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RC 최종 예선 1위에 올랐던 섀프트의 리더 스즈키 나리토 COO. 오른쪽은 최종예선에 출전했던 HRP-2로봇

지난해 말 'DARPA 로보틱스 챌린지' 최종예선(DRC Trials 2013)에서 1위를 차지했던 일본계 기업 섀프트가 1위에 주어지는 자격과 재정적 지원을 포기한다. 섀프트는 연말 치러지는 결선(DRC Final)에는 자비로 출전한다. 섀프트에 지급할 예정이었던 100만 달러의 결선 참가 지원금은 최종예선 9위 팀과 10위 팀에 나눠 배분된다.

16일 DRC에 관여해온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방부 방위종합연구계획국(DARPA)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보도자료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줄곧 트랙A(출전 단계마다 DARPA가 거액의 플랫폼 및 소프트웨어 개발비 지원) 경로를 거쳐왔던 섀프트가 결선을 앞두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DARPA는 4단계 예선을 치르는 동안, 트랙D(자비 참가)부문을 제외한 모든 팀에 부문별 단계별 차등을 두고 수십만 달러씩의 개발비를 지원해왔다.

파퓰러사이언스 등 매체들은 섀프트의 이 같은 결정에 이 회사를 인수한 구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이 섀프트 인수를 공식 발표한 것은 DRC 최종예선을 보름여 앞둔 지난해 12월 초이다.

매체들은 최근 섀프트가 최종 예선 이후 관련 사이트를 폐쇄하고 외부 접촉을 꺼려온 점 등을 들어 결선 불참을 예상해왔다. 특히 파퓰러사이언스는 "구글 입장에서도 200만 달러 우승상금을 위해 섀프트의 고급기술을 결선에서 공개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반면 섀프트가 그나마 자비 출전을 결정한 것은 최종예선 1위팀이 불참할 경우 결선 행사 자체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DARPA측의 강한 우려가 전달된 때문으로 보인다.

▲ 팀토르를 이끌었던 데니스홍 교수.

▲ 팀비거의 리더 제씨 허더스 토크(Torc) 로보틱스 프로그램 매니저.

한편 섀프트가 포기한 100만 달러는 최종 예선에서 9위와 10위를 차지했던 버지니아공과대학 소속의 팀토르(Team THOR)와 팀비거(Team ViGIR)에 각각 50만 달러씩 돌아가게 됐다. 이 가운데 한국계 데니스 홍교수가 이끌었던 팀토르는 트랙A에, 역시 데니스홍교수의 제자(졸업생)들로 구성된 팀버거는 소프트웨어만 독자적으로 개발한 팀들이 속한 트랙B에 각각 참가해왔다.

그러나 팀토르의 경우 리더인 데니스 홍교수가 지난 1월 소속대학을 UCLA로 옮기면서 활동방향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DARPA 측과 데니스홍교수, 버지니아공과대학 측은 협의를 통해 다양한 해결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팀토르를 해체하고, 데니스홍 교수가 새로 구성하는 UCLA팀과 버지니아공과대학팀으로 분리돼 각각 결선에 참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럴 경우 팀토르가 받게 될 DARPA 지원금도 25만 달러씩 나누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