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전 중국 로봇 산업에선 수입만 이뤄졌다. 수출은 없었다. 2007년 미국 자동차 기업 GM이 글로벌 이동 로봇 입찰을 진행, 중국 시아순(SIASUN)이 입찰에 참여하면서 세계 산업계가 중국 로봇 산업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때 미국, 일본, 독일, 스웨덴 등의 로봇 생산 기술은 이미 성숙해 있었다. 세계 곳곳의 기업들이 이들 로봇을 대거 채택하고 있었다. 시아순은 설립 7년 밖에 안된 이 분야의 '어린이'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시아순은 포기하지 않았다.

GM이 필요로 하는 주요 로봇 생산 제품의 특징을 분석한 시아순은 미국과 유럽이 환경 보호를 중시한다는 점에 착안해 완전히 새로운 친환경 이동 로봇을 개발했다. 얼마 지나지않아 시아순의 연구진은 비접촉 전력 공급, 스마트 내비게이션 등 신기술을 통해 이동 로봇 성능을 업그레이드했다. 최종적으로 성능과 가격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입찰에 성공했다. 수입에만 의존하던 중국 로봇의 수출 역사가 시작된 순간이다.

올해 5월 현재 시아순의 이동 로봇, 서비스 로봇은 미국, 프랑스, 캐나다, 한국, 러시아 등 세계 35개 국가로 팔려나가고 있다. 세계 곳곳에 8개의 연구개발 기관을 두고 있으며 한국, 싱가포르, 태국, 홍콩 등 국가에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시아순의 발전 역사는 중국 로봇의 세계화를 응축해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로봇 생산 기업의 글로벌화가 확산되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2011년에서 2014년 사이 중국의 산업용 로봇 수입 수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4년 50% 성장했다. 2015년 로봇 수입량은 30% 가까이 줄었다. 중국산 브랜드 로봇 수량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14년 중국의 로봇 수출량은 9738대 였으며 2018년 이 숫자는 2만9800대로 늘었다.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의 변화를 이끌어낸 시아순의 역할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시아순의 뒤를 따라 최근 몇 년 간 중국 로봇 기업들은 핵심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반도체 장비의 경우 컴퓨터, 디지털 가전, 통신 등 제품의 심장 역할을 하는 반도체를 만드는 진공 로봇 등을 전량 미국에서 수입했다. 미국은 여러 차례 이 장비에 대한 제재조치를 실시했다. 이에 대응해 시아순 연구진은 2년여 간의 노력끝에 중국산 진공 로봇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2006년 시아순이 개발한 진공 로봇은 중국 과기부의 검증을 통과했다. 이어 첫 모델 ‘rb01s-j’ 한(양)팔 평면 관절형 운반 진공 로봇을 내놓으면서 중국의 약점을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아순이 중국 자동화 기술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린 것이다.

중국 경제의 발전과 로봇 애플리케이션의 보급으로 중국은 연속 5년 글로벌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020년 점유율은 40%로 예상된다. 이에 세계 로봇 생산기업들이 중국 시장으로 진격하면서 중국 로봇 생산 기업이 도전에 직면한 상태다.

중국산 로봇은 아직 많은 약점을 갖고 있다. 산업용 로봇업체들은 컨트롤러, 서보 드라이버, 감속기 등 주요 부품을 해외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이 3대 부품은 로봇 원가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향후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인공지능 등 기술의 발전으로 로봇 2.0 시대로의 진입이 이뤄지면 하이엔드 영역에서 중국 로봇 생산 기업의 새로운 도전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제휴=중국로봇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