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핵(Life hack, 생활의 일부분을 더 쉽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도구나 기술)’은 꼭 생산성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다른 세계를 탐색하거나 특정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의 경우는 삶을 위한 필수 요소다.

레바논의 산업 디자이너 '누르 말라에브(Nour Malaeb)'는 근육 이완증을 앓고 있는 친한 친구가 있다. 두 사람이 함께 살 때 말라에브는 그가 소파에서 일어나거나 부엌에서 커피를 들고 나오는 것과 같은 일상적인 일들을 힘겹게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에게 친절하게 설계되지 않은 공간에서 이런 일들을 혼자 해내기 위해 친구가 하는 일은 음료를 쏟지 않기 위해 머그잔을 반쯤 채우는 등의 간단한 조작이다. 특히 이런 종류는 신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반드시 고안해내야 하는 일상적인 조정에 해당한다. 우리 세계가 모든 유형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말라에브는 뉴욕 시각예술학교(School of Visual Arts)에서 석사학위 논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궁금증이 생겼다. 친구를 위해 그 일을 해주는 가구를 디자인한다면 어떨까. 커피를 가지러 가지 못한다면 테이블이 커피를 가져다주면 되지 않을까.

이후 말라에브는 로봇 가구에 중점을 둔 MIT에서 나온 연구에서 영감을 얻어 자율적으로 생활 공간을 돌아다닐 수 있는 음성 제어 가구 로봇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목소리에 응답할뿐 아니라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대로 높이를 변경하고 위아래로 이동할 수 있는 릴레이(Relay)라는 로봇 프로토타입이 탄생했다. 파트 테이블과 파트 오토만은 사용자 정의할 수 있는 다목적 가구이다.

말라에브가 꿈꾸고 있는 궁극적인 릴레이 비전은 훨씬 더 발전적이다. 디자인 과정에서 그는 장애인 독립을 위한 브루클린 센터(Brooklyn Center of Disability of Independent) 사람들과 이야기하여 잠재적인 사용자로부터 가구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었다.

한 여성은 사이드 테이블로 두 배로 늘릴 수 있는 똑똑한 보행기를 원했다. 휠체어 사용자이자 혼자 사는 또 다른 사람은 넘어지면 다시 일어날 수 없을까 두려워하며 ‘일으켜 세워주는 기구(picker-upper)’를 원한다고 말했다. 말라에브는 누군가 소파에서 일어나거나 넘어진 후 휠체어에 다시 앉는데 도움이 될 가구를 상상한다. 프로토타입이 아직 그 정도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현재 프로토타입은 릴레이가 무엇인지에 대한 개괄적인 비전만 보여준다. 말라에브는 장애인들을 돕기 위한 현재 해결책 중 하나인 서비스견이 매우 비싸다는 얘기를 듣고 FDA가 승인한 가구를 만들고자 결심했다고 한다. 이 가구를 구입할 때 보험 적용을 해주는 것까지 감안해서 말이다. 더불어 저렴한 기존 가구에 기계 부품을 추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어쩌면 오래된 이케아 테이블도 로봇이 될 수 있다.

언젠가 우리 모두는 그 순간에 필요한 것에 맞게 가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작업대이든, 전화할 때 생기를 불어넣는 커피 테이블을 의미하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