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력으로 제작한 신작 만화 '파이돈'(사진=데즈카 2020)

‘우주 소년 아톰’과 ‘밀림의 왕자 레오’의 원작자인 데즈카 오사무(手塚治虫)는 일본 만화의 아버지 또는 일본 만화의 신이라는 별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가 새로 창작한 만화는 더 이상 볼 수 없다. 1928년생인 그는 1989년 2월 사망했다.

데즈카 오사무의 신작 만화가 인공지능(AI)의 도움으로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최근 일본 언론은 데즈카 오사무(手塚治虫)의 신작 만화 ‘파이돈‘이 인공지능과 인간의 협력으로 탄생했다고 전했다. PC워치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인공지능과 인간의 협력으로 데즈카 오사무의 신작 만화를 제작하는 데 도전하는 ‘데즈카(TEZUKA) 2020’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10월 키오쿠시아(구 도시바메모리)의 브랜드 캠페인 ‘＃세계신기억’ 제1탄으로 기획됐다.

▲ 파이돈 제작 과정 언론 공개 행사(사진=데즈카 2020)

데즈카 오사무의 신작 만화 ‘파이돈’의 제작 과정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인공지능 로봇 기술이 가세하면서 만화 창작에 새로운 이정표가 제시되기도 했다.

‘데즈카 2020’ 프로젝트에는 키오쿠시아, 데즈카 프로덕션 취체역이자 데즈카 오사무의 아들인 데즈카 마코토(手塚眞), 공립대학인 ‘하코다테 미래대학’ 부이사장인 마츠바라진(松原仁), 게이오대학 인공지능 첨단연구센터 특임 교수인 쿠리하라 사토시(栗原聡), 시나리오 작가 등이 참여했다.

AI와 인간의 합작으로 완성된 신작 만화의 제목은 ‘파이돈’이다. 2030년 도쿄에서 진행되고 있는 관리사회에 등을 돌린 남자 파이돈이 주인공이다. 기억을 상실한 노숙인이지만 작은 새 로봇인 아폴로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코단샤(講談社)의 주간 '모닝' 최신호에 전편이 게재됐으며 후편은 현재 제작 중이다.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를 제작하기위해 데즈카 2020 프로젝트팀은 데즈카 오사무가 제작한 만화들에 관한 이미지, 캐릭터, 줄거리 등에 관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구체적으로는 데즈카 오사무 만화의 주요 장편 65개 작품을 데이터화해 세계관과 배경 분석을 실시했다. 또 단편 13화의 시나리오 구조 데이터를 데이터화했다. 이어 게이오대학 쿠리하라연구실이 개발하고 있는 플롯생성기술인 ‘자동 시나리오 구축 시스템(ASBS:Automatic Scenario Building Sysytem)’을 이용해 약 130개의 플롯을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데즈카 마코토씨와 시나리오 작가가 참여해 시나리오를 최종완성했다.

▲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제작한 캐릭터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인공지능 기술인 '스타일GAN(StyleGAN)’을 활용했다. 엔비디아의 실사얼굴 학습모델을 기반으로 데즈카 오사무의 다양한 캐릭터 이미지 수천장을 잘라 ‘전이학습’ 방식으로 생성했다. 엔비디아의 실사얼굴 학습 모델은 여러 사람들의 얼굴 사진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물을 창조하는 기술이다. 최종 캐릭터 디자인 작업은 데즈카 프로덕션 등의 만화가 등이 참여해 완성했다.

▲ 로봇 팔이 파이돈 캐릭터를 그리고 있다(사진=유튜브 갈무리)

전체적으로는 AI보다는 사람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AI는 만화의 플롯(만화의 기본 줄거리)과 캐릭터 원안을 자동으로 생성했으며 사람들이 스토리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만화를 완성했다. 일부 밑그림 작업은 로봇 팔이 수행했다. 인공지능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적기는 했지만 앞으로 이 같은 작업이 계속 이뤄진다면 인공지능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