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코넬대 연구진이 '땀'을 흘리는 소프트 로봇을 개발했다. 땀을 흘리는 것은 사람만 갖고 있는 특징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제는 소프트 로봇도 체온을 낮추기 위해 스스로 땀을 낼 수 있게 됐다.

‘IEEE 스펙트럼’에 따르면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스(Facebook Reality Labs)'의 토마스 J. 울린(Wallin), 코넬대의 아난드 미슈라(Anand Mishra) 등 과학자들은 몸체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물을 배출하는 소프트 로봇 손가락(soft robot finger)을 개발했다.

하이드로젤 성분의 액추에이터를 3D 프린터로 제작해 체온이 과다하게 올라가면 스스로 땀(물)을 배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연구는 전문 저널인 ‘사이언스 로보틱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소프트 로봇은 딱딱한 성질을 갖고 있는 메탈 소재의 로봇과 달리, 간단하게 만들 수 있고 상대적으로 가벼워서 외부에 주는 충격도 덜하다. 제작 비용도 딱딱한 로봇 보다 적다. 문제는 ‘열’이다. 소프트 로봇이 열을 외부로 방출하지 않고, 안에 쌓아두면 과열 문제가 생기면서 부작용이 나타난다.

전통적인 로봇들은 레디에이터나 팬(fan)을 이용해 로봇의 과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레디에이터나 팬은 대부분 딱딱한 성질을 갖고 있는 재료로 만들어져 소프트 로봇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

연구팀은 소프트 로봇의 과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풍선처럼 안이 비어 있는 소프트 로봇 손가락을 제작했다. 로봇 손가락안에는 물이 들어 있는데, 물의 압력에 따라 몸체를 구부리거나 물체를 파지할 수 있다.

소프트 로봇 손가락은 2개의 종류가 다른 합성수지로 만들어졌다. 손가락의 몸체 부분을 이루는 합성수지는 40도 이상 가열되면 움츠러든다. 이에 비해 손가락 등(back) 부분에 있는 합성수지는 30도 이상 가열하면 부풀어오르는 성질이 있다. 로봇 손가락 등 부분에는 미세한 구멍이 배열되어 있는데, 온도가 30도 미만이면 구멍들은 닫힌 상태를 유지한다. 하지만 온도가 올라가면 손가락 등 부분에 있는 구멍이 확장되면서 물이 외부로 빠져나온다. 땀 구멍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온도가 더 오르면 로봇 손가락 몸체 부위가 위축되면서 물을 외부로 밀어낸다.

연구팀은 로봇 손가락에서 땀이 배출되면서 표면이 미끄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람의 손가락처럼 주름 효과를 주었다. 소프트 로봇 손가락의 물체 파지 능력이 개선되는 효과를 노렸다. 로봇 손가락에서 배출되는 땀에 화학 물질을 첨가하면 오염물을 제거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