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능 누출사고는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로부터 만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첨단 장비를 동원한 복구작업이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방사능 누출로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지역에는 각종 로봇들이 투입돼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누출사고 3주년을 맞이하여 후쿠시마 제1원전에 투입돼 방사능 수치를 낮추거나 잔해제거 활동을 벌이는 각종 로봇을 정리했다.

▲ 아이로봇 '팩봇' <자료 도쿄전력(TEPCO)>

'팩봇'(Pack Bot)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이후 붕괴된 원자로 건물에 최초로 투입된 미국 아이로봇의 탐사로봇이다. 이 때문에 로봇강국 일본의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는 자조 섞인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폭발물이나 가스누출 탐지기능을 가진 팩봇은 현장에 투입돼 방사능 수치 측정 임무를 맡았다.

▲ 치바공업대학 '퀸스' <자료 교토/AFP>

일본이 로봇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사고 당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일본산 로봇은 그리 많지 않았다. 수백번의 실험 끝에 투입된 '퀸스'(Quince)는 현장을 촬영한 비디오를 보내 방사능 강도를 측정할 수 있게 했다. 물이 흐르는 바닥에서 작업이 가능하며 감마 방사선을 검출하는 카메라 장비등을 갖추고 있다.

▲ 히타치 'ASTACO-SORA' <자료 교토/AFP>

일본 정부는 사고 직후 기업들을 대상으로 현장 복구를 지원할 장비 개발을 지원키로 했는데, 'ASTACO-SORA'는 이 결과 개발된 로봇 가운데 하나다. SORA의 두 팔에는 잔해를 제거할 수 있는 집게(pincher), 절삭날(cutting blade), 드릴 등을 장착할 수 있다. 두 팔은 2.5m까지 펼 수 있고 150kg의 잔해를 들 수 있다.

▲ 도시바 4족로봇 <자료 AFP/Getty Images>

도시바의 4족 로봇은 평탄하지 않는 바닥에서 4개의 다리로 장애물을 피하거나 계단을 오를 수 있다. 다양한 카메라와 방사선 측정용 선량계(dosimeter)를 갖추었으며 카메라가 달린 소형 동반자 로봇을 조작해 좁은 통로도 탐색할 수 있다. 도시바는 앞으로 이 로봇에 누수차폐나 패치 기능이 가능한 팔을 부착할 계획이다.

▲ 도시바 '라쿤' <자료 AFP/Getty Images>

'라쿤'(Raccoon)은 방사능에 오염된 원자로 내부 바닥을 문질러 깨끗이 청소하거나 벽면의 페인트 및 콘크리트를 닦아내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는 드라이 아이스를 고압으로 분사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이 같은 작업은 사람이 현장에 직접 투입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방사능 수치를 낮추기 위한 것이다.

▲ 미쓰비시중공업 'MHI-마이스터' <자료 교토/AFP>

'MHI-마이스터'(MEISTeR)는 7자유도(DOF)를 갖는 두 개의 고성능 로봇 팔을 가지고 있다. 이 로봇 팔에는 건물 내부의 콘크리트 벽과 바닥에서 핵심 샘플을 채취할 수 있는 드릴 등 다양한 도구들을 장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각각의 팔은 사람을 대신하여 자유로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 혼다 탐측로봇 <자료 혼다>

혼다와 일본총합기술연구소(AIST)가 공동 개발한 이 탐측 로봇은 높은 곳이나 접근이 어려운 곳을 탐측한다. 최대 7m 높이까지 확장할 수 있으며 상단에 부착된 보조 팔은 접근하기 어려운 장애물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이 로봇에 적용된 기술은 혼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용으로 개발된 것이다.

▲ 미쓰비시중공업 'MARS-C' <자료 블룸버그/Getty Images>

'MARS-C'은 일명 '수퍼 기린' 망원 사다리로 통한다. 최대 8m까지 뻗을 수 있다. 접히는 사다리 끝에 밸브를 여닫는 장치가 장착돼 있다. 함께 사용할 용접장치와 드릴 장치는 현재 개발 중이다. 미쓰비시의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현장에서 5시간 동안의 연속 작업이 가능하다.

▲ 파나소닉 '파워로더' <자료 액티브 링크>

'파워로더'(Powerloader)는 파나소닉의 자회사인 액티브링크가 개발한 외골격 로봇이다. 무거운 방사선복을 입은 작업 인부가 작업복 무게를 스스로 감당할 수 있게 도와주는 어시스트 장비역할을 한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을 관리하는 도쿄전력은 아직 외골격로봇의 투입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사이버다인 로봇수트 <자료 AFP/Getty Images>

사이버다인의 간호지원용 로봇수트 'HAL'을 후쿠시마 제1원전 내부 작업에 적합하도록 개선한 어시스트 장비이다. 개발사인 사이버다인 측에서 도쿄전력 측에 현장 투입을 제안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작업인부가 무거운 짐을 쉽게 들어 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