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스탠포드대 연구진이 사람의 손처럼 물체에 대한 터치감을 가질 수 있는 전자 장갑을 개발했다. 이 전자 장갑을 로봇 핸드에 적용하면 달걀이나 딸기 등 부숴지기 쉬운 물체를 잡아 옮기는 일이 가능하다.
미 스탠포드대 화학공학자인 ‘제난 바오(Zhenan Bao)’ 연구팀은 물체의 미묘한 성질을 인식하면서 부서지지 않게 다룰수 있는 센서 기술과 전기 장갑을 개발하고 연구 성과를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게재했다. 이번에 개발된 전자 장갑은 사람의 피부를 모방해 개발됐다.
사람의 피부는 각질층ㆍ유극층 등으로 이뤄진 표피, 유두층ㆍ망상층 등으로 이뤄진 진피, 피하 지방조직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의 손과 손바닥은 풍부한 터치 센서를 갖추고 있는데 이들 센서는 유극층(spinosum)으로 불리는 피부의 층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 유극층을 확대해보면 아주 작은 언덕과 계곡으로 이뤄져, 매우 울퉁불퉁한 성질을 갖고 있다. 손가락으로 물체를 가볍게 만지면 센서가 유극층의 계곡 부분에 가까워지지만 세게 만지면 유극층의 계곡 부분에 가까워진다. 유극층은 힘의 세기뿐 아니라 방향도 인지할 수 있다. 가령 유극층의 언덕처럼 생긴 부분의 북쪽을 누르면 남쪽 경사지에서 강한 신호가 나타난다. 이를 통해 누르는 힘의 방향을 인지할 수 있게 된다.
▲ 로봇 손가락으로 딸기를 만지고 있는 모습
스탠포드팀이 개발한 전자 장갑은 사람의 손가락 피부처럼 힘의 세기와 방향을 인지할 수 있다. 힘의 세기와 방향을 잘 인지하면 달걀, 딸기, 탁구공 등을 부수지 않고 집어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게 가능하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 장갑은 유연한 3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단과 하단은 전자적으로 활성화된다. 하단의 전극은 사람 피부에 있는 유극층과 같은 역할을 한다. 중간에는 고무 절연체가 배치돼 상단 부분의 전극과 하단 부근의 전극을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로봇 손가락으로 물체에 압력을 주면 상단의 전극이 하단의 전극에 가까워지고 축적된 전기량이 증가한다. 하단의 전극 언덕 부분과 계곡 부분은 힘의 세기와 방향을 결정한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전자 장갑을 실제 로봇 핸드에 적용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실험 결과 딸기를 부수지 않고 로봇 핸드로 잡아 옮길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