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오 교수

생물인 박테리아와 무생물인 약물을 결합해 암을 진단ㆍ치료하는 의료용 나노로봇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박종오 교수팀이 이끄는 전남대 박테리오봇 융합 연구단이 고형암(대장암ㆍ유방암ㆍ위암ㆍ간암 등 고형장기에 발생하는 암)의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박테리오봇'(bacteriobot)을 개발, 동물실험을 통한 타당성을 입증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박테리오봇은 박테리아의 인식ㆍ운동ㆍ치료 성능과 약물 전달체의 치료 성능을 결합한 능동형 의료용 나노로봇으로 크기가 직경 3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다. 생물체인 박테리아와 약물이 들어 있는 마이크로 구조체 두 부분으로 이뤄졌다.

박테리오봇에서 유전자 조작으로 독성이 제거된 박테리아는 편모를 움직여 조직이나 혈액 속을 유영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박테리아는 이 과정에서 항암제 등 약물이 들어 있는 마이크로 구조체를 암이 있는 곳을 찾아가도록 설계됐다. 또 박테리오봇이 암에 도착하면 마이크로구조체가 터지면서 암 표면에 항암제가 뿌려진다. 박테리오봇의 이동 속도는 평균 초속 5㎛가량이다. 연구팀은 고형암에 걸린 쥐 실험에서 박테리오봇의 암 지향성과 암 조직 내 표적화(타기팅) 여부를 세계 최초로 밝혔다.

▲ 박테리오봇 개념도 (자료 미래창조과학부)

미래부 관계자는 "박테리오봇이 실용화되면 미세한 초기 암도 찾아가 항암제를 주입할 수 있게 된다"며 "암 진단과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 관계자는 또 박테리오봇을 활용한 암 치료제 개발은 물론 의료용 마이크로ㆍ나노로봇 개발에 필요한 원천기술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박종오교수팀은 이번에 개발한 기능성 박테리아균주, 능동형 약물전달체, 의료용 마이크로로봇 및 나노로봇 관련 기술을 특허 출원한데 이어 국제 PCT(다자간 특허협약) 출원과 미국ㆍ유럽ㆍ중국ㆍ일본 등 국제 특허 출원도 마쳤다.

한편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미래유망융합기술 파이어니어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