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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과 로봇미래를 여는 진정한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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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20  22: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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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과 로봇’은 인문학 서적이다. 필자가 ‘로봇과 인격’이라 하지 않고 ‘인격과 로봇’이라 함은 인격의 중요성 안에서 다가오는 로봇시대를 맞이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제4차 산업혁명에서 인공지능 및 로봇의 부상에 초점을 두면서, 로봇공학이 인간 정체성을 말하는 인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어떠한 관계성이 있는지를 구명함을 그 목적으로 한다.

최근 급속히 발전하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정보통신기술이 의생명과학기술과 같은 최첨단 기술 응용 분야와 융합하여 새로운 형태로의 산업정책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산업형태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새 패러다임을 형성하는데, 이를테면 독일은 2011년 봄 혁신적인 산업정책으로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을 발의하였다. 공식적으로는 2011년 1월에 발의되었고, 독일 국가과학위원회(Germany’s national academy of science and engineering)는 Industry 4.0을 통해 산업 생산성이 30% 향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Industry 4.0은 제조업과 같은 전통 산업에 IT 시스템을 결합하여 생산시설들을 네트워크화하고 지능형 생산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공장(Smart Factory)으로 진화하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2016년 스위스 다보스포럼 전 세계 경제 및 정치 리더들이 모여 한 해 동안 인류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화두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제시하는 세계경제포럼(WEF)으로 2016년 1월 20일부터 나흘간 스위스 동부 스키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렸다. 이 포럼의 주제가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인 것은 어찌 보면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 하겠다.

다보스포럼은 제4차 산업혁명이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는 현실이며, 이제 세계 경제는 빅데이터, 로봇,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최첨단 기술의 융합을 통해 혁명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실제로 2016년 3월 세계인들의 관심과 함께 개최된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의 바둑프로그램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은 단순히 인공지능과 인간지능의 대결을 넘어서 인간을 압도하는 기계의 힘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힘은 현대산업의 양태를 바꿀 혁명적인 기술일 것임을 사람들에게 예고하면서, 자연스레 사람들의 마음에 제4차 산업혁명이 자리하게 되었다.

제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삶의 질과 양식을 전반적으로 급격히 변화시키는 제3차 산업혁명의 심화와 같으면서도, 동시에 인간의 정체성 또는 인간존재의 근거를 보다 깊숙이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 이를테면 첨단기술과 융합한 진보된 의생명과학기술은 인간 인체에 대한 각종 시술을 감행함으로써 인체를 ‘인공적’으로 변형시키는, 즉 과학과 테크놀로지의 진화인 ‘트랜스휴먼’21세기 놀라운 기술 발전과 함께 등장한 트랜스휴먼(Transhuman)이라는 말은, 인간이 규정한 인간의 본성을 위협하거나 뛰어넘는 인간존재의 상태를 말한다. 이 문제는 제3장에서 다루게 된다.

을 더욱 심화시키면서 인간 존엄성의 근간을 훼손할 것이다. 또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은 합성생물학의 융합을 통해 인간을 닮은 기계의 출현을 앞당기면서, 진보된 기계에 대한 인간 자신의 정체성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제4차 산업혁명은 다른 어떠한 혁명의 시대보다 더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숙고와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학창시절 제3차 산업혁명을 다가오는 미래의 물결로 약간은 들뜬 마음으로 기대하였다. 당시의 새로운 물결은 새로운 지식 및 새로운 전망으로 인류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발전을 기대하게 했다. 아마도 요즘 젊은이들이 제4차 산업혁명을 그렇게 기대하고 있는 듯 싶다. 그러나 필자에게서 지금의 제4차 산업혁명은 발전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이미 10층 또는 20층 빌딩을 짓고 풍족한 삶을 영위하는 사회가, 고도화된 기술로 더 높은 빌딩을 짓기 위해 애쓰는 모습처럼 느낀다. 기술의 발달은 자연 세계를 점점 인공적인 세계로, 인간적인 사회를 점점 기계적인 자동화 사회로 변모시키고 있다. 나아가 고도화된 기술은 인간의 욕망인 인공생명체의 탄생 또는 인간을 닮은 아니 인간과 같은 유사한 종의 탄생으로 향하고 있다. 그래서 기술의 발전을 염려하는 학자들은 끊임없이 묻는다. 기술의 발전은 어디까지인가? 인간의 욕망이 기술로써 꼭 채워져야 하는가? 인간의 정체성과 관련하여 기술이 넘어서 안 되는 선이 있지 않겠는가?

시간의 흐름은 거부할 수 없는, 즉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실재이다. 현재 사회는 제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제4차 산업혁명에서 우리에게는 어떠한 준비가 필요한가? 특히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 영역으로 들어오고 로봇시대의 도래를 앞둔 이 시점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기술과 인간존재의 긴밀한 관련성을 생각한다면 이미 우리 생활의 한 영역을 차지하는 최첨단 기술시대를 그냥 맞이해서도 안 될 것이다. 특히 고도화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도래할 로봇시대에 로봇은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미래의 로봇은 인간의 거의 모든 일을 대체할 수 있으며, 인간의 본질을 크게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대체할 수 없는 사람만의 기능 또는 사람만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 현 세계에서 인간의 존재론적 근거이다. 그리고 이 근거가 바로 다가오는 최첨단 사회 또는 로봇시대에서 인간 스스로 지켜야 하는 고유한 인간존재의 정체성이다.

세계의 사상사 안에서 인간존재의 정체성은 다양하게 파악되어 왔는데, 보편적으로 인간의 이성과 언어능력을 인간의 고유성으로 보았다. 이를테면 서양 철학사에서 데카르트는 기계에 배치된 인간만의 가치를 ‘이성과 언어능력’이라 하였다. 그런데 오늘날 아직은 초보 단계이지만 ‘사고하는 로봇,’ ‘대화로 교감하는 로봇’이 출시되면서 인간 정체성에 대한 성찰이 조금씩 깊어지고 있다. 인간만이 사고하고 언어를 구사해야 하는데, 이제 기계가 인간의 말을 하고 인간의 행동을 보이게 되니 인간의 정체성 혼란이 자연스레 초래된 것이다.

한편, 인공지능 및 로봇공학의 발전은 로봇의 인간화를 초래하고 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로봇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지성과 감성 능력을 지닌 로봇을 출시하며, 이들 로봇이 인간과 같은 지위를 가질 수 있는가의 문제를 도출한다. 즉 인간의 지성과 감성 능력을 지닌 로봇이 인격적 대상 또는 인격적 존재라 할 수 있는가? 제4차 산업혁명과 함께 로봇과 공존하는 사회를 앞두고 비록 초보적이지만 인간처럼 말하고 행동하려는 인공지능 로봇에게 인격적 지위를 부여할 수 있는가? 부여할 수 있다면 어떠한 경우이며, 부여할 수 없다면 어떠한 이유인가?

위와 같은 질문들을 살펴보고 숙고하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될 것이다.
필자는 로봇시대를 맞이하면서 인간실존의 가치를 ‘인격’에 두고 인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그래서 로봇은 인간이 아니며 인격은 온전히 인간만의 본질임을 다시 한번 구명하고 싶다. 바로 이것이 인격과 로봇이라는 주제의 의미이다. 인격의 가치를 드높이며 인격의 가치성 안에서 로봇시대를 맞이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이기를 희망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최근 인문학자들이 로봇 분야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제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들 특히 인공지능 및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의 삶의 질을 넘어 인간존재의 근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본다. 필자도 그러한 사람 중의 하나이며, 또한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을 온전히 그려내기 위해서 공학자들에게 반드시 요구되는 것이 인간의 존재론적 성찰이라 믿고 있다.

현재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기술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다카하시 도루 교수는 현대 서양철학을 연구한 철학자이지만 인공지능이나 사이보그에 대한 강의를 인문계 학생들에게 전하고 있다. 그는 저서 「로봇시대에 불시착한 문과형 인간」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철학이란 한마디로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학문이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말하자면, 과학 등의 학문을 엮어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학문이다. 이미 인간을 대신해서 생각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나 머지않아 인간과 기계, 인공지능이 융합해 탄생하게 될 사이보그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과연 그들은 인간과 무엇이 다를까? 우리는 이 문제를 생각해야만 한다. 이처럼 기술의 진화는 우리에게 다시 한번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기술의 발달 특히 다가오는 로봇시대에 야기될 ‘인간소외’ 문제를 시작으로 하여, 본론의 1단계에서는 이 책의 기본 관점으로서 인격개념 안에서 최첨단 기술 및 로봇시대를 설명한다. 즉 고전적 인격개념의 이해를 바탕으로 다가오는 로봇시대에서 인격의 의미를 살펴본다. 나아가 로봇시대에 인간의 정체성 문제를 미래의 인간관 및 세계관을 토대로 고찰하며, 인격의 중요성을 되새긴다.

본론의 2단계는 인격의 중요성과 함께 인공지능 시대 및 로봇시대에 이야기될 수 있는 인격적 지위 문제(인공지능, 로봇)를 인격개념 안에서 파악한다. 즉 인공지능과 인격 그리고 로봇의 인간화를 통한 로봇의 인격적 지위 문제를 살핀다.

본론의 3단계는 로봇의 인간화 및 인간의 로봇화에 그 초점을 둔다. 두 편의 SF 영화(<바이센테니얼 맨>, <이퀄스>)를 소개하며, 이를 통해 인간과 로봇의 차이 및 경계를 분명히 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시대를 지향하면서, 로봇시대에 인간의 정체성이 인격임을 선언한다.

"인격과 로봇 - 미래를 여는 진정한 인간"
김태호 지음 | 240쪽 | 12,000원
박영사 펴냄

조규남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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