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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냉혹하다장길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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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2  15: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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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산업의 진입 장벽이 꽤 높은 듯하다. 호기롭게 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던 글로벌 기업과 유망 스타트업들이 힘없이 주저앉고 있다.

작년 CES에서 귀여운 외모와 인식 능력을 갖춘 가정용 로봇 ‘쿠리(Kuri)’를 선보이면서 로봇산업계의 신성으로 떠올랐던 메이필드 로보틱스(Mayfield Robotics)가 얼마전 갑작스럽게 폐업 소식을 전했다.

메이필드 로보틱스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 그룹인 보쉬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다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스타트업이었다는 점에서 폐업 소식이 다소 느닷없다는 생각이 든다. 보쉬와의 통합과 비즈니스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해진다. 보쉬와의 통합이야  차치하고라도 비즈니스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은 시장과 로봇 사업자들간에 큰 간극이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소셜 로봇 ‘지보’의 실패는 안타깝다. 투자 기업이나 소비자 입장에선 속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무려 7천만 달러의 자금을 투자받으면서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끝내 시장의 벽을 넘지못했다. 지보가 처음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등장했을 때 많은 로봇 애호가들이 큰 환호를 보내준 것을 감안하면 너무 초라한 퇴장이다. 지보는 그동안 몇차례 출시 시점을 연기하면서 겨우 제품을 내놓았으나 시장의 평가는 냉정했다.

산업용 로봇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던 리씽크 로보틱스의 몰락은 충격적이다. 로봇의 대가라고 일컬어지는 로드니 브룩스가 창업한 기업이 이렇게 속절없이 무너질 수 있다니 혼란스럽다. 리씽크 로보틱스의 몰락에서 시장과 로봇 과학자간의 큰 간극을 본다.

리씽크가 선보인 협동 로봇 ‘백스터’는 많은 로봇 과학자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리씽크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기치로 내걸면서 산업용 로봇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도 무너졌다.

게다가 리씽크 로보틱스는 일반적인 스타트업들은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협동 로봇의 개척자라는 칭송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쯤해서 협동 로봇 시장을 낙관하면서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한 시장 조사업체들의 분석 보고서는 여전히 유효한가 의문이 든다. 시장 조사업체들 자료 너무 믿지 말자.

이들 업체와는 좀 차원이 다르지만 지난 6월 혼다가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 개발을 중단했다는 뉴스가 로봇업계를 뒤흔들었다. 아시모는 지난 2000년 1호 제품이 처음으로 발표되면서 20년 가까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아시모를 보면서 많은 청소년들과 로봇 과학자들이 로봇 세상을 꿈꾸었다. 혼다가 우선 당장 아시모를 돈 벌기위한 목적으로 개발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20년 가까이 추진해온 개발 사업을 중단했다는 것은 아쉽기만하다.

이들 로봇 업체들의 실패는 결국 시장의 흐름을 잘 읽지 못했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로봇이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는 편익에 비해 로봇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았거나, 다른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로봇이 아직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던가. 여러가지 실패 원인이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로봇산업을 4차산업혁명시대의 핵심 산업이라고 칭한다. 하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냉랭하기만하다. 지금 바로 시장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 지 냉정하게 판단해야할 시점이다. 최근 국내 로봇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기업들이 속속 로봇 시장에 진출하거나 스타트업 또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분을 늘리고 있다. 로보티즈, 티로보틱스, 네오펙트 등 로봇 전문기업들의 상장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로봇 산업의 전체적인 파이가 적고, 로봇업체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낮은 국내 로봇산업의 현실을 감안할 때 희망적인 소식이다. 로봇 전문기업들이 다른 기업들과 기술적으로, 또는 자본적으로 제휴하고 연합해 공동의 전선을 구축하고 기업의 가치를 높여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중요한 분기점에서 다시금 고민해 봐야한다. 과연 시장은 무엇이고, 로봇업체들에게 시장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장길수 편집국장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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