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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산업계 위기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장길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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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3  12: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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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산업용 로봇업체들의 고속 성장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일본로봇공업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올해 1분기 매출 실적을 분석한 결과 산업용 로봇 수주액이 전년대비 28.7% 감소한 1560억엔(약 1조 6201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산업용 로봇업체들의 수주액은 2018년 1분기에 정점에 도달한 후 하강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도 전년대비 17.7% 감소했다.

일본로봇공업회가 회원사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라 일본 로봇산업계의 전체 실적은 아니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하강 속도가 매우 빠르다. 몰려오는 주문량을 제때 소화하지 못해 국내외에서 공장 증설에 앞다퉈 나선 게 1~2년전 얘기인데 순식간에 분위기가 돌변했다.

일본 산업용 로봇기업들의 국내 출하액이 4.3%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 변수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본로봇공업회는 중국의 경제 침체와 미ㆍ중 무역 마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중국 현지에 진출한 일본 로봇기업들은 지난해 영업 실적이 전년대비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무섭게 성장하던 중국 로봇시장의 혜택을 톡톡히 누렸던 일본 로봇기업들이 중국 로봇 시장의 침체 여파로 동반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본 로봇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기술력에다 불황에 대한 내성도 강해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 근간이 훼손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중국의 로봇 산업계도 분위기가 썩 좋지 못하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올해 1~2월 중국 산업용 로봇 생산량 증가율이 처음으로 감소했다. 2018년 하반기부터 성장세가 둔화된 이후 생산량이 전년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게다가 최근 중국 로봇산업계는 큰 성장통을 겪고 있다. 컨트롤러, 감속기 등 로봇 핵심 부품의 국산화에도 불구하고 로봇산업의 전반적인 기술 경쟁력은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 크게 미치지못하고 있다. 중국산 로봇기업보다 글로벌 로봇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에서 이 같은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중국 정부의 로봇산업 육성책에 힘입어 가파르게 성장했던 중국 로봇 기업들이 미국과의 무역 분쟁 등 여러 요인의 여파로 타격을 받으면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소비자 시장을 바탕으로 물류 로봇 등 신규 로봇 분야를 중심으로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독자적인 시장 창출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게 중국 로봇산업계에 버팀목이 되고 있다.

글로벌 로봇산업계의 위기가 산업용 로봇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지보(Jibo), 독일의 메이필드 로보틱스, 일본의 세븐드리머즈, 미국의 안키(Anki) 등 가정용 로봇업체들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가정용 로봇 시장이 좀처럼 뿌리를 내리지못하고 있다. 아직 소비자들의 기대를 산업계가 충족하지못하고 있기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내 로봇산업계의 실정은 어떨까. 로봇신문이 코스닥에 상장된 20개 로봇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이 전년대비 7.42% 성장한 2조 4101억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크게 증가했다. 얼핏보면 별 문제 없어 보인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12%나 감소했다. 로봇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코스닥 전체 상장사의 평균 영업 이익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이 평균 수준을 밑돌고,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는 것은 로봇 기업들이 본연의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경쟁력 약화를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이다.

국내 로봇산업계는 최근 1~2년새 구조적인 변화기를 맞고 있다. 중견 및 영세 기업 위주의 산업 생태계에 두산로보틱스, LG전자, 삼성전자 등이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M&A와 투자 유치도 예년에 비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로봇산업이 향후 우리 경제를 주도할 핵심 산업이 될 것이란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현 시점에서 걱정스러운 것은 로봇산업을 둘러싸고 있는 산업 생태계가 내실있게 짜여져 있지 않고, 기업들의 기초 체력 역시 튼튼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로봇산업 생태계를 보다 풍요롭게 만들고 개별 기업들의 기초체력을 높이는 일이 시급해보인다. 장기 불황에 대한 내성도 키워야한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의 육성 차원에서 로봇산업을 키우고, 관련 규제를 풀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로봇산업계는 별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총론에선 온갖 듣기 좋은 얘기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술술 풀리는 게 별로 없다. 게다가 로봇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적인 낙수 효과가 로봇산업계 전반에 확산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나마 대기업은 어려운 상황을 막대한 자본력과 연구개발 능력으로 돌파할 수 있지만 중소 및 영세 로봇업체들은 선택지가 별로 없다.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고,불황에 대한 내성을 키워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불요불급하고,방만한 부분이 숨어 있는 것 아닌지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한다.이와 함께 경영의 선택과 집중, 생산성 제고, 연구개발 능력 향상, 핵심 인재 양성, 로봇업체간 상생 협력, 신시장 개척 등 다각적인 노력도 경주해야 한다. 그런 토대를 만들어야만 비로서 국내 로봇산업이 일본, 중국 등의 기업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일본과 중국의 로봇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국내 기업만 무풍지대에 남아 있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계속 기업'으로 생존하는 게 로봇기업들의 당면 과제인 현실에서 4차산업혁명 육성이라는 정부의 장밋빛 전망에만 기댈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로봇산업계가 독자적인 활로를 찾아야한다. 장길수 편집국장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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