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미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 보내는 화성 탐사 로버(Rover) ‘마스 로버 2020(Mars 2020)’에는 무게 1.8kg 이하의 소형 헬리콥터가 탑재될 예정이다. 일종의 드론이다. 이 헬리콥터는 기술시험기(Technology Demonstrator)로, 지구보다 대기의 밀도와 중력이 낮은 화성에서 비행을 시도할 계획이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지난 1월 화성에 보낼 헬리콥터의 비행 모델을 이용해 비행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JPL 로봇 과학자들은 화성과 유사한 대기 환경에서 비행 테스트를 하기 위해 너비 7.62m의 진공 챔버로 이뤄진 우주 시뮬레이터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화성은 대기권의 밀도가 지구의 1%에 불과하고 중력도 3분의 2 정도 낮다. 기온은 영하 90도까지 떨어진다. 지구상에서는 고도 10만 피트 이상 올라가야만 화성과 유사한 대기환경을 만날 수 있는데 헬리콥터 테스트를 위해 지상에 시뮬레이터를 만든 것이다.

화성과 같은 대기 환경과 중력을 구현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우주 시뮬레이터에서 질소, 산소 등 기체를 빼고 대신 화성의 대기 주요 성분인 이산화탄소를 주입했다. 또 중력을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중력 제거 시스템(gravity offload system)을 헬리콥터 상단에 부착했다. 헬리콥터 상단에 있는 케이블이 이 역할을 한다.

연구팀이 테스트 비행을 통해 중력제거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한 결과 5cm의 호버링 비행을 완벽하게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초의 시험 비행에선 굳이 높은 상공을 올라갈 필요가 없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시험 비행에서 연구팀은 화성과 같은 대기 환경에서 헬리콥터가 자율비행할 수 있는 데이터 값을 취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비행 시간은 1분 정도다. 이를 통해 탄소섬유,알루미늄,구리, 포일 등 1500개에 달하는 조각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검증했다.

헬리콥터는 오는 2020년 7월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캐너버럴 공군기지에서 ‘마스 2020 로버’와 함께 아틀라스 V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화성에는 2021년 2월 도착한다. 헬리콥터는 ‘마스 2020 로버’의 이착륙장치에 실리며 화성 도착 후 몇 개월내 실제 비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JPL은 헬리콥터가 화성이라는 극한 환경에서 버텨내고 실제 비행을 할 수 있을지 테스트하게 된다. 90초 정도 자율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실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앞으로 지구에서 처럼 화성에서도 헬리콥터가 비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