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TV가 '가장 진보된 로봇 중 하나'라고 극찬했던 크고 하얀 드로이드가 실은 로봇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로봇이 정말 사람 같아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실제로 로봇 복장을 한 남자였음이 밝혀졌다.
러시아 국영TV 로시야24(Rossiya-24)에 나온 '보리스(Boris)'라고 불리는 로봇은 눈을 신비스럽게 반짝이며 합성된 음성으로 천천히 말한다. "나는 수학은 잘 알고 있지만 미술과 음악을 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
보리스는 아이들이 미래의 직업을 선택하는 것을 돕기 위해 마련된 청소년 포럼에 모여든 아이들 앞에서 춤을 추었다. 언론인 아르세니 콘드라티에프(Arseny Kondratiev)는 "그들 중 한명이라도 로봇에 일생을 바칠 수 있는 가능성이 아주 크다"며 "이 포럼에서 그들은 가장 진보된 로봇 중 하나를 볼 기회를 가졌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일부 호기심 많은 러시아 블로거들은 "러시아의 과학자들이 이전의 어떤 결과도 보여주지 않고 어떻게 그런 인상적인 드로이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을 표하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그는 왜 단일 센서를 가지고 있지 않나"고 물었고, 또 누군가는 "왜 로봇 보리스에 대한 온라인 정보는 없을까. 왜 마치 사람이 안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라고 꼬집었다. 이 포럼의 사진들은 나중에 보리스가 머리와 몸 사이에 사람의 목선 같은 것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마침내 한 코스튬 회사의 대표가 보리스에 대해 자사의 알료사 로봇(Alyosha the Robot) 제품임을 인정했다. 이 회사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의상의 디자인과 기술 장비는 진짜 로봇이 여러분 앞에 서 있다는, 거의 완벽한 환상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모두가 그와 함께 셀카를 찍고 싶어 한다"고 돼있다. 음성 변환기가 장착된 이 플라스틱 복장은 약 3765달러(427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러시아와 외신의 수많은 기사들이 로시아-24 보도를 또 다른 가짜 뉴스로 조롱했다. 로시야24의 보고서는 “원래 보도에서 보리스가 실제 로봇이라는 것은 암시하지 않았다”고 한발 물러섰다. 로시야24 기자인 예브게니 니포드(Yevgeny Nipod)는 "몇몇 아이들을 특집으로 다뤘는데 그들은 처음부터 로봇이 실제로 인간임을 알고 있었다"며 "이것은 로봇이 아니며 게임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았다"고 말했다. 러시아 교육부 장관인 이리나 포테키나(Irina Potekhina)는 보고서를 통해 "이것은 작은 구경거리였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