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온타리오에 위치한 상업용 청소 로봇 전문업체 ‘애비드봇(Avidbots)’이 최근 실시한 시리즈 B펀딩에서 트루벤처스(True Ventures), GGV캐피털 등으로부터 236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자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서 애비드봇은 창립후 총 3600만 달러의 자금을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수혈받았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애비드봇은 공항, 쇼핑몰, 물류창고, 제조공장 등의 바닥을 청소해주는 자율 주행 로봇 ‘네오(Neo)’를 개발, 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로봇 스타트업이다.

네오는 전용 소프트웨어와 3D센서, 카메라 등을 탑재한 청소 로봇으로, 최초 사용시 시설물 내부의 매핑 프로세스를 완료하면 이후부터는 스스로 청소구역을 이동하면서 바닥면을 깔끔하게 청소해준다. 와이파이와 4G통신을 지원하기 때문에 새로운 기능을 소프트웨어 자동 업그레이드를 통해 추가할 수 있다. 로봇의 판매 가격은 5만 달러이며 월 500달러에 임대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재 애비드봇은 싱가포르 창이공항, 파리 샤를르 드골 공항, 토론토 이튼 쇼핑센터 등에 청소 로봇을 공급하고 있다.

경제 전문 매체인 ‘포브스’는 지난해 이 회사 매출액이 3백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현재 기업 가치가 7천500만 달러에 달하고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보도했다. 점점 상승하는 인건비 부담으로 청소 인력을 고용하는 게 쉽지 않은데다 이직률도 높아 상업용 청소 로봇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상업용 청소 시장의 전세계 매출 규모는 현재 5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시장을 놓고 독일 카처(2018년 매출 28억 달러), 덴마크의 닐피스크(12억 달러), 미국 테넌트(11억 달러) 등 거대 기업들이 경합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이 공급하고 있는 청소 장비는 사람 탑승형 제품이다. 이에 비해 애비드봇이 개발한 네오는 사람이 탑승할 필요가 없는 청소 로봇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 애비드봇은 오는 2023년까지 상업용 청소 시장의 3분의 1이 청소 로봇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천만 달러로 잡고 있다.

애비드봇은 파키스탄 출신인 파이잔 쉐이크(Faizan Sheikh)와 에쿠아도르 출신인 파블로 몰리나(Pablo Molina)가 5년전 공동 창업했다. 이들은 지난 2006년 캐나다 명문대학인 워터루대학에서 로봇을 전공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학창시절을 같이 보내면서 로봇과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었다.

두 사람은 로봇 기업을 창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맏아들인 쉐이크는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오타와에 있는 ‘브릿지워터 시스템즈(Bridgewater Systems)’라는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다. 몰리나 역시 오타와로 이동해 캐나다 우주개발기구의 자금을 지원받아 추진되고있는 달 로버(rover)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어 오타와 칼튼대학 대학원 과정에 등록했다. 그러던 어느날 몰리나는 파이잔 쉐이크가 찾아오자 로봇 사업을 할 때가 됐다며 로봇 기업 창업을 제안했다.

몰리나가 처음으로 제안한 로봇 사업은 제설 로봇이었다. 하지만 눈을 치우는 로봇은 계절을 많이 타는 분야라는 점을 깨닫고 연중 아무 때나 사업이 가능한 실내 청소 로봇으로 눈을 돌렸다.

2014년 1월 드디어 두 사람은 창업을 결심했다. 쉐이크는 회사에 사표를 냈고 몰리나는 대학원을 휴학했다. 이어 하드웨어 창업 분야에서 유명한 ‘핵스 액셀러레이터(Hax Accelerator)’ 프로그램에 참여해 중국 선전으로 갔다. 하지만 중국어를 하지 못해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선전에 있는 광활한 전자산업 생태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 같은 어려움을 딛고 공동 창업자는 중국에서 청소 로봇 시제품 제작에 착수했다. 최초의 시도는 ‘스위피(Sweepy)’라는 제품이다. ‘배틀키트(BattleKit)’라는 기존 모터를 탑재한 노란색 기계다. 이어 두번째 상품인 ‘스크러비(Scrubby)’라는 청소 로봇이 나왔다. 하지만 이 제품도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라기 보다는 기존의 기계에 센서를 조합한 수준이었다.

미국으로 돌아온 2명의 창업자는 투자 회사인 ‘트루 벤처스’의 로힛 샤르마(Rohit Sharma)로부터 따금한 충고를 들어야만 했다. 현재까지의 접근이 잘못됐으며 처음부터 다시 로봇을 만들어야한다는 충고를 받은 것.

결국 창업자들은 로봇 개발 전략을 바꿔 새로운 로봇 개발에 새롭게 착수했다. 제품 디자인을 변경하고 배터리 용량을 기존의 45분에서 4시간으로 늘렸다. 또 더러운 물과 깨끗한 물을 따로 보관할 수 있는 32갤론 짜리 탱크를 따로 만들고 로봇의 경로를 설정하고 바닥 레이아웃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채택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네오’다.

애비드봇은 네오를 개발하기까지 총 9개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했다. 온타리오에 있는 모호크대학(Mohawk College)대학에서 실시한 2주간의 테스트에서 6번째 시제품이 겨우 성공적으로 기능을 수행했다. 이를 계기로 싱가포르 협력업체를 통해 KK여성·아동병원에 네오를 설치해 운영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창업자들은 전문 전시회에 청소 로봇을 출품, 인지도를 높여갔다. 현재 애비드봇의 청소 로봇은 14개국에 설치 운영되고 있다.

애비드봇의 투자사인 GGV 캐피털의 매니징 파트너인 ‘제니 리(Jenny Lee)’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애비드봇이 월 100대 이상 판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 로봇에 대한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봤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가는 시간당 최저 임금을 15달러까지 올리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처럼 인건비가 상승하면 청소 로봇을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비드봇의 청소 로봇 가격이 5만 달러에 달하지만 인건비 상승 속도를 감안하면 1~2년안에 로봇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애비드봇측은 보고 있다. 애비드봇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상업용 청소 로봇 시장에서 어느 만큼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지 앞으로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