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버튼의 주장이 마스코트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지난 23일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Goodison Park)’에서 열린 프리미어 프로축구리그전에선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리버풀에 적을 두고 있는 에버튼과 뉴캐슬 유나이티드간 축구 경기를 위해 에버튼 선수들이 어린이들과 손잡고 입장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주장인 ‘필 자기엘카’ 선수는 어린이 손을 잡고 입장하지 않고 트로피처럼 생긴 마스코트를 들고 들어왔다. 흰색의 마스코트에는 “나는 오늘의 마스코트"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흰색의 마스코트의 정체는 텔레프레전스 로봇으로 밝혀졌다. 이 로봇은 희귀병을 앓고 있는 14세의 잭 맥린든(Jack McLinden)을 위해 노르웨이 로봇 업체인 ‘노 아이솔레이션(No Isolation)’이라는 업체가 제작한 것이다. 노 아이솔레이션은 건강상의 이유로 장기간 등교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텔레프레전스 로봇인 'AV1'을 만들었다. 몸이 아픈 아이들은 텔레프레전스 로봇을 통해 친구들과 대화도 하고 수업도 들을 수 있다.

에버튼의 팬인 잭은 에버튼 홈구장인 구디스 파크에서 2마일 밖에 떨어져지지 않은 곳에서 살고 있지만 24시간 산소를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바깥 활동을 하기가 힘들다. 에버튼구단은 노 아이솔레이션, 그리고 영국 자선단체인 ‘웰차일드(WellChild)’와 협력해 잭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했다.

▲ 집에서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잭

▲ 경기장에서 축구 경기를 보고 있는 텔레프레전스 로봇 'AV1'

에버튼의 주장인 필 자키엘라‘가 마스코트를 들고 들어가면 집에 있는 잭은 마스코트에 내장된 스피커와 마이크를 통해 경기장의 분위기를 현장에 있는 것 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 잭은 집에 있는 태블릿을 통해 경기 장면을 보고 선수들과 대화도 했다. 이날 잭의 어머니인 마셀 위그낼은 “잭이 평생 최고의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