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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에 인색한 한국 대기업들조영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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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09  12: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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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국정운영의 최우선 전략인 창조경제를 실현시키는데 있어서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다.

오는 14일 발효 예정인 이른바 'ICT 특별법'은 ICT 융합을 "ICT 간, ICT와 다른 산업 간의 기술 또는 서비스의 결합을 통하여 새로운 사회적ㆍ시장적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활동 및 현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기존 제품, 서비스 및 산업에서 ICT 융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 기존 산업의 생산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냄으로써 경제성장에 활력을 도모하고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세계 굴지의 기업들 역시 시장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가기 위해 다양한 ICT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로봇 기술과 산업 분야와의 융합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글로벌 ICT 기업의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상점인 아마존은 2012년 물류로봇 제조사인 키바시스템즈를 8억 달러 가까운 거금으로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 12월 드론을 이용한 무인 택배 서비스 계획을 발표하면서 ICT 융합 로봇회사의 반열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더욱 눈길을 끄는 사실은 구글이 지난해 하반기 8개의 로봇기업을 인수하며 미래 성장 동력으로 ICT 융합 로봇 제품과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는 것이다. 구글이 이번에 인수한 회사의 면면을 보면 어떠한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인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인수기업 가운데 하나인 섀프트는 DARPA 로보틱스 챌린지 대회 최종예선에서 1위를 차지했고, 메카와 레드우드 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로봇 팔 제작업체이다. 인더스트리얼 퍼셉션은 트럭에 물건을 싣고 내리는 데 사용되는 시각시스템과 로봇 팔을 개발하는 회사이다. 또 봇앤돌리는 로봇 카메라시스템 제작 회사, 홀럼나이는 첨단바퀴 설계회사이다. 화제를 모았던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가장 안정적이고 빠른 보행로봇을 만드는 회사이다. 정리하면 시각을 중심으로 한 센싱 능력을 갖고 보행 또는 바퀴로 이동하며 물건을 하역할 수 있는 로봇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미래 로봇제품에서 소프트웨어가 가장 핵심이 될 것으로 예측하여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축에도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00년대 후반 마이크로소프트는 'MS-RDS'라는 로봇 프로그래밍 개발 도구를 개발 보급해 왔으며, 구글은 윌로우개러지에 투자하여 오픈소스 운영체제 'ROS'(Robot Operating System)를 만들고 많은 로봇제품에 보급해 왔다. 특히 구글의 경우에는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라이브러리 및 로봇 하드웨어 제품 제작을 위한 핵심 요소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있어 로봇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라인업을 모두 갖추고 있는 상황이다. ICT 기술을 융합하여 부가가치를 가장 높일 수 있는 미래 산업 분야로 로봇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기업은 미국 기업들이 그리는 ICT 융합 로봇 신산업에 대해 그리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 않은 듯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청소로봇 외에 미래 혁신 로봇제품에 대한 투자가 매우 적고, KT와 SK텔레콤도 '키봇'과 '아띠' 같은 소형 교육로봇 사업을 진행 중이긴 하나 로봇에 대한 비전 속에서 움직이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정부도 혁신적인 ICT 융합의 산출물 보다는 자동화 기계로서의 로봇산업 활성화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인상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로봇을 향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로봇산업에 보다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ICT의 튼튼한 바탕 위에 새로운 로봇 기술과 서비스를 잘 접목한다면 우리는 미래의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바램은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간 역할 분담과 협력이 잘 이루어지고, 산학연 간에도 긴밀한 협조관계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조영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조영조  youngjo@e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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