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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걸 경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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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3  00: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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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산업 생태계 조성, 정부나 기업이 나서야"

국제표준활동, 공공에 대한 봉사로서 국가차원의 관심과 지원 필요
열심히 하면 확실한 보상 따라야, 경쟁이 없으면 하향평준화
로봇 전공하려면 뭔가 할 수 있는 실력 하나는 키워야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비를 인건비로 계산해 세금 부과하는 것은 잘못

▲경희대 공과대학 기계공학과 이순걸 교수

경희대학교 이순걸 교수(59)는 서울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KAIST에서 생산공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1985년 3월부터 1989년 6월까지 4년 여간 동양정밀에서 병역특례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미국 유학길에 올라 미시간대학교에서 기계공학으로 1993년 12월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후 KIST 선임연구원을 거쳐 1996년 3월부터 현재까지 경희대 공과대학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 교수가 제안한 이동로봇 용어 표준이 국제표준(ISO)으로 발간되었고, 2010년부터 현재까지 ISO TC 299 WG1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서비스 로봇의 표준화 작업을 선도하고 있다. 2004년 Cli-View System으로 IR52 장영실상을 수상했고, 사람이 탑승, 또는 원격조정으로 전 방향 이동이 가능한 볼 이동장치/탑승형 볼 로봇이 ‘2018년도 올해의 10대 기계기술’로 선정되는 등 연구분야에서도 주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왔다. 관심분야는 스마트 모빌리티(필드 서비스 로봇, 지능형 로봇/지능형 자동차 경로 계획 및 자율 네비게이션), 메카트로닉스(임베디드 원격제어 시스템, 제조 및 공장 자동화), 바이오메카닉스 등이다. 로봇산업 발전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 지식경제부(현 산업부) 장관상을 수상했으며, 2012년 제어로봇시스템학회(ICROS) 우광방상을 수상했다. 현재 IJPEM(한국정밀공학회영문지)/IAENG(국제엔지니어협회지) 편집위원, 제어로봇시스템학회 부회장, 필드로봇소사이어티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희대에 언제 부임하셨습니까? 현재 지능로봇&메카트로닉스시스템연구실(IRMS)을 운영하고 계신데 소개 부탁 드립니다.

1996년 3월 처음 경희대로 와서는 KIST와 연구를 지속하고 같이 협업하느라 보행 로봇 분야도 연구했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기아자동차나 삼성자동차에 조향시스템 제어기를 개발했었습니다. 실무적으로 모터 제어 분야를 많이 다루었습니다. 모터 제어를 하다 보니 시스템의 역학을 고려한 제어메카트로닉스를 중점적으로 연구했었습니다. 최근에는 로봇이나 자동차에서 자율주행 단계를 실제 적용하기 위해서는 트레이닝도 많이 시켜야 하고 원하는 인식 속도가 안나오는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전체 영상을 학습시켜 그것으로 인식하는 경우 실제로는 굉장히 큰 컴퓨팅 파워를 써야 되는데 작은 로봇에서는 제한적이니 그것들을 얼마나 빨리 할 수 있고 최적화 할 수 있느냐 하는 분야를 합니다. 기본적으로 라이다, 카메라, 레이더 등에 의한 센서 퓨전을 하고 그로부터 얼마나 빠른 인식 결과를 만들어내고 신뢰도를 높이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 외에는 전통적으로 했던게 모터나 제어 분야는 제어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알고리즘 적용해서 제어알고리즘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 하고 계신 연구가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

▲ 스마트 휠체어

최근에는 산학연구를 많이 하였습니다. 4년 전에는 포스코의 요청으로 지능형 휠체어를 개발했었습니다. 상품화를 목표로한 성공적인 개발이었습니다. 상품화 출시와 함께 다음 단계로 라이다를 기반으로 자율주행하는 휠체어를 지속하는 것으로 했었는데 회사가 갑자기 정책을 바꾸는 바람에 종료 되었습니다. 그 다음은 한국타이어의 요청으로 볼하나로 움직이는 탑승형 로봇을 개발 했습니다. 요즘은 약간 특별한 이동형 로봇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스타워즈에 나오는 볼드로이드 같이 볼 하나로 움직이는 로봇을 특화해서 만들려고 합니다. 제가 원래는 보행분야로 미국에서 학위를 했었기 때문에 바이오미케닉연구도 같이 합니다. 지능형 니브레이스(Knee Brace)나 착용형 로봇에 사용될 수 있는 컴팩트하고 일체화된 액추에이터와 자기유변(MR:Magneto-rheological) 브레이크의 개발이 그 것입니다. MR 브레이크는 자기유변유체 속에 오일을 집어넣고 전기를 통하면 브레이크나 클러치가 돼 버리는 것인데 그 모듈을 ADD(국방과학연구소)과제로 개발하였습니다. 디바이스단에서는 메카트로닉스를 기반으로 기구 개발과 제어기 개발을 수행하고, 움직이는 형태로는 볼타입이나 옴니 디렉션한 모션을 가질수 있는 이동체 분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LIG넥스원과 무인수상정 연구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무인수상정의 경우 고속 자율순항을 위해서 라이다, 카메라, 레이더를 융합해 얼마나 빠르게 대상 및 장애물을 인식하고 그 신뢰도를 높이는 연구를 합니다.

▲ 가스 파이프 로봇

가스공사와는 예전에 국가과제로 배관로봇을 같이 개발하였었는데 아직 실제 배관에서는 신뢰도와 오작동의 문제로 인하여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PIG라고 하는 패시브 형태의 로봇장치를 위해 배관내의 디지털 매핑과 결함 및 덴트의 유무 및 위치를 라이다와 몇 개 센서를 융합해 측정하고 실시간 처리하여 전방상황을 인식하여 PIG를 semi-active로 동작시킬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가스관이 주로 땅속에 묻혀 있다보니 어디 있는지 잘 몰라 포지셔닝하는 위치인식 쪽이 어렵습니다. 결함이 있는 가스관의 땅을 파서 교체하는데만 큰 비용이 들어 가기 때문에 결함탐지와 위치인식은 중요한 일입니다.

작년 교수님께서 개발한 사람이 탑승, 또는 원격조정으로 전 방향 이동이 가능한 볼 이동장치/탑승형 볼 로봇이 ‘2018년도 올해의 10대 기계기술’로 선정되었는데 어떤 제품인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서커스에 가면 광대가 고무공 위에 올라 볼을 발로 굴려서 왔다 갔다 하는데 그런 형태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해서 구르는 발을 모터로 대신하고, 아래는 공이 있어 이동을 하는 겁니다. 이런 타입의 볼로봇은 최근에 연구되어 왔는데 사람이 탈 수 있는 탑승형으로는 세계에서 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볼봇의 실제 광고 모습(한국타이어)

모터에다 옴니디랙션 휠을 쓰면 모터가 돌리는 방향으로는 움직이는데 그 볼의 수직인 방향은 프리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래서 3개의 모터를 사용하였고 3개의 모터의 속도 벡터의 합 방향으로 볼이 굴러 갑니다. 이게 어떤 문제가 있냐 하면 차량과 같은 탑승형이라 사람이 탄 상태에서 무게가 220kg 정도로 워낙 무겁습니다. 또한 지면과 닿는 점은 하나인데 상부는 사람의 몸체와 차량바디를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엄청난 관성모멘트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약간이라도 균형을 잘못 잡으면 넘어져 버리니까 이동하면서 균형을 잡는게 어렵습니다. 서커스에 가면 그런 어려운 점 때문에 사람들이 박수를 치는데 이 탑승형 볼로봇은 사람이 하는 것보다 더 균형잡기와 이동이 어려운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제어시스템과 알고리즘으로 잘 구현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제품은 어느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고, 상용화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원래 상용화를 위한 자동차나 개인용 운송수단 용도는 아니고 한국타이어의 기술을 홍보하기 위한 광고용으로 아이디어를 제안 했는데 그것이 채택되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연구비만 충분하게 지원된다면 상용화 버전이나 다른 용도의 비탑승형의 로봇개발도 가능합니다만 현재 상용화 계획은 없습니다. 실내 안내 로봇이나 가정용 서비스 로봇으로 볼로봇을 이용한다면 좋은 용도의 사용처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시간대학교에서 기계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으셨는데 졸업 논문은 어떤 내용이었나요?

졸업 논문의 내용은 좀 어려운 주제인데요, 페리페럴 뉴로퍼시(Peripheral Neuropathy)라는 사람의 질환이 있습니다. 발 끝에서 척추를 거쳐 뇌까지 가는 긴 신경이 있는데 그게 나이가 들면 손상을 입습니다. 이 질환자들이 흡연을 많이 하거나 충격을 받아도 손상을 입는데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균형 감각과 이동 감각을 잘 잡는가를 하는 연구인데 그것을 실험적으로 빨리 증명하기 위해 한 발을 들고 직립한 상태에서 그것을 체크하고 센트럴 너버스(Central Nervous:중추신경) 모델을 만들어 여러가지 이유로 균형을 잘 못잡는 것을 나중에 임상쪽에 적용할 방법을 만들어 놓은 겁니다.

로봇을 하시게 된 동기가 있으신가요?

제가 서울대 학부를 83년에 졸업했는데, 그 당시만 해도 국내외로 로봇은 이야기가 없을 때입니다. 그때 애플이 막 출시되었던 때인데 제어라는게 이슈였습니다. 제어계측과도 처음 생기고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념도 없을때라 다 똑같이 모를 때입니다. 졸업하고 제어를 공부하고 싶어 KAIST에 갔더니 그때는 기계분야의 제어와 메카트로닉스를 생산공학과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그 과로 입학하여 제어와 공장자동화를 공부했습니다. 생산공학과는 기계쪽의 계측, 제어부분이 들어가 있었고, 자동화를 위한 로봇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유학 가기전에 동양정밀이라는 회사에 4년 반 정도 근무했는데 당시 겐트리 로봇을 개발하면서 로봇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저것 겁 없이 할때라 공장내 2Km되는 자동화 라인을 혼자서 해보고 겐트리 로봇 CNC도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마지막에는 유학비용 마련을 위해 삼성반도체 부평공장에 휴대용 계산기 칩 검사 장비를 만들어 납품했습니다. 학부는 기계과를 나왔지만 석사시절의 수업과 그 당시 마이크로프로세스 스터디 그룹을 전자과나 전산과 친구들과 같이 한 덕분에 청계천 업자들에게 애플 보드와 한글보드를 만들어 주던 경험도 있어서 기계와 전자가 융합된 메카트로닉스/자동화 시스템 실무 경험을 많이 쌓았습니다. 1989년 초 당시 삼성전자와 2억짜리 개발 프로젝트였는데 그 일을 하느라 거의 석달을 밤을 샜습니다.


▲ 초기 4족 보행 로봇 센토 모습

KIST에서도 연구원으로 계셨는데 언제인가요? 그리고 당시 무슨 연구를 하셨나요?

94년부터 96년 2월까지 KIST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있었는데 당시에 센토라는 네 발로 걸어 다니는 보행로봇 관련 일을 했었고 제가 보행을 담당하는 실무자였습니다. 최종 센토 로봇은 상체가 없이 바닥의 반력과 자세를 계산하여 거의 뛰듯이 보행했었는데 그 후속 연구가 지속되지 않았습니다. 센토는 3가지 버전으로 개발되었는데 첫 번째 버전은 보행알고리즘 개발을 위해 프레임 구조로 간단하게 제작되어 거의 혼자 작업을 했었습니다. 두 번째 버전은 개발된 보행알고리즘 기반으로 제대로 형태를 갖춘 모터 구동에 의한 보행로봇으로 바닥반력을 감지하고 자세제어에 의한 틸팅 알고리즘 으로 동적안정성 확보와 보행을 수행하였습니다. 세 번째는 상체와 양팔을 탑재하여 보행조작 작업을 위한 유압 구동 버전으로 개발하였습니다.
교수님이 제안한 이동로봇 용어가 국제표준(ISO)으로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내용인지하고, 그 의미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국제표준이라는게 굉장히 보수적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나 결정하는게 상당히 어렵습니다. 기존 ISO 표준은 모두 고정되어 사용하는 산업용 로봇만 다루다 보니 물류로봇 같은 이동로봇 같은 경우 지금은 개념이 바뀌었지만, 산업용 로봇으로도 고려 하지 않았습니다. 고정되어 있는 매니퓰레이터 타입만 산업용 로봇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청소로봇 같은 것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동기능과 함께 성능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개념과 정의를 위해서는 가장 기본이 용어입니다. 용어가 정의되지 않으면 혼재된 사용이 발생하고 정확한 기능과 성능을 규정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로봇"이라는게 정의는 되어있으나 정확한 정의가 안되어 일부 모호한 부분이 있습니다. 따라서 제가 주도하여 재작업하고 있는데 관심 그룹 및 분야 간에 약간 충돌이 있어 정의를 하는 작업이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이것이 로봇이다라고 해도 어떤 사람은 로봇이 아니라고 이야기 합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자율주행자동차도 일부 관점에서는 로봇인데 자율주행 자동차의 표준은 자동차 분야에서 다룹니다. AGV는 자율성이 없어 산업자동화의 AGV 분과에서 다루던 부분인데 기술의 발전과 함께 자율성을 가지는 AVG 형태의 기기를 그 분과에서 확대하여 다루고 싶어합니다. AGV 생산업체들이 그 분과 멤버인데 자율성을 갖추기 위해서 센서를 추가하고 바꾸다보면 물류로봇과 동일한 시스템을 계속할 것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 기존에 있는 표준과의 충돌이나 괴리 등의 부분으로 인하여 잘 안맞는 경우가 있어 정의하기가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현재 이동에 대한 부분이 지능형 로봇에서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중의 하나인데 그것도 안되어 있으니 그걸 정의하자고 해서 이동로봇에 대한 정의를 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성능이나 기능을 규정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하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로봇의 정의도 재작업 한다고 하였는데, 기존의 로봇 정의는 산업용 로봇의 관점에서 규정하였습니다. 3자유도 이상을 가지고 있고, 프로그램이 다시 가능하고,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 사람이 시키는 일을 로봇이 체인지 할 수 있게끔 되어 있는게 로봇 정의입니다. 그런데 청소로봇의 경우 축이 2개로 2자유도를 가져서 3자유도 이상의 정의에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다시 포함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가진 것을 로봇이라고 했는데 그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메디컬 로봇에서는 수술작업에서 로봇에 의한 자율동작이 있으면 안되고 사람이 조작하는 대로 따라서 해야 합니다. 이 같이 분야와 유형을 고려하여 완전한 로봇정의를 위해 계속 업데이트하는 중입니다. 용어나 정의가 제대로 되어 있어야 나중에 분류체계도 만들고 이것을 어떻게 방법으로 평가하고 기준을 만들 수 있는데 아직도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존재합니다.

국제표준화기구 워킹그룹에서 활동하셨는데 지금도 하고 계신지요?

지금도 국제표준화기구(ISO) 워킹그롭에서 계속 활동하고 있고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ISO TC299가 로보틱스라 로봇 전체를 관장하는 테크니컬 커뮤니티입니다. TC가 테크니컬 커뮤니티고 그 안에 원래는 서브 커뮤니티가 있는데 저희는 서브커뮤니티는 없고 워킹그룹이 있는데 그 중 WG1이 제가 속해 있고 의장을 하고 있습니다. WG1은 용어 및 특성(Vocabulary & Characteristic)을 작업하는 워킹그룹인데 좌표계 같은 것도 정의하고, 용어도 정의하고 있습니다. 아마 다음 단계는 자율(Autonomy)에 대한 정의가 아닐까 생각 합니다. 이런 로봇은 자율성이 10 이다, 퍼펙트하다, 이것은 자율성이 떨어진다 그런 것을 규정 해줘야 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정의외 기준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 경희대 지능로봇&메카트로닉스시스템연구실(IRMS) MT 모습

로봇 분야에서 국제 표준화 기구를 리드하는 국가가 일본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 표준화 활동의 수준이라고 할까요, 아니면 영향력은 어느정도 수준인지 궁금합니다.

표준화 활동 수준이 일본보다 높습니다. 그래서 지금 일본이 절치부심하고 있는데 약간 정치적 문제가 있습니다. 원래는 TC299 아래 WG1(용어), WG2(개인지원 안전로봇), WG3(산업용 안전)이 있고 WG4(서비스 로봇)가 있고 WG5(의료용 안전로봇)는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와 같이 하는 조인트 워킹그룹이고 근래에 결성된 WG6(서비스로봇 모듈화)를 포함해서 6개가 있고 IEC에는 청소로봇 표준 관련해 청소로봇 표준이 있고 최근에 로봇관련 WG를 한 두개 만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로봇 분야로는 확립된 워킹그룹은 7개이고 제가 WG1을 맡고 있고, WG4는 세종대 문승빈 교수가 맡고 있었고, 청소 로봇은 경희대 임성수 교수가 맡고 있고 모듈레러티를 담당하는 WG6는 공동의장으로 강원대 박홍성 교수가 맡고 있어 과반이 넘는 4개를 우리나라가 의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산업용 로봇이 강하지만 산업용 로봇은 국제적으로 ABB나 쿠카같은 유럽 쪽이 강세다 보니 일본은 의장을 하나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한국이 서비스 로봇 분야 그룹 의장을 맡아 리딩하다 보니 일본이 정치적인 로비를 통해 현재 문승빈 교수가 WG4 의장에서 교체되어 현재 일본이 의장을 하고 있고 WG6 는 공동의장을 없애자고 해 현재 ISO에는 한국쪽 의장으로는 저 혼자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IEC도 특정 국가에서 계속 경희대 임성수 교수한테 교체 압력을 주는 것 같아 더 이상 로봇표준 분야에서 주도권 우위를 유지하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표준활동은 연구자들에게는 완전 봉사활동이라 일본, 중국같은 나라들은 국가차원에서 상당히 많은 지원을 합니다.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보니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많은 노력과 희생이 요구되는 활동입니다. 방학 기간에는 2주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회의를 길게 합니다. TC 299의 경우는 학기 중 2번을 포함하여 1년에 총 3번의 회의를 합니다. 출장 가기 전에 의장으로서 문서를 만들고 미리 준비해야 하고, 출장 갔다 와서 회의록 정리와 의견 정리를 해서 또 다시 위원들에게 보내주어야 합니다. 회의기간 뿐 아니라 사전준비와 사후 정리를 포함하면 한 두달을 관련 업무로 고생하는데 출장비나 활동비가 여유 있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다른 위원들과 같이 가기 때문에 호텔방을 2인1실로 공유하거나 Airbnb를 이용하여 비용을 절감해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표준활동에 새로 젊은사람들이 들어오지를 않습니다. 일이 굉장히 하이테크도 아니지만 참석해서 자기 영향력을 높이고, 결국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규정을 적용시키고 외국의 규정은 적절히 차단해줘야 되는데 그럴 사람이 없는 겁니다. 최근 미국과 일본이 정책적으로 연대하면서 같이 나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결국 자기 편을 만들려면 활동을 해야 되는데 지원이 없으면 표준 주도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표준화의 중요성을 정부가 모르지 않을텐데, 산업부 산하에 국가기술표준원도 있잖습니까.

예산이 별로 없습니다. 과제에 표준화 예산을 집어 넣어도 1년에 5천만원 이상은 잡지 않습니다. 과제로 5천만원을 받아오면 30%를 간접비로 잡고 학생들 인건비 처리하면 여유가 없습니다. 출장비는 의장만 나오고 위원들은 자기 과제로 갑니다. 그런데 지원이 지속적이지 않고 과제가 생기면 갔다가 과제가 없으면 못 가게 되니 힘듭니다. 일본은 한번 과제를 하면 10년 정도로 길고 과제에 학생들의 인건비가 없고, 간접비기 없어 과제를 수행 하면 그 비용이 전부 활동비나 실비로 투입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런 저런 간접비와 오버헤드를 제외하면 실제 투입할 비용이 없습니다. 최근 끝난 과제 하나를 예로 들면 처음 시작할때 인건비를 48%까지 책정하라고 해서 48% 인건비로 적용하고, 학교에서 30% 간업비를 빼고, 출장 및 회의로 사용하는 10% 활동비 제하고, 성과물을 위해 논문투고와 학회 참가비를 고려하여 10% 할당하니 실제 투입비가 10% 밖에 남지 않습니다. 그것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 이순걸 교수가 연구실에서 디스커버리 채널 취재진에게 마네킹 로봇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연구활동을 하면서 가장 큰 애로사항이 있다면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과 같지 않게 젊은 세대가 의욕적이지 못하고 성취감을 위한 동기부여가 낮아진 것 같습니다. 무언가 새로운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지 않으면 그룹연구나 독창적이고 원천적인 연구를 하기가 힘듭니다. 또 어려운 것을 싫어 합니다. 로봇 분야가 해야 할 건 많고 배워야 할 것이 많아 어려운데 젊은 지원자가 점차 줄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걱정입니다.

로봇이 융합분야라 서로 간의 맡은 부분을 이해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사람이 맡은 부분도 커버하면서 일해야 하는데 그걸 안하려고 합니다. 누가 열심히 하면 거기에는 확실한 보상이 따라 줘야 하는 데 사회적인 분위기가 그래서 그런지 일방적인 균등 분배를 원하는 것 같고, 많은 경우 차등배분이 없어지고 이제는 균등하게 대우하니까 굳이 더 열심히 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저도 학생들에게 균등하게 대해주지 않으면 문제가 생깁니다. 균등이라는게 어떤 면에서는 좋지만 경쟁을 없애 버리면 하향평준이 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어떻게 잘 받쳐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로봇공학자로서 향후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정년까지는 6년 정도 남았는데 앞에서 말한 볼 형태의 액추에이터를 만들어 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프로젝트들을 하는데 그중에서 제대로 될수 있는 것 들을 한번 만들어서 제품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로봇을 개발해 오시면서 가장 보람있던 적이 있다면

금전적으로 제일 보람있었던 건 예전 삼성반도체 프로젝트건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상대적으로 마이크로프로세스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까 기계장치와 붙여서 인터페이스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부가가치가 높았습니다. 시스템으로 만들어 본 것 중에는 탑승형 볼로봇이 제일 낫지 않을까 생각 들기도 하고, 지능형 휠체어는 상품화 할 수 있는 단계까지 해서 줬는데 기업이 계속 추진하지 않아 아쉽기도 합니다. KIST에서 보행로봇 만들때도 좋긴 했습니다. 아예 걷는 로봇이 없던 시기라 보행로봇이 처음에 걸을 때도 보람이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박사 학위도 받으셨는데 미국 산업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미국을 용광로라고 보면, 전 세계에서 오는 인재들을 가지고 거기서 무엇인가를 뽑아내는 데 노하우가 있고 돈이 될만한 것을 잘 캐치를 합니다. 우리나라는 모든 것을 한 사람이 다해야 되는 시스템인데 미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만 제대로 하면 알아서 지원이 되고 그게 조직이 돼서 비즈니스가 되는 시스템인데 우리는 ‘그래 너가 잘하니까 개발도 하고 비즈니스도 하고 모든 것을 너가 다 해봐, 결과가 나오면 내가 혜택을 볼테니’ 식입니다.

국내 로봇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나 정책 당국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결국 산업을 만드는 건데 정부뿐만 아니라 학교도, 기업도 어플리케이션 만드는 것을 모두 미루기만 합니다. 그건 누가 해야 될 일입니다. 최근 일본과의 무역분쟁으로 극일(克日) 이야기 하는데 솔직히 부품소재 기술이 없어서 못만드는 겁니다. 불화수소 예를 들면 그 정도 퀄리티를 유지하려면 그 만한 양이 계속 생산라인에 돌아야 합니다. 그럼 생산라인 만들어야합니다. 생산 라인에 생산에 관련된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그 사람 뿐입니까. 판매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회사를 유지하려면 그만한 조직이 있어야 합니다. 상품화보다 생산과 판매, 관리 등 회사 유지에 엄청난 자금이 들어 갑니다. 그런데 누가 그걸 투자합니까. 라인이 한번 서면 아예 없는 것만도 못합니다. 그게 생태계인데 생태계를 연구자가 조성하는게 아니라 정부와 기업이 해야 하는데 언제부터인가 어플리케이션 개발도 연구자들이 하는 걸로 얘기되어 R&BD라고 얘기 합니다. 물론 비즈니스를 고려한 연구개발이 필요하긴 합니다만 비즈니스까지 연구자에게 맡기면 그만큼 연구개발이 약해집니다. 비즈니스 개발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단기 실적을 보는게 아니고 바른 방향을 찾도록 정책을 만드는게 중요힙니다. 제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자율로봇 평가기술 표준화라는 로봇과제 PI를 했었는데 청소로봇에 대한 규격을 만들기 위해 경진대회 열고 테스트베드 만들어서 한국이 서비스 로봇으로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이것이 대표적 성공사례가 되었지만 초창기에는 실적이 미비하다고 많은 비난을 받았습니다. 로봇 표준도 단계가 있어야 됩니다. 무조건 만들면 된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확실하게 참여한 사람들 한테 혜택도 줘야 합니다.

▲국내 한 방산업체와 개발한 연안감시정찰 무인수상정 모형

국내 로봇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나 정책 당국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큰 것만 보지 말고 어딘가 부분부분에 들어가는 기술들이 있는데 그런 것을 제대로 연계해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큰 것만 보여주기식은 문제가 있습니다. 정부 과제가 개발 기업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됩니다만 한편에서는 마약같은 겁니다. 1억짜리 과제를 따면 회사는 매출의 10%가 이익이라고 가정하면 매출 10억과 같은 것입니다. 1억짜리 과제가지고 인건비나 내부 재료비, 회사 간접비로 쓰면 굉장히 메리트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본연의 업무와 밀접한 것이 아니면 사실 회사들이 안해야 됩니다. 경제적인 효과는 좋지만 삼업이 아니고 개발로만 마치게 되면 마약과 같은 겁니다. 연구 과제가 단지 과제만을 위한 연구로 변질되어 가고 있지 않은가 생각이 듭니다. 누구 잘못을 떠나 상황이 그렇습니다. 이제는 학교도 연구소도 기업도 과제를 위해 경쟁하고 이에 목매는 형태가 된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연구소는 최소 3~4억 내외의 과제가 필요합니다. 그 정도가 되어야 책임이나 선임급 인건비와 한 두명의 연구원 인건비를 커버할 수 있습니다. 책임자는 또 다른 과제를 수주해야 하니 실질적인 일을 진행할 여유가 없습니다. 학교도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지금 고비용 구조로 가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바꾸지 않으면 힘들어집니다. 예전 같으면 고생해서 이런거 한번 해봤다라는 분위기들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게 줄어 들었습니다.

최근 로봇을 전공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로봇을 전공하고 싶다면 혼자서도 알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실력을 하나 키워서 그 실력을 기반으로 일단 발전하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예를 든다면, 설계나 프로그래밍, 제어 알고리즘 등의 한 분야를 정해서 기초부터 활용까지 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운다면 좋겠습니다.

기업에 기술이전을 했을 때 불합리한 구조라고 하셨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학교에서 기업에 기술이전을 하는 연구자에게 지급되는 기술 이전비를 기타 비용에서 근로소득으로 분류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이전을 하게 되면 달랑 서류만 체결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회의와 출장,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실질적인 작업 등이 수반됩니다. 이런 제반 활동에는 비용이 들어가게 되고, 많은 경우 세금 제외한 인건비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게 됩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정부에서 기술이전 추진 정책을 밀고 있으니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창의나 혁신을 위해서는 혁신을 이룬 사람들에게는 노력에 타당하게 높은 세율을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순걸 교수 프로필]

1960년생
1982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졸업
1984 KAIST(한국과학기술원) 생산공학과 졸업(석사)
1993 미국 미시간대 기계공학과 졸업(박사)
1985 ~ 1989 동양정밀 연구원
1990 ~ 1991 미국 미시간대학교 모바일로보틱스연구소 연구원
1993 ~ 1994 메테크(Metech Co.,Ltd.) 이사
1994 ~ 1996 KIST 선임연구원
1996 ~ 현
경희대 공과대학 기계공학과 교수
2008 ~ 현 IAENG 편집위원
2010 ~ 현 ISO TC299 WG1 의장
2012 ~ 현 IJPEM 편집위원
2006 ~ ICROS 이사ㆍ부회장
2004 IR52 장영실상 수상
2006 지식경제부 장관상
2012 ICROS 우광방상 수상
2018 '2018 올해의 10대 기계기술' 선정(한국기계기술총연합회)

조규남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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