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그동안 중단됐던 로봇 사업을 ‘재부팅(rebooting)’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구글은 로봇 사업을 총괄했던 앤디 루빈 부사장이 섹스 스캔들로 지난 2014년 회사를 그만둔 후 로봇 사업을 사실상 중단했었다. 보행 로봇 전문업체인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소프트뱅크에 매각했고 매각에 실패한 샤프트의 사업을 정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즈는 구글이 ‘로보틱스 앳 구글(Robotics at Google)’이라는 이름으로 로봇 사업의 재부팅 또는 재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구글이 로봇 분야 전문 인력 충원에 나섰다고 보도한 바 있어 구글의 로봇 사업 재부팅은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현재 ‘구글 브레인‘ 사업을 이끌고 있는 수석과학자인 빈센트 밴후케(Vincent Vanhoucke)가 중심이 되어 앤디 루빈 휘하에 있던 엔지니어들과 연구원들을 포함해 전문 인력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로봇 하드웨어 보다는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주축의 로봇 개발 및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

빈센트 밴후케는 프랑스 출신의 인공지능 전문 과학자로 구글 인공지능 연구 부문인 ‘구글 브레인’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 그의 팀은 마운틴뷰의 구글 메인 캠퍼스로 연구소를 이전했다.

구글은 실제 하드웨어 로봇을 만들기보다는 로봇들이 스스로 새로운 기능을 배울수 있는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온갖 형태의 물건이 담겨져 있는 박스에서 특정 물건을 픽킹할 수 있는 로봇, 장애물이 가득 차 있는 물류 시설에서 장애물을 피하면서 이동하는 로봇 기술 등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로봇 하드웨어는 다른 업체들의 것을 활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의 눈길을 확 끄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기보다는 새로운 기능을 학습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 소프트웨어나 머신러닝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방향으로 로봇 사업의 전략을 수정했다. 특히 머신러닝이 제조, 물류자동화, 이동 등 많은 부분에 활용되는 로봇을 훈련하는 데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구글은 UC버클리, 오픈AI 등의 유사 연구도 참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즈는 구글이 현재 마운틴뷰의 새로운 연구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머신러닝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우선 로봇팔이 탁구공, 목재 블록, 플라스틱 바나나 등으로 가득찬 상자에서 특정 물건을 잡는 기술을 연마하고 있는 모습을 소개했다. 이 로봇 팔은 2개의 손가락으로 플라스틱 바나나를 집어 올린 후 몇피트 떨어져 있는 박스 통에 튕겨 넣을 수 있다. 로봇 팔은 이 동작을 수행하기 위해 숱한 시행착오를 겪은 후 새로운 기능을 스스로 습득했다. 현재 로봇 팔은 85%의 정확도로 픽킹한 물건을 조금 떨어진 박스에 집어 넣을 수 있다. 이 연구에 사용되고 있는 로봇은 유니버설 로봇의 협동 로봇이다.

연구소의 또 다른 곳에선 로봇 핸드를 이용해 물체를 조작하는 법을 훈련시키고 있다. 물체를 밀거나 당기고, 회전시키는 등 다양한 동작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 로봇 핸드는 3개의 손가락을 갖고 있는데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해 도구나 다른 장비의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또 다른 곳에선 물류 로봇 전문업체인 ‘페치 로보틱스’의 물류 로봇을 활용해 장애물을 인식하고 회피하는 기술을 훈련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구글이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중심의 로봇 연구로 방향을 바꾸면서 구글과 다른 로봇 하드웨어 업체들간 제휴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