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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명의 '싸이'가 만들어진들...서현진 본사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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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1.17  22: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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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산업이 미래성장동력 찾기와 창조경제 구현이라는 두 정책 어젠다 사이에 끼어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다. 미래성장동력은 장기적인 국가 어젠다이고 창조경제는 박근혜정부의 단기적인 정권 어젠다이다. 혹자는 두 어젠다에 동시에 속해있으면 좋은게 아니겠느냐고 하겠지만 그건 로봇의 기술적 특성을 잘 모르고 하는 얘기다.

미래성장동력 정책이 10년 후쯤의 미래먹거리를 찾는 일이라면, 창조경제 구현은 싸이를 단번에 월드스타로 만든 '강남스타일' 같은 속성 프로그램을 찾는 일이다. 미래성장동력 찾기는 벌써 11년째이고 창조경제는 올해부터 나온 얘기이다.

미래성장동력으로서 로봇정책은 지난 2003년부터 지금까지 1조원 가까운 출연금을 R&D에 쏟아 부은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출연금 대부분은 서비스로봇 분야에 집중됐다. 서비스분야가 산업용로봇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경쟁이 치열하고 수요 창출도 불안정했기 때문이었다. 산업진흥과 시장기반을 확충하겠다는 정부입장에서는 당연한 결정이었고 명분상으로도 옳았다.

하지만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최근 3년 동안 국내 로봇시장의 성장률은 1%미만에 그쳤다.지난해는 되레 전년 보다 외형이 줄어드는 역성장을 기록했다. 그나마 총매출 2조1000억원의 80%가까이는 정책적으로는 서자 취급받던 산업용로봇 분야가 담당했다. 실제로 4500억원 남짓을 편애받았던 서비스로봇기업들이 책임졌을 뿐이다. 10여년 동안 1조원을 투입해서 4500억 원대 시장을 만들었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부에서는 R&D과제의 선정과 평가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비판은 한편으로 로봇산업 활성화가 그만큼 어렵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로봇기술의 특성상 R&D 성과물이 산업에 녹아 들려면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후를 내다 봐야 한다고들 한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지난 10년간의 시행착오는 여러 가지 대안 마련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정부지원을 기술개발 중심이 아닌, 수요창출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반성이 나온 것은 좋은 예이다. R&D과제가 국방, 재난, 제조업 활성화 같은 메가트렌드를 겨냥하면서 동시에 업계를 선도할 대형기업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도출된 것도 성과다.

이런 와중에 로봇이 속성 프로그램인 창조경제를 선도할 분야로 거론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뜬금없다. 로봇은 그 기술적인 특성상 단기적으로 싸이와 같은 월드스타의 배출이 힘들뿐더러 '강남스타일' 같은 작품이 나올 수 있는 분야도 못 된다. 설령 그런 게 나온다 하더라도 그것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 11년간의 경험이 그것을 말해준다.

실제 로봇을 창조경제 구현 분야로 삼겠다는 정책들을 들여다보면 실소를 금할 길이 없다. 싸이의 역할 정의도 없이 언제까지 몇 명의 싸이를 키워내겠다는 의지의 표현만 있다. ‘강남스타일’의 제작(개발)은 시중보다 싼 저리의 대출과 전문정보 컨설팅으로 해결하겠다고 한다. 어떻게 알리겠느냐고 하니까 코트라와 같은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겠단다. 그만그만한 외형의, 그럭저럭 춤추고 노래 부르는 싸이를 수십명, 수백명 만들어 내는 과정만으로 정책의 소임을 다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로봇이 창조경제 개념아래 다수의 벤처기업을 양산하는 소재로 채택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기업들이 자생력을 갖지 못할 때 그 후유증은 누가 감당해야 할까. 모르긴 해도 그 책임은 로봇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어지고, 그 실망감은 고스란히 로봇산업 전체를 후퇴시키는 악성 종양으로 자라게 될 터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긴 안목의 정책적 집중력이 필요할 때이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로봇산업도 살리고 로봇기업의 창업도 촉진하는 길이다.서현진 본사 편집고문

서현진 기자  suh@irobot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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