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메트로는 대학 강사와 학생들이 2년에 걸쳐 만든 로봇이 영국 TV드라마 '에머데일(Emmerdale)'을 13회분이나 시청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로비 더 로봇(Robbie the Robot)’이라는 이름의 로봇이 TV드라마를 시청한 이유는 뭘까. 인간의 다양한 표정과 바디랭귀지를 인식하는데 도움을 얻기 위해서다. 로비는 이미 공격이나 우울증의 징후를 발견함으로써 큰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앞으로 로비가 치매의 일반적인 증상을 인식해 지역보건의(GP)나 의료 종사자에게 경고를 하고 간병인을 도울 수 있다는 의미다.

로봇 설계자인 아르덴두 베헤라(Ardhendu Behera)는 랭커셔 옴스커크(Ormskirk) 소재 엣지힐 대학(Edge Hill University)의 컴퓨터 과학 강사로 2017년에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80명의 인간의 행동과 감정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학생 3명과 함께 이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아르덴두는 “현재 세계적으로 치매에 걸린 사람들은 4680만명이며 오는 2050년이면 1억 1540만명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그들의 우울증과 공격적인 행동은 종종 함께 사는 사람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혼란스럽고 힘든 상황을 만든다”고 말한다.

현재 치매를 감시하고 관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노동집약적이고 시간이 많이 걸리며 치료의 관점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직접적인 관찰에 의한 것이다. 아니면 착용식 바이오 센싱 장치들이 있다. 그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노령화 인구에 대한 지원 및 동반자 같은 도구를 찾고 있었다. 이 아이디어는 이 사람들이 혼자 있을 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고 설명한다.

최초 문제의식은 '치매 환자를 돕는 간병인들을 도울 수 있는 기술을 왜 개발할 수 없는가' 였다고 한다. 모니터링과 인식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로비는 공격적이고, 우울하고, 행복하고, 중립적인 네 가지 행동을 인식하는 시각 기반의 최초 로봇이라는 것이 아르덴두의 설명이다. 로비는 곤경에 처한 치매환자를 진정시키기 위해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 또 전반적인 환자의 건강 상태를 추적해 고통스러운 상황에 미리 대비하기도 한다.

3학년 학생인 재커리 와튼(Zachary Wharton)은 “목표는 로비나 유사한 로봇들이 그 사람이 언제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는지에 대한 단서를 찾고 그들의 주의를 분산시켜 진정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음악을 연주하거나 비디오를 보여주고 그들과 대화하는 것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로봇의 잠재적인 이용 가능성은 크다. 로봇은 친구와 가족을 위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일상을 다룰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에 개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