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베이 에어리어 뉴스그룹>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 캠퍼스에 있는 구글의 MP7 건물 밖은 꽤 조용하게 주말이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실내에서는 밝은 음악이 흘러나오고 보라색 셔츠를 입고 이름표를 단 십대 소녀들로 붐볐다. 이들은 로봇 개발과 테스트를 하면서 주말을 보내는 중이었다.

수십 개의 팀이 작은 나사, 톱니, 스프링, 플라스틱 및 금속 부품으로 가득찬 플라스틱 공구 상자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그들은 바퀴달린 집게발 로봇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여기는 2년차 구글 걸스 로보틱스 워크숍(Google Girl 's Robotics Workshop)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이다.

‘머큐리뉴스’에 따르면 이 행사는 구글이 후원하고 로보틱스 교육경쟁 재단(Robotics Education and Competition Foundation) 및 VEX 로보틱스 회원으로 구성된 걸 파워드 이니셔티브(Girl Powered Initiative) 주관으로 열렸다.

이 이니셔티브의 목표는 로봇 공학 및 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STEM) 분야에 더 많은 소녀들을 다 일찍 참여시키는 것이다. 로봇공학 교육경쟁 재단의 마케팅 책임자인 비키 그리산티(Vicki Grisanti)는 “여자들은 로봇공학 분야에서 과소평가되어 있다”며 “이런 종류의 워크숍을 개최하는 것은 소녀들이 도전적인 환경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여기에서 의사소통 기술, 팀워크 기술, 문제 해결 기술을 키울 수 있으며 이런 것들은 어린 나이에 개발할 수 있고 미래의 경력에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덧붙였다.

로스 가토스(Los Gatos)의 샬리니 아그라왈(Shalini Agrawal, 13세)은 일요일에 팀과 함께 스스로 만든 로봇이 물건을 뒤집고 밀어내는 능력을 테스트했다. 그녀는 “박스에서 시작했지만 이제 기능이 작동하고 있다”며 “우리는 뭔가를 만들었고 그걸 이용해서 경쟁할 것이다. 몇 가지 도움을 받긴 했지만 전적으로 우리가 한 일이었다. 뭔가를 성취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VEX 로보틱스 경쟁자의 23%만이 소녀로 STEM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의 비율 24%와 거의 일치한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걸 파워드 이니셔티브는 소녀들이 어린 나이에 사회적 장애물을 극복하고 모든 아이들에게 로봇 공학의 ‘보편적인 언어’를 가르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구글 엔지니어링 부사장인 ‘시바쿠마르 벤카타라만(Shivakumar Venkataraman)’은 그의 차고에서 7년동안 어린이들에게 로봇공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구글에서 이 워크숍을 진행하도록 도운 주역이다. 그는 “아이들이 로봇 작업을 하는 데 보여주는 ‘깊은 관심’은 특별하며 스마트폰 대신 팀 작업에 집중하게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주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창조해야만 했기 때문에 진정한 활력을 느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벤카타라만은 이 워크숍 외에도 주간 로봇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구글과 다른 기술 회사의 다양성 격차를 해결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그는 다른 직원들도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비슷한 취지의 행사를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워크숍의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2년 연속 참여하는 등 지속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12살의 아니샤 그로버(Anisha Grover)는 “로봇공학이 소년들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실수”라며 “소녀들은 마음먹은 건 뭐든 할 수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