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블이 연결된 여성 모습의 로봇을 두고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사진은 문제가 된 일본인공지능학회지 '인공지능' 2014년 1월호 표지.

일본 인공지능학회(JSAI)가 때아닌 여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이 학회가 발행하는 학회지 '인공지능' 2014년 1월호 표지 일러스트가 여성을 차별하고 있다는 논란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야후재팬 등 일본의 주요 인터넷포털에서는 이 표지 내용이 "여성을 차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와 "차별 의도는 아니다 "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문제가 된 '인공지능' 1월호 표지에는 한 여성이 청소를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검은 머리 포니 테일 스타일의 이 여성은 한 손에는 빗자루를, 다른 한 손엔 책을 들고 있다. 문제는 이 여성의 뒤에 전원을 연결하는 케이블이 달려 있다는 것. 즉 이 표지 일러스트는 여성을 형상화한 로봇이라는 의미이다.

이에 대해 일본 네티즌들은 여성과 청소, 그리고 케이블이라는 이미지가 결합돼 여성을 멸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일본 인공지능학회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여성 차별 의도는 없었지만, 여성이 청소를 하고 있다는 인상(심지어 여성이 청소를 해야 한다는 해석의 여지)을 준 것에 대해서는 공공성이 높은 학술 단체로서의 배려가 부족했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표지 디자이너도 "여성 로봇 일러스트는 일상 생활에서 인공지능이 널리 퍼져 있는 느낌을 전달하기 위한 의인화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디자이너는 또 "표지 그림은 로봇이 책이나 빗자루처럼 지금까지 인간이 키워 온 문화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함께 공존하고 녹아 드는 기술이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인공지능학회는 새해부터 학회지의 제호를 ‘인공지능학회지'에서 '인공지능'으로 변경하면서 표지 디자인을 새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