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는 모든 일본인들이 집 밖으로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많은 자동차를 팔았다. 이제 도요타는 로봇을 집안에 들여놓기를 원한다.“

블룸버그는 도요타가 가까운 미래에 공장을 넘어 일반 가정에 로봇을 보급해 잡일을 시키거나 노약자를 돕기를 원하고 있다며 도요타의 로봇 사업과 의미를 소개했다. 도요타는 290억 달러에 달하는 방대한 현금 보유고를 기반으로 인공지능과 로봇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 2004년 이후 다양한 로봇들을 시험해왔다. 2004년 도요타는 트럼펫을 부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발표했다. 인공 입술과 가슴, 움직이는 손가락을 갖고 있는 이 로봇은 실제 인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도 했다.

도요타의 로봇 연구는 이후 현실적인 접근법을 취했다. 최근 도요타가 발표한 안드로이드 로봇 ‘T-HR3’는 일종의 아바타 로봇이다. 웨어러블 장치와 고글을 착용한 후 로봇을 원격 제어할 수 있다. 고글을 통해 조작자는 로봇의 사각에서 주변을 본다. 이 로봇은 언젠가는 재난지역에서 일하는 구조대원이나 침대에 누워있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팔과 다리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2015년 도요타는 실리콘밸리에 AI에 특화된 연구법인인 도요타 리서치연구소(TRI)를 설립하고 '길 프렛'을 대표로 영입했다. 지난해 이 회사는 1억 달러의 펀드를 만들고 스타트업과 새로운 로봇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 TRI는 '파트너 로봇 사업부'를 개편해 의사결정을 보다 빨리 하고 개발 시간을 단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앞으로 도요타의 로봇 사업의 추진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도요타의 로봇 사업이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1년 도요타는 몸을 가누기 힘든 환자를 침대 밖으로 옮기거나 침대로 옮기는 일을 수행하는 로봇을 선보였다. 엔지니어들은 로봇을 개발하고 건강한 자원 봉사자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실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다루기위해선 보다 세심한 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이 로봇 개발은 보류됐다.

▲ 퍼스널 스쿠터

도요타는 세그웨이와 유사한 개인용 스쿠터도 발표했다. 하지만 제도적인 규제 때문에 길거리에서 이동하는 데 상당한 제한을 갖고 있다.

사실 가정에 로봇을 들여놓으려는 도요타의 야심은 쉽지 않은 과제다. 로봇을 공장이나 물류 창고 밖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MIT 출신이 설립한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지난 12년동안 4족 보행 로봇을 개발했지만 여전히 사업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해 소비자들은 가정용 로봇 구입에 21억 달러를 썼지만 대부분 청소 로봇과 잔디 깎는 로봇이다.

도요타는 노인 간병 수요가 가정내 로봇 시장의 상황을 변화시킬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050년이 되면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안되는 사람들이 지금 보다 두배 많은 노인들을 돌봐야한다. WHO 예측에 따르면 2050년에 세계 인구의 22%가 60세 이상이 된다. 가정용 로봇의 최대 수요처 중 하나가 바로 노인 케어 또는 간병 분야다. 도요타가 노리고 있는 시장이기도하다.

▲ HSR

도요타는 실험실에서 가장 빨리 거실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로봇 기술로 ‘인간지원로봇(HSR:Human Support Robot)’을 꼽고 있다. HSR은 바퀴 위에 로봇 팔을 갖추고 있으며 몸체 윗부분에 비디오 스크린을 갖추고 있다. 2개의 대형 카메라 눈도 있다. 로봇 팔로 1.2kg 정도의 물건을 집어 올릴 수 있다.

도요타는 인공지능 협력 업체인 프리퍼드 네트웍스(Preferred networks Inc.)와 제휴해 올해 가을 진전된 데모를 보여줬다. 이 로봇은 선반에 있는 물건(책, 펜 등)들의 위치를 기억하고 어지럽게 놓여 있어도 정리할 수 있다. 센서와 집게를 이용해 슬리퍼를 가지런히 놓기도 한다. 도요타의 전 톱매니저인 ‘마사노리 수기야마’는 HSR 로봇이 2~3년내 병원이나 일반 가정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방 청소를 하거나 식사를 전달해주는 간단한 일은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더 복잡한 일을 수행하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 로봇을 가정내 친구로 만들려는 도요타의 시도가 과연 빛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