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무장 드론이 허용될 전망이다.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독일 국방부는 독일군(Bundeswehr)을 위한 무장 드론 배치에 대한 예산 승인을 의회에 요청했으며 연방하원(Bundestag)에서 5월 중 결정될 것으로 알려진다.

무장 드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여온 사민당이 최근 독일군 보호를 위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데다 최근 대연정에 합류하면서 5월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슐러 폰 데어 레옌(Ursula von der Leyen)이 이끄는 국방부는 이스라엘 IAI사의 헤론-TP 무인 드론을 임대하기 위해 국방 및 세출위원회에 2500만 유로(약 330억원) 규모의 플레이스홀더 신청서를 제출했다. 군사적인 역량에 대해 국제사회의 시선을 크게 의식했던 독일이 무장 드론 도입을 결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드론은 이스라엘에 배치되고 에어버스에 의해 관리되며 초기에는 감시 기능으로 독일군을 지원하고 이후에는 정밀 타격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스라엘 무인기에 대한 논의는 지난해 여름에 시작됐으나 사민당이 앙겔라 메르켈의 기민당에 반대 입장을 취하면서 진전되지 못했다. 무장 드론 자체를 반대하는 의미보다는 무장 드론의 윤리에 관한 공개 토론이 없었던 점이나 민감한 주제임에도 국방부의 절차적 시기에 섬세한 조율(Fingerspitzengefhl)이 부족했던 것이 문제가 됐다. 특히 중동의 한 결혼식에서 대학살을 일으킨 드론 사례로 인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욱 컸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독일 총선에서 기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사민당의 입지가 좁아지고 결국 3월 사민당이 대연정에 합류함으로써 무장드론 허용 가능성이 높아졌다. 독일군이 전세계 핫스팟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무인 타격 능력이 부족할 경우 보병 병력을 불필요하게 노출시킬 수 있다는 국방부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의회에 제출한 이번 청원서에는 무기가 아닌 드론과 탐지기만 포함된다. 옹호론자들은 드론이 이미 공중에 떠있다는 현실적인 상황을 내세우고 있다. 당 관계자들은 연방하원에서의 찬성 투표는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사민당 의원들도 파병된 독일군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어 예산 범위 안에만 있다면 군비 승인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 내의 친 헤론 지지자들은 아예 이스라엘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독일의 정책 지침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한발 더 나아간 주장을 펴고 있다.

국방부 측은 최근 지난 여름 이후의 지연으로 인해 독일이 지불해야 할 헤론 TP에 대한 계약 비용이 1억 7700만 유로(2327억원)가 늘어난 7억 2000만 유로(9468억원)가 됐다고 밝혔다. EC 외교위원회의 드론 전문가인 울리크 프랭크(Ulrike Franke)는 헤론 TP가 앞으로 몇 주 내로 위원회에서 승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랭크는 "사민당이 요구한대로 독일 사회에서 드론 무기에 대한 충분한 논쟁이 진행됐다"며 "앞으로도 주장은 할 수 있겠지만 논의는 본 궤도에 올랐다"고 말했다. 헤론 TP 프로그램은 독일 사회에서 드론 윤리 논쟁에 불을 지피기보다는 향후 몇 년동안 국방비 지출을 늘리려는 독일 정부의 의도에 맞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신속한 승인을 바라고 있다. 이스라엘 업체와 합의된 비용 산정은 5월 31일이 기한이다. 이는 5월 18일 연방하원 휴회 전에 처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