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스턴아동병원 연구진이 동물의 몸안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로봇 카테터(catheter)를 개발하고 돼지를 대상으로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카테터는 체강(흉막강,복막강), 관상 기관(기관, 식도, 위, 장, 방광, 요관, 혈관) 등에 삽입하는 튜브 형태의 외과적 기구를 말한다. 연구팀은 몸안에서 스스로 위치를 파악해 자율적으로 이동하는 의료용 로봇 기술 개발은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언스 데일리’ 등 매체에 따르면 보스턴아동병원 소아과 심장 바이오엔지니어링팀의 피에르 듀퐁(Pierre Dupong) 박사팀은 동물의 몸안에서 스스로 수술 부위를 찾아갈 수 있는 자율주행형 로봇 카테터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연구 성과를 전문 저널인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게재했다.

기존의 의료 로봇들은 동물의 신체안에 들어가더라도 외부에서 의사들이 마그네틱 등 기술을 이용해 조이스틱으로 로봇의 이동 방향을 제어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이에 비해 이번에 개발된 로봇 카테터는 의사의 개입없이 몸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원하는 수술 부위로 스스로 이동할 수 있다.

▲ 심장내 로봇 카테터

피에르 듀퐁 박사팀은 심장 판막 주변 동맥에 출혈이 있는 돼지를 대상으로 로봇 카테터를 집어넣어 출혈을 막는 플러그를 삽입하는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로봇 카테터에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광터치 센서 기술을 채택했다. 광터치 센서는 인공지능과 이미지 프로세싱 알고리즘을 이용해 심장의 위치와 수술 부위를 스스로 찾아간다. 로봇 카테터가 수술 부위에 도착하면 수술팀이 통제권을 이어받아 출혈 부위에 플러그를 삽입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 로봇 카테터의 구조

연구팀은 사전에 심장의 해부학적인 구조와 내부 스캔 이미지를 바탕으로 심장에 관한 지도를 제작해 로봇 카테터에 학습시켰다. 또한 곤충이나 설치류들이 더듬이 또는 수염을 이용해 주변 환경에 관한 지도를 만드는 기법을 로봇 카테터에 적용하기도 했다.

이번에 돼지를 대상으로 실험이 성공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미래에는 심장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 카테터를 적용하는 길도 열릴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