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위스콘신대 연구팀이 부드러운 물질에 자화 입자를 넣고 자기장(파란색)을 적용해 새로운 패턴으로 재배열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 현상을 이용, 부드러운 재료의 특성을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었다. 이 물체로 만들어진 로봇의 변형 가능성을 시연한 것이다. (사진= 신 여우(Xin You), 그레인저 엔지니어링 연구소)

자기장으로 원격제어해 형태를 바꿀 수 있는 변형 로봇 등장의 길이 열렸다.

‘더로봇리포트’는 18일(현지시간) 미 위스콘신대 연구팀이 미 공군연구소와 함께 자기장 제어방식으로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해 만든 로봇의 움직임이나 변형을 이끄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열쇠는 고무처럼 부드러운 탄성중합체 안에 미세 자화입자를 넣어 이를 자기장으로 제어하는 것이었다.

고무나 폴리머 같이 급격한 형태 변화를 견딜 수 있는 부드러운 탄성중합체 소재는 유연성과 형태변환 능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물질들은 몸 안을 돌아다닐 수 있는 의료기기에서부터 작은 구멍으로 짜부러져 들어가야 하는 수색 구조용 로봇에 이르기까지 전문화된 작업에 적합한 유연한 로봇을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로봇 연구진들은 로봇의 부드러운 움직임이나 변형이 필요할 때 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로봇과 물리적으로 연결되는 액추에이터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로봇의 유용성이 제한받을 수 밖에 없었다.

스테판 루디크 미 위스콘신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이러한 액추에이터는 통상적으로 로봇 자체보다도 훨씬 크다”며 “예를 들어, 여러분은 케이블로 로봇에 부착돼 부드러운 로봇 구성재료를 부풀리고 로봇에 동력을 공급하는 데 사용되는 거대한 압축 공기 탱크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루디크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부드러운 소재의 로봇에서 이런 액추에이터를 제거할 방법을 고안해 냈다. 연구진은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실린 논문에서 자기장을 이용해 부드러운 복합재료를 원격으로 유도해 부드러운 소재로 된 로봇 내부 구조를 다양한 새로운 패턴으로 재조정하는 방법을 시연했다.

루디크 교수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시스템 안에서 자기장 수준 별 제어를 통해 기계적 부하만 적용하는 것으로는 달성하기 힘든 패턴을 포함한 매우 광범위한 스펙트럼의 패턴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진전은 향상된 성능과 기능을 갖는 새로운 소프트 소재를 설계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이처럼 자기장 제어 방식으로 재료의 미세한 내부 구조를 변형할 수 있는 능력은 연구자들이 재료의 물리적 특성을 맞춤화하고 심지어 원하는 대로 다른 속성을 켜고 끌 수 있게 해 준다.

루디크 교수는 “자기장을 이용하는 새롭고 소프트한 재료는 직접 접촉이나 성가신 케이블의 필요성을 없애주기 때문에 의료용 임플란트와 같은 용도에 유용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연구팀은 미 공군 연구소(Air Force Research Laboratory) 연구진과 공동으로 부드러운 탄성중합체(고무처럼 탄성이 좋은 고분자 화합물)를 사용해 새롭게 형성된 패턴을 시연하고 분석했다.

공동연구팀은 부드러운 소재 안에 단순하게 일정한 패턴으로 자화될 수 있는 딱딱한 물질의 미세 입자를 넣었다. 그런 다음, 연구자들은 물질에 각기 다른 수준의 자기장을 적용했고, 이에따라 자화된 입자들이 재배열 되면서 부드러운 소재 안에 힘과 스트레스(응력(應力)·물체에 외부힘이 가해졌을 때 그 물체 속에서 발생되는 저항력)을 만들어냈다.

루디크 교수는 “재배열된 입자에서 나타난 새로운 패턴은 고도로 짜여진 패턴 및 반복적 패턴에서부터 전체적으로는 질서를 보이지만 부분적으로는 흐트러진 독특한 패턴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목할 만한 것은 자기장을 조절해 원하는 패턴을 만들고 소재의 특성을 바꿀 수 있었다”며 “좀 더 복잡한 물질 시스템에서 이러한 현상을 더 탐구하게 되어 기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