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특정한 물체를 잡기 위해선 아주 짧은 시간에 물체의 성질과 위치 등을 인식하고 가장 안전하게, 그리고 물체가 손에서 빠지지 않도록 잡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알아낸다. 우리의 뇌가 순식간에 물체를 잡는 방법을 깨닫는다. 사람의 손은 단순히 물체를 잡는 것이 아니라 물체를 돌리고, 누르고, 타이핑하는 등 다양한 동작을 능숙하게 수행한다. 이런 모든 행동이 두뇌에서 순식간에 손에 명령을 내리기 때문에 가능하다.

독일 훼스토(Festo)는 사람처럼 물체를 부드럽게 다룰 수 있고 물체를 잡기 전에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물체를 다루는 법을 학습할 수 있는 바이오닉 로봇 핸드를 개발했다. 마치 사람이 물체를 다루기전에 머릿속에서 다양한 방법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처럼 바이오닉 로봇 핸드는 디지털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가상의 핸드를 통해 학습하고 실제 로봇 핸드에 학습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

훼스토가 개발한 ‘바이오닉 소프트 핸드(Bionic Soft Hand)’는 외골격 형태의 딱딱한 금속 구조물이 아니라 탄력성 있는 소재와 부풀려지는 벨로우(bellow) 구조를 갖고 있다. 인간의 근육과 힘줄 시스템과 유사한 구조를 만든 것이다. 이같은 구조를 만들기 위해 훼스토는 탄력성 소재와 공기압 방식을 채택해 부드러운 손동작이 가능하도록 했다.

▲ 바이오닉 소프트핸드에는 각종 센서와 보드들이 탑재되어 있다.

바이오닉 소프트 핸드는 강화학습 방식의 인공지능 기술을 채택했다. 소프트 핸드에 최종적으로 수행해야하는 작업 내용을 제시하면 수많은 시행 착오를 통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동작을 찾아낸다. 꼭 수행해야하는 동작은 디지털 트윈의 도움을 받아 가상 환경에서 학습된다. 디지털 트윈은 심도 카메라 데이터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진다.

디지털 트윈들을 통해 구축되는 시뮬레이션 모델은 학습 속도를 가속화시킨다. 대량의 병렬 학습과정을 통해 모든 가상의 핸드들이 학습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상에서 성공한 학습 내용들은 모두 바이오닉 소프트 핸드에 그대로 전달된다.

훼스토는 이번에 개발한 ‘바이오닉 소프트 핸드’ 기술을 인간과 로봇간 협력 작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