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카메라가 AI알고리즘에 의해 꽃가루받이할 토마토꽃의 위치를 파악한다. (사진=아루가 AI파밍)

호주에 꽃가루받이(受粉·수분)로봇이 도입되면서 9억달러(약 1조800억원) 규모의 이 나라 온실 재배 토마토 산업에 혁신을 가져오려 하고 있다.

호주 ‘ABC루럴(ABCRural)’은 8일 자율형 꽃가루받이 로봇을 만든 이스라엘 기업이 호주에서 첫 꽃가루받이 로봇 활용 시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아루가 AI파밍(Arugga AI Farming)은 자사의 기술이 호주의 온실농업 분야, 특히 수작업 꽃가루받이에 의존하고 있는 온실토마토 산업을 변화시키고 싶어 한다. 이도 겔트너 최고 경영자(CEO)는 이스라엘에서 이 로봇 시험에 성공한 후 호박벌이 없는 호주에 이를 도입해 왔으며, 로봇의 꽃가루받이 성공률이 97%라고 설명했다.

그는 ABC루럴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온실 꽃가루받이는 통상 상업적으로 생산된 호박벌 벌집을 이용해 이뤄지지만, 이 벌들은 어떤 조건에서는 꽃가루받이를 잘 하지 않으며, 더구나 호주에서는 이런 방식의 꽃가루받이가 금지돼 있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온실 토마토 농사를 위한 꽃가루받이 로봇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겔트너 CEO는 이어 “이 로봇은 자율적으로 온실 내 줄을 따라 운전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꽃가루받이 준비가 된 꽃을 찾아내고, 벌들이 윙윙거리며 꽃가루받이하는 것을 흉내내 매우 독특한 방법으로 꽃을 진동시키는 (그래서 꽃가루를 암술머리 위에 떨어뜨려 주는) 공기 펄스를 쏘아 보낸다”고 말했다.

▲로봇에 붙은 액추에이터가 토마토꽃을 향해 공기를 분사한다. 이때 토마토꽃이 진동에 흔들리면서 꽃가루가 토마토의 암술머리 위에 떨어지게 된다. 벌이 없는 호주에서 수작업으로 하던 꽃가루받이를 로봇으로 대체하는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아루가 AI파밍)

아루가의 꽃가루받이 로봇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 가이라 시에 있는 코스타 그룹(Costa Group)의 수백만 달러 규모 온실에서 실험을 거치고 있다.

겔트너 씨는 자신의 회사는 “일단 토마토의 꽃가루받이에 주력하겠지만 다른 온실 작물의 수확량을 향상시킬 기회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온실 부문은 거대하고 전 세계적으로 매년 5% 이상의 꾸준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아는 한 온실 재배가 호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농업분야이기에 가이라 시의 코스타그룹으로부터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함께 일할 다른 재배자들을 찾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프러텍티드 크로핑 호주(Protected Cropping Australia)의 조나단 에클스는 호주에서 온실 토마토 산업은 연간 9억 달러 정도의 가치가 있으며 계속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꽃가루받이 공급을 개선하기 위한 어떤 혁신도 업계의 환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 본토에는 호박벌이 없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써야 하는데, 그것은 사람이 직접 진동봉으로 토마토 꽃을 꽃가루받이 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가 며칠에 한 번씩 돌아다니며 토마토 줄기를 만져보고 진동시키고 흔들어 꽃가루를 꽃의 암술머리 위로 올려놓아야 한다. 그것은 매우 노동 집약적이며 아마도 온실 토마토 생산에 1헥타르당 약 2만5000달러를 추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클스는 연구원들이 다른 벌들, 특히 토종벌의 꽃가루받이 가능성을 조사해 왔으며 이 산업이 어떤 혁신을 위해 성숙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온실에서 로봇을 사용하는 것은 확실히 흥미로운 진전이다. 왜냐하면 이 나라의 높은 인건비로 인해 수작업으로 꽃가루받이 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 “사람이 일일이 진동봉으로 꽃가루받이를 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로봇같은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효과적이고 꽃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그것은 굉장한 혁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토마토 재배 온실 사이를 오가는 6개의 센서와 공기를 보내는 액추에이터가 달린 꽃가루받이(수분) 로봇. (사진=아루가 AI파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