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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기계보다 특별할까?포스트휴먼의 시대, 우리가 생각해야 할 9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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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23  00: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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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이 인간의 삶에 개입하는 순간, 수많은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들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정부는 CCTV를 분석하고 카드 이용내역을 확인하고 통신사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이동경로를 재구성했다. 이것은 빅 데이터를 공익적으로 사용한 모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행적이 어딘가에 데이터로 쌓이고 있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2016년, 인공지능 컴퓨터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승리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심상치 않았다. 동물이나 기계보다 인간이 우월한 존재라는 오랜 믿음에 금이 가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터미네이터', '매트릭스'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내용을 다룬 영화들이 있지 않은가. 사람들의 불안은 그저 지나친 우려에 불과할까?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른바 포스트휴먼의 시대가 다가왔다. 과학기술은 인간의 삶에서 죽음을 떼어내려 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은 곧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을 것이다. 빅 데이터와 소셜미디어, 가상현실 등의 기술 또한 인간의 삶을 크게 뒤바꾸고 있다. 이렇듯 과학기술이 인간의 삶에 개입하는 순간, 우리는 수많은 질문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죽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인간은 행복해질까? 로봇이 노동을 대신하게 되면 인간은 여가만 즐길 수 있을까? 인공지능이 발달하여 사람처럼 행동하게 된다면, 그때에도 인간은 기계보다 특별한 존재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언젠가 기술을 이용해 ‘인간’을 만들어내게 될까? 기술은 기계의 성능을 높이는 것처럼 인간의 도덕성까지 향상시킬 수 있을까? SNS로 공간을 초월해 더 넓은 인간관계를 맺게 되었으니 우리는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되었을까? 빅 데이터는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하는 게 아니라 우리를 감시하는 빅 브라더로 돌변하지 않을까?

흔히 기술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중립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인간의 이성이 충분히 기술을 통제할 수 있음을 뜻한다. 하지만 인간은 완벽하게 이성적이거나 윤리적이지 않다. 과학자들이 놀랄 만한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기술 자체가 얼마나 놀라운지가 아니라 그 기술을 다루는 인간의 태도다. 이 책은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조건은 무엇인지, 언젠가 기계와 공존하게 될 날이 올 때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소셜미디어와 가상현실과 같은 미디어 기술의 발달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라는 핵심 주제를 바탕으로 포스트휴먼 시대에 우리가 생각해야 할 9가지 질문들을 성찰한다. 우리의 미래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을까? 지금이야말로 과학의 진보와 인문학적 사유가 만나 치열하게 토론하고 숙고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기술이 가져올 변화된 인류의 삶을 고민하다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창조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


너무나 급격한 변화를 겪어 어떻게 다가올지 알 수 없는 미래를 우리는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영화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전망하고 다양한 철학자ㆍ미래학자ㆍ사회학자의 사유를 통해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쟁점들을 고찰한다.

1장 '죽음도 기술로 차단할 수 있는가'에서는 '은하철도 999'와 '바이센테니얼 맨'을 통해 생명 연장의 꿈이 그저 오래 살아남기로 귀결될 경우 어떻게 될 것인지 묻는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의 말처럼 우리는 영생을 살게 될까? 오히려 그 기술이 끔찍한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을까? 철학자 존 메설리는 죽음에 대한 공포도 불멸에 대한 염원도 우리가 수용해야 할 삶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2장 '인간은 기계보다 특별한 존재인가'에서는 'A.I.'와 '엑스마키나'를 통해 인간과 인공지능의 경계가 얼마나 흐려졌는지 성찰한다. 마르틴 하이데거는 기술의 본질에 숨겨진 상반된 특성을 직시하고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숙고해야 한다고 말한다. 역사학자 브루스 매즐리시의 말처럼 인간과 기계 사이의 경계선은 붕괴되고 있으며 기계와 인간은 함께 진화하고 있다.

3장 '기술은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가'에서는 '엘리시움'과 '아일랜드'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고찰한다. 자연은 인간의 이성으로 관리되어야 한다는 프랜시스 베이컨,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공동체적 자아를 성숙시켜 행복에 이르게 하는 본성이라는 장 자크 루소의 견해를 통해 인간과 자연이 맺어야 할 관계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4장 '힘든 노동은 기계가, 인간은 자유로운 여가를?'에서는 '모던 타임즈'와 '월-E'를 통해 노동에 대한 관점이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지 고민한다. 제레미 리프킨이 예측한 것처럼 인간의 노동이 상실되는 암울한 미래는 현실이 될까? 오히려 정치철학자 팀 던럽이 말하듯이 노동 없는 미래야말로 인간의 자유를 증진시킬 기회가 되지는 않을까? 기계가 일자리를 차지하는 시대에 우리의 노동관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숙고한다.

5장 '기술로 인간의 도덕성도 향상시킬 수 있는가'에서는 '블랙 미러: 보이지 않는 사람들'과 '아이, 로봇'을 통해 과학의 진보와 인간의 도덕성의 문제를 살펴본다. 인간은 도덕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이니 기술을 통해 도덕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잉마 페르손과 줄리안 사불레스쿠의 견해는 흥미로운 시사점을 던져준다. 그러나 마이클 샌델의 말처럼 인간 향상 기술이 인간 삶에서 중요한 도덕적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지 않을까.

6장 '과학은 인간도 ‘제작’할 수 있는가'에서는 '프랑켄슈타인'과 '네버 렛 미 고'를 통해 인간만이 특별하다는 관념의 허구성을 이야기한다. 인간의 손에 탄생한 생명을 인간과는 별개의 것으로 취급하는 영화의 내용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철학자 도나 해러웨이는 인간을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는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지구의 모든 동반종들과 연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7장 '소셜미디어는 인간의 관계를 대신할 것인가'에서는 '블랙 미러: 추락'과 '디스커넥트'를 통해 현대인들이 진정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해 성찰한다. 사회심리학자 셰리 터클은 온라인으로 언제 어디서나 관계를 맺을 수 있지만 실제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에는 서툴러졌다고 말한다. 소셜미디어나 스마트폰처럼 매혹적인 기술과 더불어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8장 '빅 데이터가 세상을 바꿀 것인가'에서는 '이글 아이'와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를 통해 빅 데이터가 빅 브라더가 될 것인지 묻는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우리가 빅 데이터에 의존해 살아가게 될 것이라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빅 데이터 자체가 아니라 그 데이터를 누가 해석하고 어떻게 디자인하느냐다. 빅워크, 리캡차 등 빅 데이터를 공익적으로 활용한 사례를 통해 이를 보여준다.

9장 '가상현실, 세계는 진짜 존재하는가'에서는 '매트릭스'와 '트루먼 쇼'를 통해 인류의 마지막 플랫폼이 될 수도 있는 가상현실에 대해 논한다. ‘매트릭스에서 죽으면 현실에서도 죽나요?’라는 물음은 ‘진짜는 무엇인가’라는 철학의 근원적인 물음이기도 하다. 무엇이 현실이고 가상인지 구분하기 힘들어진 지금, 우리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오늘날 포스트휴먼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술을 통해 인간의 능력이 향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의 경계에 대해 묻고, 인간은 어떤 것이 되어야 하는가를 다시 묻게 하기에 주목받는 것이다. 기술은 인간의 삶과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우리는 불멸의 삶을 기대하게 되었고, 인간과 닮았지만 인간과는 다른 새로운 존재를 탄생시킬 수 있게 되었으며, 현실 세계를 벗어나 가상현실로 우리의 삶을 확장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로봇과도 사랑에 빠질 수 있으며 인공지능, 안드로이드 등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존재가 되어 인류의 새로운 동반종이 될 것이다. 그 결과 인류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복잡한 문제와 정답 없는 난제와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인간은 기계보다 특별할까?'의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기술이 가져올 변화된 인류의 삶을 고민하고 그 미래를 스스로 창조하고자 하는 모든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인간은 기계보다 특별할까?-포스트휴먼의 시대, 우리가 생각해야 할 9가지 질문"
인문브릿지연구소 , 조미라 , 김진택 , 최정윤 , 유은순 지음 | 324쪽 | 16,500원
갈라파고스 펴냄

조상협  robot3@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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