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산업은 중국에서 매우 관심이 뜨거운 분야로 꼽힌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자본과 창업자들을 둘러쌌던 거품이 빠지면서 지난해 로봇 기업 창업 증가속도는 처음으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로봇 산업의 기술 수준은 비교적 낮은 문턱만 넘어 핵심 부품의 외산 의존 등으로 인한 문제가 큰 상황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장비공업부문 관계자는 "최근 중국 로봇 산업이 양적 발전에서 질적 발전으로 나아가는 단계"라며 "서비스 로봇의 경우 신재료가 대량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클라우드 서비스 기술 역시 수준이 높아지고 인공지능 로봇 애플리케이션도 풍부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 열기 '냉각'...'양' 보다 '질' 성장 단계 진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로봇 시장은 이미 232억 달러(약 25조 560억원)였다. 같은 기간 중국 시장 규모는 62.8억 달러(약 6조 7824억원)였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글로벌 시장 평균 성장률은 17%였으며 같은 기간 중국 시장 평균 성장률은 28% 였다. 중국 산업용 로봇 시장은 이미 연속 5년 간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산업용 로봇 기업들의 성적표는 우수했다. 예컨대 이스툰(Estun:埃斯顿)은 매출이 전년보다 59% 늘었으며 순이익은 전년보다 39% 증가했다. 탑스타(拓斯达)의 매출은 전년보다 76.5% 늘었으며 순이익은 78% 뛰어올랐다. HNC(华中数控)의 매출은 전년보다 21%, 순이익은 146.8% 증가했다.

중국 기업이 생산한 산업용 로봇팔의 경우 2016년 핵심 부품인 감속기를 구하기 쉬웠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감속기 공급이 부족해 구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책적인 지원으로 자본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로봇 기업 역시 중국 각지에서 생겨났다. '중국로봇산업발전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중국 로봇 관련 기업 수는 6500여 개다. 최근 중국 로봇 산업 단지는 이미 60여 개를 넘어섰다. 주목할만한 점은 로봇과 인공지능 시장이 맹목적인 무질서한 발전을 겪은 이후 자본과 창업 거품이 꺼지면서 시장 역시 안정적인 발전 추이로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중국로봇산업발전연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부터 로봇 기업수 성장률은 2016년 보다 15%P 줄었다.

◇핵심 부품 국산화 가속

사실 로봇 핵심 부품의 결여 문제는 중국 로봇 산업의 아킬레스 건이다. 높은 기술 장벽이 로봇 시장의 4대 기업(ABB, 화낙, 야스카와, 쿠카)의 시장 점유율 독과점 현상을 가져왔다.

광파증권(广发证券)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원가 관점에서 로봇 기술의 핵심과 난제는 주로 하이엔드 부품 시장에서 발생한다. 감속기, 컨트롤러, 서보모터의 총 원가 비중이 70%에 이른다. 한 대의 감속기를 수입하는 원가가 해외 가격의 3~4배에 이르러 중국산 로봇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 내 여러 전문가들이 핵심 부품의 중국산화를 주장하는 이유다. 이에 많은 핵심 부품이 자체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추세다. 저장대학 로봇연구원 관계자는 "중국 내 로봇의 절대 다수 부품이 이미 상당 부분 성숙했다"며 "중국이 핵심 기술과 핵심 부품 연구개발을 진행함에 따라 상당부분 해외 기업 제품의 가격을 낮추거나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RV감속기 영역에서 중다모터(ZHONGDA MOTOR:中大力德)와 보룬테(BORUNTE:伯朗特)가 3만 여대의 RV 감속기 공급 계약을 맺었고, 솽환 컴퍼니(SHUANGHUAN COMPANY:双环传动)와 이포트(EFORT:埃夫特)가 1만 대의 감속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AI와 결합해 하이엔드 영역 진입

중국 로봇 산업의 '저급화' 문제의 극복 신호는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최근 끝난 제5회 중국로봇대회에서는 로봇팔, 로봇핸드와 AGV 등 다양한 기술이 선보였다. 이전에는 다수 로봇이 3축과 5축의 비교적 로우엔드 로봇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6축 이상의 하이엔드 로봇을 내놓는 기업이 많아졌다.

'국제로봇 및 스마트장비산업연맹'의 뤄쥔(罗军) 집행주석은 "최근 공장의 로봇 팔, 물류 로봇 등은 모두 자동화 로봇인데 이들은 로봇 1.0 시대의 산물"이라며 "진정한 로봇은 인공지능이 더해지고 정보기술과 인터넷 기술이 융합해 스스로 감지하고 학습 및 의사결정하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로봇 2.0 시대"라고 정의했다.

고객의 수요가 변하면서 기업 역시 혁신적 기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이에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바르게 접목하고 있는 것이다. 닝보 스마트제조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기업이라면 기술을 개발하는 것 이외에도 로봇 가격을 낮추고 상품의 가성비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제시했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로봇 2.0' 시대가 바짝 다가온 가운데 기술의 돌파구 마련 여부가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휴=중국로봇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