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자동차협회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63%는 자율주행자동차와 도로를 공유하면 덜 안전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주행자동차 기술은 발전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이 자율주행자동차와 도로를 공유하는 것에 안전하다는 인식을 갖지 않는다면 자율주행 자동차 보급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영국 자동차업체인 '재규어 랜드로버(JLR)는 자율주행자동차에 관해 사람들이 보다 편안하게 느낄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자동차의 외부 디자인에 주목했다.

이를 테스트하기위해 자율주행 소형 버스 개발업체인 오리고(Aurrigo)의 자율주행자동차에 애니메이션 형식의 ‘가상의 눈(Virtual Eyes)’를 달았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횡단보도에서 사람이 기다리고 있으면 서서히 속도를 낮추다가 보행자 신호가 떨어지면 횡단보도 전에 멈춰 보행자와 눈동자를 맞춘다. 보행자의 움직임을 따라 눈알을 사람 쪽으로 굴리는 것이다.

재규어 랜드로버 측은 영국 커벤트리 시내 도로를 시뮬레이션한 도로와 횡단보도를 만들어놓고 500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신뢰도 단계(trust level) 테스트를 실시했다. 자율주행자동차에 가상의 눈을 달아놓고 횡단 보도 앞에서 속도롤 줄이고 보행자와 눈을 맞추면 과연 신뢰도 단계가 올라가는지를 테스트하고 있는 것이다.

'앨런 우드워드(Alan Woodward)' 영국 서리대학 교수는 “컴퓨터가 처음 보급될 때 우리들은 많은 ‘기계들의 오만‘을 목격했다”며 일례로 ATM을 들었다. 1990년대 ATM은 고객들에게 ’기다려 주세요“라고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기다려”라고 했다며 이 같은 기계들의 오만이 사람들의 기계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고 말했다.

우드워드 교수는 “컴퓨터가 인간에 봉사하는 것이라고 인식하면 사람들은 컴퓨터에 보다 나은 방법으로 대응한다“고 지적한다.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자동차 역시 인간적인 방법으로 사람과 소통하면 사람들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란 지적이다. 기술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자동차가 사람들에게 주는 인지 심리학 차원의 디자인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이번 연구는 자율주행자동차 산업계, 학계, 지방자치단체 등이 3년간 한시 조직으로 결성한 컨소시엄인 ‘영국 오토드라이브(UK Autodrive)’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8월부터 10월까지 영국 밀턴킨스 지역에서 실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다. 실제 테스트 완료 후 사람들의 신뢰도 단계가 상승했는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