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의 전극이 머리에 부착돼 있는 모습, 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니라 중국 충칭(重医)아동병원 신경외과의 풍경이다. 의료진이 로봇의 보조하에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뇌 속 양성종양인 과오종(hamartoma)을 제거하고 난치성 뇌전증(간질)에 대한 근치료를 수행했다. 이는 뇌의 종양을 제거하거나 뇌전증 근치료를 할 때 통상 뇌를 절개해야 한다는 통념을 벗어난 것이다. 충칭아동병원에서 신경외과 수술과 발작 수술의 새로운 성과가 나온 것이다.

중국 언론 만신원(慢新闻)에 따르면 최근 충칭아동병원 신경외과 수술팀은 로봇 보조 발작 수술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수술 받은 아동은 5년 간 겪었던 뇌전증에서 해방됐다. 두개골 절개 없이 과오종을 절제해 내면서 아동이 수술로 입은 상처도 매우 작았다.

이 아동을 데리고 퇴원한 천(陈)씨에 따르면 이 아동은 5년 전 이유없는 발작 증세를 시작해 하루에 4~5차례 발작을 했다. 충칭의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뇌전증 진단을 받았으며 뇌 속 NMR(nuclear magnetic resonance) 검사를 통해 뇌전증 발작을 일으키는 시상하부 종양을 발견했다.

신경외과 주임 량핑(梁平) 교수는 "시상하부의 종양은 비교적 드물게 발견되는 선천적인 뇌 구조적 이상"이라며 "주로 유아와 아동에서 발견되며 조숙, 발작과 인지기능 장애 등을 동반한다"고 전했다.

지난 5년 간 이 아동은 약물 치료를 해왔지만 발작의 근본적 치료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근치료를 위해 량 교수팀을 찾아왔으며 뇌전증수술센터의 공동 진단을 통해 수술을 결정했다.

량 교수에 따르면 전통적 수술 방식은 두개골을 절개해 과오종을 제거하지만 시상하부의 과오중 위치가 까다롭고 뇌 속 심부에 위치해있는 데다가 병면 체적도 작아 주변의 뇌신경을 손상할 우려가 있어 난이도가 매우 높고 후유증도 심각하다. 이에 수술 손상을 줄이면서 수술 후 합병증도 감소시킬 수 있는 로봇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 로봇의 보조하에 정확하게 종양의 위치를 파악하고 로봇의 가이드하에 정확하게 심부 전극을 삽입해 영상을 보면서 정확한 종양 내부의 구체적 상황을 확인하면서 절제를 이행했다. 이를 통해 발작을 없앨 수 있을뿐 아니라 수술 후 전극을 완전히 꺼낼 수 있어 상처도 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