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트 사의 로봇 보트가 3주간의 대서양에서 해저지형도 제작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 귀환했다.(사진=시키트)

길이 12m짜리 무인 선박이 22일 동안 대서양에서 운항하고 무사히 귀환했다. 운항만 한 것이 아니라 해저지형도까지 제작했다.

‘BBC뉴스’는 15일(현지시각) 위성과 연계해 이같은 임무를 수행한 무인해상선박(Uncrewed Surface Vessel·USV) 맥스라이머(Maxlimer) 호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 선박을 개발한 시키트 인터내셔널(SEA-KIT International)은 영국 동부 톨레스버리에 있는 본사에서 인공위성을 이용해 전체 항로를 운항했다 .

이미 전통적 대형 유인 해양측량 선박회사들이 원격으로 운영되는 새로운 기술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했다. 화물 운송 회사들도 로봇선박을 운영함으로써 얻게 될 비용상 이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수평선 너머(over-the-horizon)’의 시계 밖 로봇 선박 통제가 널리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그것이 실용적이고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맥스라이머의 시험은 이를 증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맥스라이머는 지난달 말 영국 남서쪽 플리머스에서 약 460km 떨어진 스페인과 프랑스사이의 바스케만 해역으로 급파됐다. 선체에 멀티빔 반향(에코) 측심기(sounder)를 부착한 이 배는 깊이 약 1km인 대륙붕 1000k㎡ 이상의 해역의 해저 지도를 제작했다. 해저 측량은 현대 영국 수로국(UK Hydrographic Office)에 등록된 해저지형도 데이터에는 없는 구역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시키트는 이 시연을 위해 USV를 대서양 너머 미국으로 보내 시연하길 원했지만,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이것이 불가능해졌다.

퍼터 워커 시키트 기술이사는 “이번 프로젝트의 전반적 목표는 측량 안된 해저, 또는 측량이 잘 이뤄지지 않은 해저를 측량하는 현재의 기술 역량을 입증하는 것이었으며, 나는 우리가 코로나19로 인해 직면한 계획상 어려움에도 이를 해 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시계 밖 USV 설계의 진정한 성능을 입증했으며 팀은 지쳤지만 의기양양했다”고 말했다.

맥스라이머 USV는 원래 셸 오션디스커버리 엑스프라이즈(Shell Ocean Discovery XPRIZE) 컨테스트를 위해 개발되었으며 이 상금 700만달러짜리 경쟁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는 전 세계 해저 지도를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을 찾기 위한 대회였다. 바다 밑바닥 5분의 4는 아직 만족스런 해결책으로 조사되지 않았다. 지식 격차를 해소하려면 로봇 솔루션이 필수적이다.

맥스라이머는 인터넷을 통해 글로벌 상황 인식(Global Situational Awareness)으로 알려진 통신 및 제어 시스템을 사용한다.

▲시키트 사의 로봇 보트가 3주간의 대서양에서 해저지형도 제작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 귀환했다.(사진=시키트)

이 기술 덕분에 운영자는 선박을 통해 CCTV 영상, 열화상, 레이더 등에 원격 접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USV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청취하고 주변 사람들과 통신도 할 수 있다.

맥스라이머는 톨레스버리의 제어실과 계속 연락하기 위해 3개의 독립된 위성 시스템과 연결했다. 이 로봇 보트는 최고 시속 4노트(7km)까지 천천히 움직이지만 디젤-전기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은 높은 효율성을 자랑한다. 벤 심슨 시키트 최고경영자(CEO) 겸 디자이너는 “우리는 탱크에 얼마나 많은 연료가 남아있을지에 대해 판쓸이 내기를 했다”며 “300~400리터의 연료가 남아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확인해 보니 1300리터였다”고 말했다. 즉, 맥스라이머는 연료탱크를 3분의 1 정도 채운 채 플리머스로 돌아왔다.

유럽우주국(ESA)이 바다에서 일하는 방식에 극적인 변화를 약속한 이 로봇 보트 미션 수행 자금 일부를 지원했다. ESA와 함께 글로벌 마린 그룹(Global Marine Group), 맵 더 갭(Map the Gaps), 텔레다인 카리스(Teledyne CARIS), 우즈 홀 그룹(Woods Hole Group), 일본 재단-GEBCO 시베드 2030 이니셔티브(Nippon Foundation-GEBCO Seabed 2030 initiative) 등이 프로젝트 파트너로 참여했다. 또 다른 파트너는 세계 최대의 해양 지질학 회사 중 하나인 푸그로(Fogro)였다. 이 다국적 기업은 최근 시키트와 석유, 가스, 해상 풍력 분야의 측량 작업에 사용할 USV 함대 구매 계약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