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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로봇에 거는 기대손승완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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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09  14: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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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장래 희망에 대해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있었다. 태권브이와 깡통로봇 옆에 흰 가운을 입고 안경을 쓴 내 모습을 그려 넣고는 커서 로봇 과학자가 되겠다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로봇이 숙제도 대신하고, 청소나 주방일 뿐만 아니라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을 금방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40년 가까이 시간이 지난 지금 일상을 돌아 보니 청소로봇이나 산업용 로봇 정도를 제외하면 로봇 기술이 피부에 와 닿게 발전한 것 같지 않다. 이렇게 현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유는 로봇에 거는 기대가 너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인튜이티브서지컬에서 다빈치 수술로봇을 처음 출시한 것은 약 15년 전이다. 이후 새로운 기술이 계속 붙으면서 로봇도 상당히 세련되어 지고 성능과 사용성이 많이 향상되었다는 평을 듣는다. 수술 상처를 줄이면서도 고해상도 3D 화면과 형광 이미징(Fluorescence Imaging)을 통해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것까지 더 잘 보이게 하고 사람의 손보다 더 정교한 기구 조작이 가능하게 한다. 배꼽 한 군데만 절개해서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회복이 빠른 단일공(Single Site) 수술까지 가능해 지면서 다빈치 로봇수술이 전 세계에서 연간 50만 건 정도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가끔 다빈치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듣는다.

우선 일반인들에게서 종종 듣는 얘기는 "로봇이 스스로 수술하냐"는 것이다. 의사가 조작을 하는 데로 로봇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을 하면 "별거 아니네" 하는 표정이다. 공상과학 영화에서처럼 자동 수술은 가능할까? 계속 연구할 필요가 있는 분야이지만 기술과 경제성의 장벽이 너무 높다. 전문의에게 좋은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수술을 더 잘 하도록 돕는 것으로도 상당히 큰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또 수술로봇이 비싸다는 얘기도 듣는다. 얼마면 적당하겠냐고 되물으면 아무렇게나 가격을 얘기 하면서 그 낮은 가격이 왜 적당한지는 설명도 못한다. 휴대폰이나 자동차처럼 수억 대, 수백만 대를 만들어서 원가를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그렇게 큰 수요도 없을뿐더러 시스템의 복잡성과 높은 품질 기준 때문에 대량 생산을 할 수 없다.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 해야 함은 물론, 1만개가 넘는 부품을 수작업으로 조립하고 단계별로 반복 테스트하는 엄격한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비쌀 수 밖에 없다. 지난 15년동안 보급된 다빈치 로봇이 겨우 3000대 수준이다. 더 오랜 역사를 가지고 더 많이 보급된 MRI와 비교해서 설명하면 그제서야 다빈치 가격도 그 정도 될 수 밖에 없구나 인정한다. 회사가 값을 더 내릴 방법을 찾는다면 즉시 내려서 더 많이 보급되도록 할 것이 아닌가?

더러는 다빈치가 특허장벽으로 독점을 유지한다고도 한다. 회사가 연구개발 투자를 특허로 보호하는 것은 주주에 대한 당연한 의무다. 다른 수술로봇이 쉽게 나오지 않는 것은 그만큼 고도의 기술 집약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다수의 연구기관에 조건 없이 로봇팔을 기증하고 연구 활동을 지원하는 등 로봇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노력을 묵묵히 해오고 있다.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면서 기술은 발전한다. 작은 기술적 성취에도 가치를 인정하고 합당한 대우를 하는 환경에서 혁신이 꽃을 피운다. 지금 우리 주변의 로봇기술을 더 깊이 들여다 보고 칭찬하고 격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로봇 강국이 될 것이다. 미래의 로봇을 상상하며 더 나은 기술을 요구하는 것만큼이나 오늘의 로봇을 제대로 감상하는 안목도 키워 나가야 하겠다. 손승완ㆍ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 부사장

손승완  Swan.Sohn@intusur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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