일정을 잡는다.

작은 로봇들과 함께 하는 나의 위안은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1990년 미국 장애인법(Disabilities Act)이 제정된 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기술 회사들이 장애인을 위한 설계를 하지 못하고 있다. 자율 로봇들은 장애인 보행자들에게 어떻게 반응할까?

인도에서 10피트(3m) 쯤 내려가서 나는 멈춰 서 돌아봤다. 마일로는 긴장했고, 그의 알람이 내 팔로 기어올랐다. 하얀 로봇은 마일로의 코에서 1피트(30cm) 떨어진 곳에서 멈춰섰다.

로봇이 보행자를 식별하고 멀어지기를 바랐지만 그대로 서 있었다. 마일로는 느긋하게 앉아 있었다. 맹도견 학교는 그에게 로봇 종말론에 대해 가르쳐 주지 않았다. 나는 그의 귀를 긁었고 그는 내 손에 몸을 기댔다. 로봇은 움직이지 않았다.

6100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그들 중 상당수는 휠체어, 스쿠터, 보조기기 및 기타 이동 장치를 사용한다.

전동 휠체어 사용자이자 피츠버그대 박사 과정 학생인 에밀리 애커먼은 번잡한 4차선 도로를 횡단하던 중 스타십 로봇과 마주쳤다. 그녀가 필요한 경사로 연석을 로봇이 점령하고 있었다. 애커먼은 2019년 한 기사에서 ‘차도에 남겨질 것이라는 두려움에 공황 속에서 온 힘을 짜내 간신히 몸을 인도로 밀어 올렸다. 이는 고통스러운 충격을 유발하고 조심하지 않으면 나를 반쯤 멈출 수 있는 움직임이었다’고 말했다.

1960년대와 70년대에 장애인 운동가들은 접근 가능한 보도의 부족에 항의했고, 이들은 이후 미국장애인법(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ADA)을 발휘해 전국 도시들이 경사면 연석을 설치하고 고장난 보도를 수리하게 만들었다. 휠체어 사용자, 유모차를 밀고 있는 부모들, 스케이트보드를 탄 아이들, 심지어 이제 로봇까지 이러한 어렵게 얻은 경사로 연석으로부터 이익을 얻는다. 장애에 기반한 디자인은 지역 사회 전체의 경험을 향상시킨다.

로봇과 나의 교착상태는 애커먼이 장애인 보행자들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스타십 로봇을 호출한 지 6개월 만에 발생했다. 나는 참을성 있게 스타십 로봇이 뒷걸음질 치기를 기다렸지만 악당은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신체가 온전한 시각-청각 장애인인 나는 로봇 주위로 다닐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매일 거리를 걷는 산책을 계속하며서 무거운 발걸음으로 이 로봇 앞을 지나다닌다.

▲ 마운틴 뷰 시내 도로를 주행중인 스타십테크놀로지의 음식배달서비스 로봇. (사진=스타십테크놀로지 유튜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나는 마일로와 함께 외국으로 가서 책 얘기를 하거나 사교댄스를 추곤 했다. 스윙과 살사를 추면서 나는 춤 파트너들의 손과 어깨를 통해 그 박자를 감지할 수 있었다. 그 밤을 기억하니 향수에 젖는다. 내 상호작용의 많은 부분이 예민해진 촉각 지능에 의존한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비접촉의 세계는 나를 청각장애 이상으로 고립시킨다.

우리 집(안의 기기들)은 접촉 기반 솔루션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나는 전자레인지와 세탁기에 덧붙인 촉각 스티커로 혼자서도 이들을 조작할 수 있다. 커피머신, 믹서기, 스토브 등은 모두 물리적 제어장치를 갖추고 있다.

심지어 내 휴대폰도 촉각 접속을 지원한다. 아이폰의 보이스오버(VoiceOver) 기능은 콘텐츠를 크게 읽고 연결된 브라이유(Braille) 점자 컴퓨터에 점자를 보내며 제스처를 통해 비시각적 터치스크린 내비게이션을 지원한다. 나는 보이스오버와 호환되는 웹사이트와 앱에서 뉴스를 읽고, 조사를 하고, 배달 일정을 잡는다.

나의 일차적인 외부 세계 연결통로인 인터넷에 의존하는 것이 끊임없이 나를 장벽에 부딪치게 한다. 많은 웹 및 앱 개발자들은 접근성 지침과 ADA를 무시한다. 뉴스 피드는 설명이 없는 이미지와 캡션이나 녹취록 설명이 안 써져 있는 동영상,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앱을 추천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내 경험상 ‘모두’라는 단어는 장애인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의미한다.

비접촉 배달로봇이 시각장애인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 나는 아이폰의 보이스오버로 앱을 테스트했다. 스타십 앱은 보이스오버와 호환되는 것을 거부했고, 무접촉 솔루션에 대한 나의 희망은 깨졌다.

장애인들의 삶을 불균형적으로 위축시켜 버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우리에게 맨 마지막에 필요한 것은 시각 장애인과 이동장애를 가진 보행자를 배제하는 기술을 채택하는 도시들이다. 장애인 평등을 약속하는 법(ADA)은 집행에 달려 있다. 이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미 넷플릭스의 비디오 스트리밍, 스크라이브드의 디지털 라이브러리, 도미노피자의 온라인 주문 및 기타 기술 서비스에 ADA를 적용했다.”

이성원  sungwonly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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