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필드 로보틱스가 3년 동안 개발해 온 쿠리(Kuri) 로봇 사업을 중단한다.

‘디지털 트렌즈’에 따르면 독일의 테크 대기업 보쉬의 후원으로 출발한 메이필드는 최근 쿠리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으며 보쉬 내에서 로봇 사업을 지원하고 확장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메이필드는 최근 블로그를 통해 쿠리 생산이 중단됐고 이미 만들어진 것도 출하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모든 선주문 예금은 고객에게 환불될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메이필드는 ‘즐겁고 유용하며 영감을 주는 로봇’을 만드는 비전을 내세웠지만 실현하지 못하고 좌절한 셈이다.

쿠리는 20인치(약 50cm) 높이의 로봇으로 2017년 CES에서 처음 공개되었을 때 이동성, 인식 능력, 개성을 드러내 큰 주목을 받았다. 귀여운 외모도 인기를 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1080p 카메라로 집안의 일상을 포착하면서 대화형 모바일 비디오그래퍼 역할을 하며 음성 명령에 응답하고 자율적으로 길을 탐색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집안 등 공간을 확인하고 원격 제어할 수도 있으며 심지어 쿠리와 대화도 가능하기 때문에 도둑이 침입했다면 소리를 칠 수도 있다. 당시 메이필드의 크리스 매튜는 “쿠리는 전통적인 의미의 로봇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일반 기술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과 연결되는데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에 관한 부분을 파고 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메이필드의 쿠리 중단 발표는 혼다가 아시모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지 몇 주만에 나온 것으로 대중적 로봇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다. 아시모는 달릴 수 있고, 뛰어오르고, 물건을 다루고, 인간과 대화할 수 있는 재능있는 대표 로봇으로 여겨져왔다. 혼다는 아시모의 기술을 1인용 차량과 자율 자동차 등 기존 프로젝트에 녹여넣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티에 본사를 둔 메이필드는 쿠리 사업은 중단하지만 다른 사업 가능성은 남겨두고 있다. 사업을 완전히 끝내는 게 아니라 잠시 중단한다고 여지를 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