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보쉐어의 커뮤니케이션 로봇(사진=로브쉐어)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유럽, 미국 등 선진국들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들 국가에선 마스크와 개인보호장비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시설이 부족하거나 전혀 없어 의료진조차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으로부터 제대로 보호받고 있지못 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럽 로봇 자동화 분야 업체들이 코로나19와의 전쟁에 속속 참전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마스크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선 로봇자동화 기술의 도움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로봇은 재활훈련이나 간병에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독일 로봇자동화업계 단체인 'VDMA(Verband Deutscher Maschinen-und Anlagenbau) 로보틱스+오토메이션협회’는 유럽 지역에서 코로나19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로봇 및 자동화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독일 암버그(Amberg)에 위치한 자동화 업체인 ‘PIA 오토메이션(PIA Automation Amberg GmbH)’은 자동차, 컨슈머, 의료업계에 필요한 자동화 생산시스템 또는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중국에서 확산되자 PIA는 중국에 있는 2개의 생산라인을 개조해 마스크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이 공장에선 하루 최대 14만장의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다. PIA는 중국 생산 공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독일에 고속 마스크 생산라인을 구축 완료했다. 5월초부터 제품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공장에선 하루 1백만장 이상의 호흡기 마스크를 생산하게 된다.

▲ PIA오토메이션의 임원들이 자체 생산한 마스크를 선보이고 있다.(사진=VDMA협회)

독일 마크줄(Marksuhl)에 위치한 기계엔지니어링 업체인 '룰라마트(Ruhlamat)'도 1회용 수술용 마스크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룰라마트와 PIA는 그동안 축적한 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고속 마스크 생산라인을 구축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최전방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보카 아우토마티지어룽의 드라이브 스루 방식 코로나19 진단 로봇(사진=VDMA협회)

독일 바바리안 지역 자동화 시스템 공급업체인 ‘보카 아우토마티지어룽(BoKa Automatisierung)’은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코로나19 검사용 로봇시스템을 만들었다.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자동차를 타고 들어오면 태블릿을 통해 신분을 확인하고 이어 로봇팔이 진단용 테스트 튜브를 건낸다. 비디오 안내 영상을 통해 샘플을 채취하는 방법을 안내하면 차량 운전자가 샘플을 채취해 건내주는 방식이다.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나중에 전화로 알려준다.

코로나19 검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혈액 검사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혈액 검사는 전통적으로 실험실이나 병의원에서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덴마크 알보그대학병원(Aalborg University Hospital)은 이번 전염병 발생 이전부터 혈액 검사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 쿠카 로봇을 활용한 혈액 검사 자동화 시스템(사진=VDMA협회)

이 시스템은 2대의 쿠카 로봇을 이용해 하루 최대 3천명의 혈액 샘플을 분류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 로봇시스템의 도입으로 혈액 검사 인원들은 반복적인 일은 로봇에게 맡기고 보다 세심한 활동을 요구하는 업무에 열중할 수 있게 됐다.

재활병원에서도 코로나19의 감염 우려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꼭 필요하다. 재활 훈련을 위해선 물리치료사가 환자와 가깝게 있으면서 재활 훈련을 도와주어야하는데, 사회적 거리 두기로 물리치료사가 재활환자에게 접근하는 게 쉽지 않다. 덴마크 알보그 지역에 있는 ‘라이프사이언스 로보틱스(Life Science Robotics ApS·LSR)‘사는 재활 치료를 지원하는 로봇인 ’로버트(ROBERT)‘를 개발했다. 이 로봇은 환자가 물리치료사의 도움 없이도 재활훈련을 할 수 있다.

독일 라인뵐렌(Rheinböllen)에 위치한 한그룹(Hahn Group) 산하 기업인 ’로브쉐어(RobShare)‘는 요양 시설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로봇인 제임스(James)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코로나19의 유행으로 간병 시설이나 요양시설에 가족들의 출입이 제한됨에 따라 제임스 로봇을 시설에 무상으로 대여하고 있다. 시설 입주자들은 격리된 지역 등에서 제임스 로봇을 이용해 가족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 가족들과 커뮤니케이션 로봇을 이용해 화상 통화하는 모습(사진=로브쉐어)

덴마크 로봇업체인 UVD로봇은 단파장을 갖고 있는 ‘자외선-C’ 광선을 강력하게 발사해 바이러스나 세균의 DNA와 RNA를 죽일 수 있는 로봇을 공급하고 있다. 이미 중국의 많은 병원에서 도입했으며 유럽에서도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