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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를 걷고 벽을 기어오르는 법동물 운동과 로봇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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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4  22: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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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에서 암시하듯 곤충이 물 위를 어떻게 걷는가 하는 탐구로부터 시작한다. 소금쟁이의 빠른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고속 카메라 사용법을 먼저 배운다. 유체의 표면이 표면적을 최소화하는 경향인 표면장력을 소개하고, 방수 역할을 해주는 소금쟁이 다리털에 빼곡한 코팅을 검토하면서 표면 질감 개념을 알려준다. 물론 이 곤충을 알아가면서 로봇 소금쟁이를 제작한 재능 있는 기계공학자도 만난다. 1장(물 위를 걷기)은 동물 운동에 대한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해 개념 증명(proof-of-concept: 기존 시장에 없던 신기술을 도입하기 전에 이를 검증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 즉 물 위를 걸을 수 있는 장치의 구축으로 끝난다는 점에서 이 책의 나머지 내용을 위한 기초를 닦는다. 아울러 동물 운동 분야가 생물학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얼마나 환영받는지를 보여준다.

2장(모래 밑 헤엄치기)은 뱀의 운동을 연구한다. 여기서는 단단한 표면이 어떻게 놀라운 방식으로 상호 작용을 하는지 알게 된다. 뱀이 카펫과 그 밖에 균일해 보이는 표면 위를 아무 힘도 들이지 않고 스르르 기어갈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 바로 이 마찰 상호 작용이다. 어떤 동물은 모래와 땅 속을 마치 물속을 헤엄치듯 헤치고 나아갈 수 있다. 땅속 이동은 물 위를 걷는 것만큼이나 멋져 보인다. 우리가 땅에 겨우 60∼90센티미터 깊이의 구멍을 파려 해도 몇 시간이 걸리지만, 긴 유선형의 몸을 가진 동물들은 모래 속을 쉽게 파고 들어갈 수 있다. 한편 땅속 동물들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또 다른 도구인 엑스선 고속 촬영 비디오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2장의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특정 체형이 특정 매질 속을 움직이는 데 적합하다는 최적성(optimality) 개념이다. 이 유선형의 체형은 모래와 진흙 속 이동을 가능하게 만든다.

3장(날뱀의 모양)에서는 최적성을 좀더 심도 있게 파고들어 어떤 원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데 최상인 특정 체형을 가진 세 동물에 대해 논한다. 물론 진화의 과정은 목표 지향적이지 않고, 동물에게는 전역 최적점(global optimum)이라고도 일컫는, 완벽함을 성취하지 못하게 만드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그러나 제시된 사례들을 통해 동물이 자신에게 돌려진 패를 다루는 데 능숙하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동물의 전반적 형태를 들여다봤다면, 4장(속눈썹과 상어 가죽)에서는 다시 줌인(zoom-in)해서 작은 것들의 세계로 들어간다. 우리는 큰 사물의 작은 부분을 들여다보는 데 익숙하지 않다. 이를테면 우리는 자동차의 모양은 알아볼 수 있지만, 그 표면에 확대경을 갖다 대지는 않는다. 자연이 건축 세계와 차별화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동물은 개별 세포의 번식으로 성장하고, 개별 세포는 동물의 전반적 형태뿐 아니라 표면의 복잡한 패턴도 만들어낸다. 상어가 표피에 미세한 비늘을 기르는 것도, 인간이 눈을 보호하기 위해 속눈썹을 기르는 것도 다 성장이다. 여기서는 이 미세 구조물 각각의 유체역학적 특성에 대해 언급한다.

동물 운동의 원동력 중 하나는 다른 활동을 위해 에너지를 절약하려면 가능한 한 최고의 연비로 움직여야 한다는 필요성이다. 반면 탈출 전략에는 다른 필요성이 있다. 바로 소금쟁이가 도망갈 때의 급속한 다리 놀림이나 물고기가 놀랐을 때 몸이 채찍처럼 C자형으로 움츠러드는 반응(C-start)에서와 같이 속도다. 단거리 경주처럼 이런 몸동작은 유체 운동을 급속히 열로 전환하는 높은 가속도를 수반한다. 그럼에도 경제성은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어느 동물에게나 중요하다.

5장(죽은 물고기의 유영)에서는 에너지를 아주 적게 쓰면서 움직일 수 있는 동물을 다룬다. 더불어 동물들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주된 방법인 에너지 전달(energy transfer) 개념을 소개한다. 우리도 걸을 때 똑같이 한다. 우리의 다리는 에너지를 중력 에너지에서 운동 에너지로 전달하는 진자처럼 작동한다. 연이 바람에 밀려 움직이는 방식과 비슷하게 물고기는 주위의 에너지를 거둬들임으로써 이 개념을 한계까지 밀어붙인다.

이제까지 장애물 등 환경의 불리한 조건과 동물들 사이의 상호 작용은 고려하지 않았다. 우리의 건축 세계는 교통을 용이하게 하려고 우리를 둘러싼 많은 장애물을 제거한다. 가령 고속도로는 최대한 매끄럽고 직선이 되도록 설계한다. 그에 비해 벌들이 꽃가루를 모으기 위해 들판 위를 날 때는 수천 개의 식물 줄기가 둘러싸고, 각각의 줄기는 바람에 나부낀다. 벌은 믿기 어려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꽃가루를 찾으러 가는 도중 그냥 줄기들과 계속 부딪힌다. 벌의 날개는 용수철처럼 탄성 에너지를 저장하는 특별한 충격 흡수 구조를 갖고 있어 부러지지 않고 굽혀진다.

또한 6장(빗속을 날기)에서는 모기가 어떻게 폭우에도 살아남는지 같은, 곤충의 그 밖의 사고 예방 전략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적응에 초점을 맞췄지만, 7장(머리보다 힘)에서는 내부에 감춰진 적응으로 옮겨간다. 바로 신경계다. 신경계는 특히 곤충의 비행에서 시험대에 오르는데, 이 경우 매우 힘든 과제 중 하나는 움직이지 않는 것, 즉 제자리 비행이다. 초파리의 제자리 비행은 녀석의 몸이 원래 불안정하기 때문에 어렵다. 초파리는 종잇장처럼 곧바로 떨어지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하강할 때 스스로 발생시키는 기류의 영향을 받는다. 신경계는 제자리 비행과 기타 유형의 운동을 자동 제어하기 위해 몸과 협응한다. 마치 정속 주행 장치(cruise control)로 운전하듯 자동화는 동물부터의 투입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면서 동물의 운동을 반복적이고 왕성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개별 동물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고찰했다. 이런 접근법은 단독 생활을 하는 동물에게는 충분하지만, 상당수 동물이 집단으로 살아간다. 이것이 8장(개미는 유체 또는 고체?)의 주제다. 찌르레기 무리, 늑대 떼, 개미 군단은 전부 협동하는 동물 집단의 사례다. 협동은 동물의 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혁신이다. 협동은 너무나 이롭기 때문에 어떤 동물에게서 일단 생기고 나면 계속 유지된다. 따라서 불개미의 협동과 집단 로봇 1000대의 협동 공학에 대해 논의한다.

책은 동물 운동의 미래에 관한 생각으로 마무리한다. 우리는 동물 운동 연구 내부와 인접 분야 양쪽에서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흥미진진한 지점에 서 있다. 지금은 몸과 뼈의 위치를 모두 담아내는 3차원 기술로 동물을 포착할 수 있다. 첨단 기술은 로봇이 실물과 똑같은 방식으로, 그리고 동물과 비슷한 크기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 미세 가공은 곤충 크기의 날아다니는 로봇이 가능하도록 했다. 뱀 같은 로봇은 수색 구조 작전에 활용되고 있다. 생체 혼성물(biohybrid)이라는 신종 로봇은 진짜 쥐의 근육 조직으로 이뤄져 있지만 쥐가오리처럼 쥐와 다른 모양으로 자란다. 이런 흥미진진한 발전이 이뤄지는 가운데 발견에 참여하고, 다른 사람들이 동물 운동 연구라는 분야를 더 잘 알고 제대로 인식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몇 가지 간단한 일을 거론한다.

"물 위를 걷고 벽을 기어오르는 법 - 동물 운동과 로봇의 미래 "
데이비드 L. 후 지음 | 조미현 옮김 | 304쪽 | 18,500원
에코리브르 펴냄

조규남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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