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회 대구국제로봇산업전이 23일 1만6500여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는 성과를 거두고 23일 나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역 로봇전시회가 당당한 국제행사로 거듭났다.

지역 전시회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와 함께 홍보 공간 부족이라는 아쉬움을 남긴 '제2회 대구국제로봇산업전'(ROBEX 2013)이 지난 23일 나흘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폐막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엑스코 측은 지난 20일부터 4일간 모두 230여 명의 해외 바이어와 1만65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 갔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지난해 보다 27%증가한 310개 기업이 1000부스를 마련, 로봇 외에 기계ㆍ소재ㆍ부품 등 다양한 분야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네트워크의 장, 관련 산업간 시너지 효과 극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얻은 성과 가운데 하나는 산업용 로봇 업체와 부품 관련 업체간, 지역기업과 수도권 기업간 교류 확대를 꼽을 수 있다. 실제로 대구경북지역의 소재ㆍ부품 기업인 삼익THKㆍLS메카피온 등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동부로봇ㆍ주강로보테크 등 수도권 로봇 제조업체들과의 교류를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행사는 또 '제14회 대구국제기계산업대전'과 '제8회 국제부품소재산업전'이 함께 열려 연관 산업간 시너지 효과도 컸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레텍 김영만 부장은 “3개 전시회가 동시에 열려 네트워크 형성에 도움이 됐다”며 "특히 부품 구매기업들의 참가가 많아 알찬 정보를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부대행사인 수출상담회와 구매상담회 등의 성과도 두드러졌다

일본ㆍ러시아ㆍ중국ㆍ베트남ㆍ파키스탄ㆍ태국ㆍ대만 등 7개국 50개사의 바이어가 참가한 수출상담회에서는 4000만 달러 이상의 상담이 이루어졌다. 이가운데 주강로보테크는 베트남 및 태국 바이어와 각각 400만 달러, 200만 달러의 상담을 이끌어냈다. 또 동부로봇은 러시아 업체와 100만 달러, 삼익테크는 일본 업체와 50만 달러 등의 수주 성과를 각각 거두었다. 여기에 개별기업들이 전시부스에서 거둔 상담액까지 합치면 상담액은 훨씬 더 큰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주강로보테크 이필중 팀장은 “수출상담 내역이 아직 계약에 까지 이른 것은 아니지만, 이번 기회로 태국ㆍ베트남ㆍ파키스탄ㆍ중국 등지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ㆍLGㆍ두산ㆍ코오롱 등 10개 대기업이 참가한 대ㆍ중소기업 구매 상담회에서는 중소기업들에게 평소 접하기 힘든 대기업 구매 담당자와의 인적 네트워킹이 관심을 모았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대기업과의 거래 절차 및 방법 등에 관한 실질적 정보 습득의 계기가 마련됐다.

전시장에 마련된 '대경 선도산업 공동관'과 '대경로봇기업진흥협회 공동관' 등은 지역내 중소기업들의 우수한 기술력을 선보이는 장이 됐다. 이밖에 '한일(호쿠리쿠)경제교류회의'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가 주최한 종합 국제 학술대회 등도 성황리에 개최돼 전시회의 가치를 끌어 올렸다.

▲부대행사로 마련된 수출상담회에서는 모두 4000만 달러 이상의 상담 실적을 올렸다.

아쉬움 남긴 이벤트 무대 활용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대다수 기업 관계자들은 지난해보다 커진 행사규모와 한층 다양해진 행사 운영에 대해서 높은 점수를 줬다. 또 추최 측인 대구시의 지원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표시했다.

동부로봇 최승일 전시책임자는 "오랜만에 대구 지역 행사에 참가했는데 주최측의 세심한 지원과 배려에 감사할 따름이다"고 했고, 지역기업 로보프린트의 손창민 기술연구소장은 "수출상담회에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꼭 초대하고 싶었던 수도권기업 관계자들 대부분이 부스를 직접 다녀갔다"며 전시회 출품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경품 이벤트를 강화한 것도 주최측의 전략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이벤트 성황으로 3층 전시관에는 관람객들이 많이 모였고 이는 관람객들이 전시회를 둘러보게 만드는 계기가 작용했다.

반면 세세한 부분에서는 일부 아쉬운 대목도 노출됐다.

이벤트 무대에 관람객들이 몰리자, 이를 좀더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어로봇시스템확회 김성일 대리는 "주최측이 무대를 설치한 김에 참가기업들에게도 출품작 홍보를 위해 무대를 활용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았을 것"이고 말했다. 특히 그는 "독립부스 단위의 중소 참가기업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면 전시회에 대한 소속감이 더욱 커졌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로봇전, 기계전, 부품전을 별도의 타이틀이 아닌, 하나의 타이틀로 운영하는 게 관람객 동원이나 관리 측면에서 유리했을 것이라는 의견과 전시기간이 너무 길다는 의견도 나왔다. 주강로보테크 이필중 팀장은 "기술자들보다 학생 참관객들이 많이 온 점이 다소 아쉽다"며 비즈니스행사로서의 전문성 강화를 주최 측에 제안하기도 했다.

이밖에 스위스계 산업용 로봇업체인 스토브리의 김문석 부장은 주최측의 부스 배치나 운영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김부장은 "이번 스토브리의 참가는 내수 확대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야스카와전기와 같은 해외 기업들과 비교될 수 있도록 부스운영이나 배치를 고려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해외기업들에 대한 배려 부족을 지적했다.

산업 발전의 촉매제 역할 확대 기대
행사를 주관한 엑스코 측은 이번 전시회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지방 유일의 기계ㆍ소재부품ㆍ로봇 행사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다양하고 특색 있는 강소형 전시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엑스코 기획전시팀 윤형석 팀장은 "ROBEX가 지역내 메카트로닉스 산업 고도화와 기계ㆍ금속ㆍ부품소재ㆍ로봇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지자체 등의 협력을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 김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