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대구국제로봇산업전'(ROBEX 2013)이 열리는 대구를 방문했다. 필자가 대구에 가 본 적은 20대 초반에 한번, 몇 년전에 두 번, 그리고 지난 여름에 한번 그리고 이번이 다섯 번째이다. 전시회도 관람하고 대구에 있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도 둘러보고 몇 몇 로봇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한 방문이었다.

이번 대구행을 통해 필자는 로봇 메카로 도약하기 위한 대구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로 두 번째 열린 ROBEX는 아직은 킨텍스에서 열리는 '로보월드'에 비해 그 규모는 작았지만 함께 열린 대구국제자동화기기전과 국제부품소재산업전을 합쳐 성공적인 행사로 자리매김 하였다. ROBEX만 놓고 보아도 지난해보다 출품 기업이 늘어나고 그 규모가 커졌다고 한다.

하지만 로봇메카로서의 발전 가능성은 행사 첫날 저녁에 열린 '2013 로봇포럼 및 대경로봇인의밤' 행사에서 볼 수 있었다. 이날 행사는 행사를 주관한 대경로봇기업진흥협회장과 대구기계부품연구원장을 포함하여 대구 지역의 권은희 국회의원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 대구시의 주무국장을 비롯, 대구은행, 경북테크노파크,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경권본부 관계자등 대구.경북지역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성황을 이루었다. 이 행사에서는 대구시 로봇산업 발전에 기여한 지역관계자와 기업들에게 격려하는 상이 주어지기도 했다. 정치인과 관련단체 및 기관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대구경북지역의 로봇산업 발전을 기원하고 격려하고 다짐하는 모습에서 필자는 대구 로봇산업의 미래를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대구에는 우리나라 로봇산업의 진흥을 책임지고 있는 중앙 단위기관인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위치해 있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같은 고급 두뇌인재양성 기관도 있다. 특히 DGIST에는 인간의 삶을 위한 로봇기술과 의료산업과의 융합을 연구하는 로봇공학전공 과정이 개설되어 있고 별도의 실용로봇연구소도 운영되는 로봇 인재 육성의 요람이다. 뿐만 아니라 인근 경산에는 대구미래대학교와 조일로봇고등학교와 같은 실무 인재양성 기관도 있다. 대구 지역에는 또 삼익THK와 LS메카피온, 아진엑스텍 같은 로봇 부품관련 기업들도 다수 위치해 있다. 하나의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부품산업이 발전해야 하는데 대구는 이러한 면에서 로봇산업이 발전하는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대구광역시청에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유일하게 로봇 정책을 전담하는 로봇계가 기계자동차과에 조직되어 있기도 하다. 필자는 이달초 도쿄에서 열린 '한인 로봇인의 밤' 행사에서 대구시 로봇계장을 우연히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는 해외 유망 로봇기업을 대구에 유치하고 대구를 알리기 위해 그 자리에 와 있었다. 이에앞서 대구시 한 산하단체도 미국 등을 직접 방문하는 등의 노력끝에 세계적인 로봇경진대회인 '2014 월드로보페스트'의 대구 유치를 성사시키도 했다. 현장에서 만나본 이들은 하나같이 로봇관련 행사를 대구에 유치하기 위한 아이디어라면 언제든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필자는 이번 대구 방문을 통해 대구를 로봇메카로 끌어올리기 위해 헌신하는 대구 사람들의 열정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열정은 내년 완공되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청사에 로봇기업들이 대거 입주하게 되면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이런 열정과 노력이 지속되는 한 "컬러풀(Colorful) 대구"는 한국을 대표하는 로봇메카로서, 또 세계적인 로봇도시로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