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스턴에 있는 영어고등학교 학생들은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가 “여기에 모두 모여 매우 기쁘다"고 말하는 것을 학교에서 들을 수 있다. 뿐만아니라 춤을 추고, 누군가에게 하이파이브와 손주먹 인사를 하고, 얼굴을 쳐다보며 말하는 페퍼도 만날 수 있다.

120cm 키의 페퍼는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아메리카가 생산한 것이다. 그런데 페퍼가 왜 보스턴 고등학교에 있을까. 소프트뱅크가 기증했기 때문이다. 보스턴뿐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에서 컴퓨터 과학 프로그램을 갖춘 지역 고등학교에도 페퍼가 등장했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기술 제품 관리자인 알렉스 스구렐(Alex Sugurel)은 "‘페퍼’가 아이들에게 코딩 원칙과 다양한 수준의 프로그래밍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보스턴 공립학교와 협력해 페퍼를 컴퓨터 과학 입문 과정을 위한 커리큘럼에 포함시켰다.

학교 시스템의 정보기술 책임자인 마크 라신(Mark Racine)은 “머지 않아 보스턴의 모든 고등학교는 페퍼를 갖게 될 것”이라며 “학교에 오면 로비에 있는 페퍼를 볼 수 있는 것이 나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라신은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직원들과 함께 컴퓨터 과학 교육 주간을 위해 학교 관계자, 교사, 학생들을 합류시켰다. 이 고등학교 로봇공학팀의 멤버들은 어떻게 페퍼가 말하고, 움직이고, 음악을 연주하고, 심지어 코끼리 소리를 내는지를 보여주었다. 이 로봇은 센서가 있으며 음성과 터치로 의사소통할 수 있다.

보스턴 영어 컴퓨터 프로그래밍 및 웹 개발 교사인 호위 호너(Howie Horner)는 “로봇은 하루 종일 워크스테이션 역할로 바쁘다”며 “학생들이 웹사이트에서 일하든, 게임을 만들고 있든 간에 스테이션으로 가서 의사 코드나 간단한 컴퓨터 언어를 사용해 이 로봇과 작업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학생들은 페퍼를 좋아한다. 16세의 알렉산더 페레즈(Alexander Perez)는 페퍼와 처음으로 만났을 때는 다소 긴장했지만 이제 그는 로봇공학에 종사하기를 희망할 정도가 됐다.

페레즈는 “처음에는 무서웠다. 하지만 숨바꼭질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10가지 게임이 있었기 때문에 페퍼와 더 친숙해지게 되었다. 모두가 로봇을 좋아하기 시작했으며 다른 학급의 사람들이 페퍼를 보기 위해 몰려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17세의 앤지 베도야(Angy Bedoya)는 “페퍼를 만나면서 로봇 공학과 의학에 대한 열정을 느끼게 됐다”며 “미래에 로봇이 생명을 구하는 수술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