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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주년 기획-로봇산업 긴급 진단]④초고령화 시대, 로봇산업 전략이 없다필자:NT로봇 김경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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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5  0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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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000년에 고령화 사회로 들어선 후, 2018년을 고령 사회의 원년으로 보고 있으며 2025년에는 일본처럼 초고령 사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한국은 초고령화에 초저출산(합계출산율 1.05명)까지 겹치면서 인구 절벽에 내몰리고 있으며 그동안 한국을 이끌어 온 성장동력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을 로봇기술로 완화할 수 있을 것인가?

(1) 과감한 로봇화가 초고령화 사회의 해결책이다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당장 우려되는 것은 생산인구의 감소이다. 20년 뒤에 한국의 생산인구는 19%나 줄어들어 OECD 국가의 평균감소율 0.1%의 190배가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예측도 있다. 생산 현장에 로봇을 대량 도입하여 부족한 생산인구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이다.

그러나, 로봇의 전면적인 도입은 고용을 위축하여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을 방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일한 대가로 급여를 많이 받아야 소비가 촉진될 텐데 로봇이 대량으로 도입되면 이런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 구조가 단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무상으로 나눠주거나 로봇 소유주에게 로봇세를 부과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로봇의 대량 도입은 로봇제조업자에게는 기회이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종합적이고 심도 있는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중단기적으로 보면 로봇 대량 도입의 부작용을 너무 의식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탁상공론일 수 있다.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물론, 인건비가 아직 저렴한 중국에서조차 로봇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보급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성찰해야 한다.

특히 국가의 명운이 제조업의 경쟁력에 걸려 있는 한국에서는 중단기적으로 로봇자동화 외에 인구절벽에 대한 대안이 없어 보인다. 어느 골목에 가게 3곳이 나란히 붙어 있는데, 왼쪽 가게가 “최고의 품질”이라는 간판을 걸자 오른쪽 가게는 “최저 가격 보장”이라는 간판을 달았다. 왼쪽 가게는 일본, 오른쪽 가게는 중국이고 가운데 끼인 가게는 한국이다. 가장 싼 물건을 판다던 중국은 인건비의 경쟁력에 더해 로봇이나 AI 기술에서 열세를 만회하겠다고 국가가 나서고 있다.

물건 값 비싸다던 일본은 로봇 제조는 물론 활용에서도 세계 1등을 하겠다고 총리가 나서서 로봇혁명을 독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삼성, LG, 현대자동차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로봇 도입율에 안주하고 있을 것인가?

아직도 많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기존의 자동화 프레임에 머물러 있어 4차 산업혁명에서 이야기되는 혁신적인 로봇화를 체감할 수 없다. 생존 위기에 직면한 중소기업에서 로봇화란 경영자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한국은 초저출산, 초고령화를 엄중한 현실로 받아들이고 제조 경제력의 위기를 과감한 로봇자동화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2)로봇 활용을 염두에 둔 초고령화 사회의 정비가 필요하다.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고령자는 더 이상 젊은이가 돌봐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사회적 주류로 변모하고 있다. 로봇 사업화에 있어서 고령자를 더 이상 의료적 약자로만 취급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로봇기술이 노인성 질병의 치료와 예방, 노화로 인한 신체와 정신 기능의 보조를 할 수 있다면 고령화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 진행되는 돌봄(개호) 로봇 도입 실증 사업과 같이, 로봇은 이동 지원, 목욕/배설 지원, 치매 노인의 보호 지원 등으로 부족한 돌봄 인력을 대신할 수 있다.

한국에서 로봇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사회보장 제도인 국민건강보험, 장기요양급여의 틀 안에서 로봇 도입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 그러면 재활전문 병원, 요양 병원, 요양원 등에서 초기 시장의 로봇이라도 도입하고자 하는 강한 동기 부여가 생길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정부의 산업 정책에서는 이러한 인센티브를 찾아볼 수 없다.

현재 한국은 병원, 요양원 등의 시설 중심으로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고 있는데, 초고령화 사회에서는 집에서 통상적인 진료나 치료, 돌봄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으로 지역과 자택에서 고령자의 돌봄 서비스를 실시하는 커뮤니티케어가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이러한 커뮤니티케어의 설계 단계에서 부족한 간병인력을 대신하여 로봇 도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고령자는 의료적 어려움은 물론, 근로 소득 감소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도 겪는다. 한국은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독거노인과 빈곤노인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로봇기술로 현업에서 일하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의 수를 증가시켜야 한다. 로봇화된 직장에서 고령자도 젊은이 못지않게 일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리고 고령자의 노후 소득을 보장해주는 사업장과 근로 형태를 개발해야 한다. 고령자를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보다 협동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개인이나 국가에게 나은 미래이다.

(3)로봇을 안심하고 제조, 유통, 소비할 수 있는 보험 체계의 마련이 시급하다.

고령자와 같은 의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로봇을 사업화하려면 가장 두려운 것이 의료 사고이다. 의료기기가 아닌 장애인 보조기기나 서비스 로봇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로봇을 제조, 유통하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현재의 생산물배상책임보험(PL보험), 상해보험, 실손의료보험 등 기존의 보험체계가 충분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로봇제품이 이러한 보험에 들기도 어렵고 보장 범위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로봇 소비자들도 현재의 보험으로 로봇을 이용하기에는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의료사고 발생 시에 신속하게 보상이나 배상이 이루어지는 보험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로봇 전문기업이 로봇 제품을 안심하고 팔 수 없고, 브랜드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한 대기업들은 의료 사고에 따른 위험 부담 때문에 로봇 시장에 참여하려고 하지 않는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나서서 민간 보험사들이 어려운 보험 체계의 큰 틀을 잡아주어야 한다.

고령자를 위한 로봇을 생각할 때, 두 가지 영화가 떠오른다. 한 영화는 1991년 개봉된 '노인 Z '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어느 회사가 최첨단의 침대형 로봇을 개발한 후 한 노인을 피실험자로 무리하게 데리고 오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고령자가 돌봄 로봇을 일상에서 사용할 때 발생할 법한 기계와 인간성의 부조화, 의료 및 로봇 윤리를 생각하게 하는 애니메이션이다.

다른 영화는 코맥 매카시의 소설을 영화화한 2007년 개봉작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라는 스릴러 영화이다. 영화는 로봇과 전혀 관련이 없지만, 직면한 초고령화 사회에서 로봇기술을 잘 활용하면 '노인을 위한 나라도 있다'라고 대답할 수는 있을까? 로봇 회사로서 그런 밝은 초고령화 사회를 꿈꾸며 노력하고 싶다.<필자:NT로봇 김경환 박사 >

kimk  @ntrob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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