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경찰이 운영하고 있는 보스턴 다이나믹스 4족 보행 로봇 ‘스팟’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실제 경찰 업무에 투입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시카고 공영라디오 ‘WBUR’에 따르면 미 매사추세츠주 경찰은 보스턴 다이나믹스로부터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임대해 최근 3개월 정도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은 미국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이 자료를 입수해 언론에 공개하면서 밝혀졌다. ACLU는 매사추세츠주 경찰측에 인권유린 방지 등 로봇의 운용에 관한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경찰은 스팟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경찰 대변인은 다른 로봇과 마찬가지로 스팟 역시 ‘원격지에서 제어되는 모바일 관측 장비(mobile remote observation device)’로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범죄 혐의자가 숨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위험 장소에 투입돼 경찰대원들에게 위험 의심 물질이나 위험 장소에 관한 사진 전송 등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도입됐다는 것이다. 대변인은 로봇 기술은 잠재적인 위험성이 높은 곳에서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데 매우 가치있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스팟은 집앞에 있는 계단에 올라 문을 여는 동작을 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마이클 페리' 부회장은 스팟이 석유 가스 시설, 건설,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기를 바란다며 위험한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경찰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로봇이 사람에 해를 가하는 등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로봇을 주 경찰에 판매하지 않고 임대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란 설명이다.

WBUR은 스팟이 오픈 API를 갖춘 ‘일반 목적(general purpose)’의 로봇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경찰이나 물류업체들이 오픈 API를 이용해 자신의 목적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것.

ACLU는 스팟과 같은 로봇이 향후 사람을 죽이거나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경찰 당국에 로봇 운용에 관한 구체적인 정책 방향에 대해 요구했다. 이와 함께 주정부나 연방 정부가 로봇이 킬링 로봇으로 악의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을 규제 장치나 법규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