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봇 산업계가 전환기를 맞아 성장통을 겪고 있다.

지난 18일 중국 우후(芜湖)시에서 열린 '2019 중국 로봇 산업 발전 포럼'에서 중국 로봇 산업이 양적 발전에서 질적 발전으로의 전환기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하이엔드 기술력을 요하는 로봇 산업으로의 변화에 발맞춘 기업의 준비 태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베이징항공우주대학 교수이자 로봇연구소 명예 소장인 왕톈먀오(王田苗)는 세계 산업용 로봇 생산량이 하락하고 있으며 마이너스 성장세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14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중국 산업용 로봇 생산량 누적 증가율이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2018년 하반기 성장세가 둔화된 이래 생산량이 2만41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 줄었다.

이에 대해 13차 5개년 국가중점연구개발계획 '스마트 로봇 중점 특별 프로젝트' 논증 전문가팀 팀장인 자오졔(赵杰)는 "중국 로봇 산업이 지나치게 가격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과거 생산량 증가세는 빨랐지만 진정한 하이엔드 로봇 생산품은 매우 적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해외 브랜드와 정면으로 경쟁하려면 가격 수단은 좋은 경쟁 수단이 될 수 없으며 경제 법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올해가 로봇 산업의 핵심적 한해가 될 것이라며 '중국 로봇의 전환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허상'에서 '실재'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에서 올해 사이에 자본의 투자가 연구실에서 현장으로, 즉 '실재하는' 로봇 영역으로 방향 전환을 했다는 의미다. 예컨대 상하이 자카로봇(JAKA, 节卡机器人)은 지난해와 올해 초 6000만 위안 규모의 시리즈A+ 투자와 시리즈B 투자를 받아 '양적' 발전에서 '질적' 발전으로의 변신을 도모했다.

최근 몇 년간 로봇 산업이 대단위 구조조정을 겪고 많은 기업의 도태도 지켜봤지만 핵심 기술을 가진 기업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앞서 몇 년간 양적 발전을 도모해온 로봇 기업이 올해부터 질적 발전을 추구하면서 핵심 기술에 공력을 쏟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어 '범용'에서 '전문용'으로의 전환도 일어난다고 봤다. 자오 팀장은 "최근 갈수록 더 많은 기업이 세분화된 영역에서 시장 개척을 시도하고 있다"며 달라진 추이를 전했다.

비록 올해 거시 경제 환경의 비관적 전망이 대세를 이루지만 자오 팀장은 최소 향후 10년에서 15년 간은 스마트 로봇이 중국과 세계에서 장기적으로 강한 수요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다만 로봇 산업의 전환기가 도래하고 자본 투자의 방향이 변화한다는 점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로봇망의 왕셰(王雪) 이사는 "로봇 산업이 이성적 발전 단계에 진입했다"며 "자본은 이미 갈수록 이성을 찾아가고 있으며 기술의 축적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정보기술 혁신 기업의 상장 통로로서 '과창반(科创板)'도 언급됐다. 지난 3월 22일 9개의 과창반 기업이 발표된 된 이래 4월 12일 기준 이미 72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중 로봇 자동화 관련 기업은 6개이며 자동화 시스템 기업은 5개다.

과창반 승인을 처음 받은 그룹 중 BR로봇(BR-ROBOT)의 공동 창업자인 류타오(刘涛)는 "과창반은 산업 통합에 유리한 체계로서 국산 로봇의 돌파구가 응용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일까지 열린 중국 로봇 산업 발전 포럼에는 40여 명의 산업계 전문가와 기업 대표, 투자 전문가, 정책 전문가 등이 시장의 변화와 로봇 산업 발전 로드맵에 대한 강연을 펼쳤다. 또 400개 이상의 산업용 로봇 및 서비스 로봇 기업, 부품 기업, 투자 기업, 대학 등도 참여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산업용 로봇, 스마트공장, 서비스 로봇 등 주제 강연 포럼도 열렸으며 한국로봇산업협회, 인도네시아자동화협회 등 중국내외 산업 조직 역시 교류에 참여했다. 이 행사는 중국 로봇 산업 최고 영예의 상으로 꼽히는 차페크상 시상식과 함께 개최됐다.(제휴=중국로봇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