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방위종합연구계획국(DARPA)이 주관하는 사상 최대의 로봇 경진대회 'DARPA 로보틱스 챌린지' 최종예선(DRC Trials 2013)이 20일(현지시간)부터 이틀동안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자동차 경기장 홈스테드 마이애미 스피드웨이에서 개막된다.

DRC는 극한상황이나 재난 발생시 인간을 대신하여 로봇이 구조활동을 벌이는 것을 상정한 재난로봇경진대회로서 후쿠시마 원전사태를 계기로 기획됐다. 상금 규모 뿐 아니라, 로봇기술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실질적인 이벤트라는 점에서 세계적인 관심을 모아왔다.

DARPA가 직접 기획한 이 행사는 지난 봄 서류심사에 이어 지난 6월 1차 예선(Critical Design Review)를 거친 17개팀이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최종 예선을 통과한 8개팀은 내년 12월에 결선 대회(DRC Finals)에 나가게 된다. 총상금 규모는 800만 달러이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트랙A 우승팀에게는 200만 달러가 주어진다.

이번 최종 예선은 미국 한국 일본 홍콩 독일 등 5개국 16개팀이 트랙A에서 트랙D등 4개 그룹으로 나누어 트랙별로 경합을 벌인다. 당초 1차예선을 통과한 17개팀이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개막 하루전인 19일(현지시간) 중국계인 트랙 D의 팀인텔리전트 파이오니아가 출전을 포기하면서 16개팀이 됐다.

누가 참가하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독자적인 플랫폼으로 참가하는 트랙 A그룹은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제트추진연구소(JPL)와 존슨우주센터(JSC)가 각각 구성한 로보시미언(팀)과 팀 발키리를 비롯 도쿄대 JSK연구소 출신이 주축이 된 섀프트(팀), 미 드렉셀대가 주축인 DRC-휴보(팀), 미 버지니아공과대학이 주축인 팀 토르, 미 카네기멜런대 로봇공학센터(NREC)가 주축인 타탄 레스큐(팀) 등 6개팀이다.

▲ DARPA 로보틱스 챌린지 최종예선에 참가하는 트랙 A그룹 6개팀 현황

이 가운데 DRC-휴보(팀)의 하드웨어는 한국의 오준호 교수(KAIST)가 개발한 'DRC휴보'이다. 또 팀 토르의 플랫폼은 한국계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교수(버지니아 공과대)와 한국의 로봇기업 로보티즈가 공동 설계한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데니스 홍교수는 팀 토르의 팀장이기도 하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군사용 로봇 '애틀러스'를 공통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트랙B에는 전용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팀들이, 트랙C에는 기존 오픈 소스를 사용하는 팀들이 각각 속했다. 미국에서 IHMC로보틱스(팀), MIT(팀), 팀 TRAC랩, 팀 트루퍼, WRECS(팀) 등 5팀을 비롯 홍콩의 HKU(팀)와 독일의 ViGIR(팀) 등 모두 7팀이 참가한다.

독자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이지만 DARPA의 재정적 지원 없이 참가하는 트랙에는 한국의 팀KAIST와 미국의 키론(팀), 팀모저버튼 등 3팀이 참가한다. 트랙D는 일종의 비경쟁 그룹이다.

DRC 최종예선에 팀 KAIST의 일원으로 참가하는 오준호 교수는 "트랙 A그룹의 경우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로봇들이 모두 참가한다"며 "드렉셀대의 DRC-휴보가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경기는 어떻게 치러지나
경기는 DARPA가 제시한 8개 과제(Task)로 된 재난 구조상황을 제한된 시간내에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가 16개 팀은 '레드'와 '블루' 두 개 조로 나뉘어 8개의 과제들을 각각 수행하게 된다.

8개 과제는 차량 이동(Vehicle), 장애물 통과(Terrain), 사다리 오르기(Ladder), 잔해 치우기(Debris), 문 열고 통과하기(Door), 석고벽 자르기(Wall), 밸브 핸들잠그기(Valve), 호스 노즐 조작(Hose) 등이다. 경기에 참가한 로봇들은 이들 과제는 순서대로 진행하지는 않는다.

각 과제는 순서 없이 총 16개의 세트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과제마다 팀에게 주어진 시간은 준비시간 15분과 수행시간 30분 등 45분이다.

과제마다에는 3개의 미션이 주어지는데 하나를 성공할 때마다 1점씩을 획득한다. 또 단시간 내에 미션을 모두 성공하면 보너스 1점을 더 받게 된다. 이틀 동안 각 과제를 수행하며 얻은 점수를 합산해 트랙D의 3팀을 제외한 13개 팀 가운데 상위 8개 팀이 내년 12월에 진행될 결선(DRC Finals)에 진출한다.

▲ 로보시미언. NASA 제트추진연구소가 개발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형태가 아닌 점이 독특하다.

▲ 섀프트. 현존하는 최고의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HRP를 개발한 도쿄대 JSK연구소 출신 연구원들이 개발했다.

▲ DRC-휴보. KAIST의 DRC휴보를 플랫폼으로 사용한다.

▲ 토르-OP. 데니스 홍 교수의 버지니아 공과대학과 한국의 로보티즈가 공동설계했다.

▲ CHIMP. 카네기멜론대 로봇공학센터가 개발했다. 침팬지 모습이며 양팔 길이는 무려 305cm나 된다.

▲ 발키리. NASA 존슨우주센터가 개발했다. 발키리는 조만간 '로보노트5'라는 이름으로 국제우주정거장에 있는 '로보노트2'와 임무를 교대하게 된다.

▲ 애틀러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했으며 트랙B와 트랙C 참가팀들이 사용하는 공통 플랫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