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SpaceX)가 최근 국제우주정거장(ISS) 쪽으로 드래곤(Dragon) 우주선을 발사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보도했다.

스페이스X에는 과학 실험, 음식, 물 및 기타 물품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데 이외에도 우주비행사가 수행할 몇 가지 추가 미션을 위해 대화형 로봇 헤드인 ‘사이먼’이 포함돼있다.

11파운드(약 5kg) 무게의 사이먼(CIMON, Crew Interactive Mobile Companion)은 비행할 수 있으며 IBM 왓슨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만화 같은 얼굴로 대화하고 우주 비행사와 상호작용하는 역할을 한다. 우주비행사를 녹음, 기록하기 위해 마이크와 카메라를 사용하고 표현력이 풍부한 디지털 얼굴을 가지며 수다도 떨수 있다.

로봇 제작에 도움을 준 에어버스의 페이로드 엔지니어인 만프레드 자우만(Manfred Jaumann)은 "사이먼은 최초의 인공지능 기반 임무 및 비행 지원 시스템으로 우주비행사와 상호작용하고, 돕고, 배울 수 있는 '자유 비행선, 일종의 날아다니는 두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먼은 SF영화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2001 :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할(HAL) 9000 슈퍼컴에는 견주기 힘들지만 기능은 매우 인상적이라는 평가다.

이 장치의 두뇌는 IBM 왓슨으로 구동된다. NASA의 비행 전 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사이먼 프로젝트는 우주비행사가 인공지능형 장치와 오랜 기간 동안 어떻게 잘 어울리는지를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독일항공우주센터에서 주도

사이먼 프로젝트는 IBM, 유럽 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 및 기타 파트너와 협력해 독일 항공우주센터(German Aerospace Center)에서 주도하고 있다. 로봇의 첫 친구는 6월 6일 우주정거장에 발사된 독일 우주비행사 알렉산더 거스트(Alexander Gerst)가 될 예정이다.

사이먼 프로젝트팀은 카메라와 마이크를 사용해 거스트의 얼굴과 목소리를 인식하도록 로봇을 훈련시켰다. 궤도에서 로봇은 공기 추진 시스템을 이용해 강아지처럼 거스트를 따라가게 된다. 로봇은 메모리 뱅크에 독립형 버전의 왓슨 AI를 가지고 있다. 즉 사이먼은 데이터를 해석하고 명령에 응답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일반적으로 인터넷 연결없이 유용한 작은 로봇으로 기능한다.

거스트는 특정 시점에 사이먼을 풀어놓고 10월까지 비행 로봇으로 사용한다. 해당 기간 동안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디지털 보조원으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다양한 확인작업을 거친다.

에어버스에 따르면 사이먼은 세 가지의 큰 임무를 수행한다. 하나는 거스트의 결정 성장 실험(crystal-growth experiment)을 안내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사이먼이 카메라를 통해 루빅 큐브를 보고 거스트에게 해결 방법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 임무는 거스트가 복잡한 의학 실험을 수행하는 동안 기록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독일의 왓슨 수석 아키텍트인 마티아스 비니옥(Matthias Biniok)은 IBM 블로그를 통해 "실험은 때로는 100가지 이상의 다른 단계로 구성되며 사이먼은 그들 모두를 알고 있다"며 "따라서 우주비행사는 한 단계라도 놓칠까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험을 돕는 것 외에도 사이먼에는 센서가 장착돼 있어 우주비행사가 컴퓨터 콘솔 근처에 있지 않을 때 위험한 조건을 경고해준다. 이에 대해 에어버스는 "기술적 문제에 대한 조기 경보 시스템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구에서도 AI지원 시스템으로 유용

비니옥은 "사이먼은 적어도 처음에는 거스트와 상호작용하고 배우기 위해 신경망을 사용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사이먼은 감정상태와 심리적 그룹효과를 평가할 수 있도록 우주정거장 우주비행사를 모니터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우주비행사를 보조하고 달이나 화성으로의 긴 여행의 지루함을 완화할 수 있는 미래의 로봇 보조원 프로그래밍에 활용될 수 있다.

에어버스 측은 "인간과 기계, 우주비행사와 감성 지능을 갖춘 보조 시스템 사이의 사회적 상호작용은 장기 임무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궁극적으로 사이먼의 기술은 지구 상에서도 활용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니옥은 "이런 종류의 지원 시스템은 병원이나 간호 등 지구상에서도 전망이 밝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