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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4'로 본 로봇산업의 미래서현진 본지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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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12  2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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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 로봇계를 달군 뉴스는 단연 '제48회 컨슈머일렉트로닉쇼'(CES 2014)였다. 사실 CES가 로봇계를 달구었다는 표현은 조금은 생뚱맞을 수 있다. 2000년 이전만해도 CES는 그야말로 가전(Consumer Electronics) 전문 전시회로 통했다. 가전기기를 만들지 않았던 IBM이나 마이크로소트 같은 IT회사들은 참가하고 싶어도 참가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것이 2000년 이후 IT와 가전의 경계가 통신에 의해 무너지면서(혹은 융합되면서) CES는 첨단기술전시회로 거듭나게 되었다.

최근에는 포드, 토요타, GM 같은 자동차회사들이 CES의 단골손님이 됐다. IT와 가전의 융합이 자동차를 매개로 급속하게 진행되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CES는 참가기업들의 R&D 역량을 과시하는 행사는 아니다. 그 해, 늦어도 2~3년 내에 시장에서 평가 받을 상용 제품이 경연을 벌이는 전시회이다. 개최 시기가 연초, 그것도 새해 맞이에 숨돌릴 틈도 없을 것 같은 1월 2번째 주에 고정돼 있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그 해 히트할 제품이 무엇인지를 하루라도 빨리 보여주자는 것이다. 참가하는 기업들도 당연히 CES를 중심으로 제품전략이나 마케팅일정이 잡혀져 있음은 물론이다.

몇 년 전만 해도 CES는 로봇과는 거의 무관한 행사였다. 그러다가 2010년 이후 몇몇 기업들이 참가하더니 지난해부터는 로봇기술특별관(Robotics Tech Zone)이 만들어지기에 이르렀다. 로봇기업들을 한곳에 모아 새로운 트렌드로서 로봇이라는 소재를 강하게 어필하겠다는 뜻이다. 이 특별관을 포함해서 이번 CES에 로봇관련 제품을 한 점이라도 출품한 곳은 어림잡아 300여 곳에 이른다고 한다. 전체 3200여 참가 기업가운데 10%가량이다. 참가기업수로만 보면 세계 최대라는 일본의 국제로봇전(IREX)과는 엇비슷하고 우리나라 로보월드에 비해서는 거의 2배 규모이다.

출품 내용을 보면 더욱 놀랍다. 이들 대부분 정통 로봇계열이라기 보다는 로봇과 IT기기의 경계선에 있다고 하는게 더 정확한 표현일지 모르겠다. 블루투스나 와이파이로 연결한 가제트류(Gadgets), 스마트워치와 슈트 같은 웨어러블류(Wearable Device), 잡다한 가사일이나 방범방재가 가능한 홈봇류(Homebots), 취미와 오락을 겨냥한 로봇완구류, 실생활에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드론류(Drones) 등이 그것이다. 거칠고 차가운 느낌의 산업용로봇이나 무시무시한 수술로봇, 어설프게 사람 모습을 한 교육용 로봇 등이 단골인 IREX나 로보월드와는 판연히 다른 풍경들이다.

이들 로봇의 공통점도 그런 모습과 무관하지 않다. 올해 출품작 대부분이 난이도 높은 기술이나 많은 개발비가 투입된게 별로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관람자 입장에서는 가전기기로 분류해도 딱히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것들이 다수이다. 또 대부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제어한다는 점에서는 IT기기라 해도 무방한 것들이다. 사용자들 입장에서도 로봇이라기 보다는 그저 편한 생활형 기기로 다가갈 수 있는 것들이다.

사실 로봇이란 게 기술적으로 별게 있겠는가. 모터, 센서, 카메라, 내비게이션, 무선제어,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처럼 이미 검증이 끝난 기술들을 기계나 전자장치에 연결시긴 게 로봇이다. 이런 기술적인 측면들은 로봇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것들이다. 그 보다 중요한 것은 로봇의 얼굴과 특징을 어떻게 입히느냐일 터이다. 음식의 맛이 같은 식재료라도 양념이나 조리방법에 좌우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로봇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아무래도 사용자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컨셉트나 아이디어일 수밖에 없다. 하물며 사람을 닮는 게 지상의 목표인 로봇을 사람의 실생활과 무관하게 만든다면 누가 그런 물건에 시선을 줄 수 있을까. 시장은 지금까지 겉모습은 사람처럼 만들었지만 실질적으로 로봇 역할을 하지 못하는 '물건'들에 신물이 나 있었다. 로봇은 우리 실생활이나 경제활동에 밀접한 모습으로 다가올 때 그 존재감이 부각될 수 있다. 그 진입 속도도 IT와 가전, 자동차 등이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의 생각보다 반걸음씩만 앞서가면 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번 CES는 앞으로 어떤 로봇들이 시장에서 사랑 받을 수 있는가를 제시한 일종의 패러다임쇼였다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이들 제품이 앞으로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로봇계의 체질 변화도 가능해질 것이다. 성급한 바램이긴 하지만, 내년 CES는 올해보다 훨씬 많은 로봇들이 선을 보였으면 좋겠다. 서현진 본지 편집고문

서현진 기자  suh@irobot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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