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의 로봇청소기 수입은 전년대비 15.98% 증가한 21억7008만 달러로 나타났다.

코트라 실리콘밸리 무역관이 발표한 미국 로봇 청소기 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11위 수입 대상국으로 지난해 약 192만 달러 규모의 로봇 청소기를 미국으로 수출해 전년대비 17.35%의 수출 감소를 보였다.(글로벌 트레이드 아틀라스(Global Trade Atlas)의 로봇청소기 수입통계 기준) 이에 비해 중국은 로봇청소기의 내수시장 선전을 바탕으로 에코백스(ECOVACS) 등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많은 나라의 로봇청소기 브랜드들이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어 미국 시장 점유율이 8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HS코드 8508.11(로봇 청소기)에 해당하는 제품은 NTR(Normal Trade Relations, WTO 가입국) 대상 국가의 경우 수입 관세율이 제품 인보이스 가격의 0%로 무관세 제품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한 인증 절차는 존재하지 않지만, 미국 특허청(USPTO)에서 특허를 받은 기술이 있다면 적시해주는 것이 판매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례로 한국 기업인 유진 로봇은 USPTO에서 '확장된 청소영역을 갖는 로봇'이라는 로봇 주행 관련 특허를 인증 받아 미국 로봇청소기시장에 진출했다.

로봇 청소기의 주요 유통채널은 아마존, 뉴에그(Newegg)와 같은 온라인 전문 유통업체와 월마트, 타겟, 코스트코 등과 같은 대형 할인체인, 베스트바이, 프라이스(Fry’s)와 같은 전자제품 전문유통업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마존의 판매방식은 공식 벤더가 되는 방식과 셀러로 등록해 아마존이 운영하는 마켓 플레이스에서 판매하는 방식이 있는데, 제조업체가 벤더로 자사 브랜드를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로봇청소기의 주요 제품과 특성

미국 로봇청소기 시장의 주요 업체로는 아이로봇, 니토(Neato), 삼성전자, 이유파이(Eufy), 에코백스, ILIFE 등이 있다. 고가 제품으로는 프리미엄 청소기 브랜드인 다이슨이 내놓은 360 Eye 모델과 삼성의 파워봇 터보( POWERbot Turbo App-Controlled)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고가 제품들은 카메라가 달려 있어 집안 내부 지도를 그리고(Mapping), 장애물을 손쉽게 넘을 수 있는 바퀴구조, HEPA 필터 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보급형 제품으로는 아이로봇의 룸바, 니토의 봇백(Botvac), 에코백스의 디봇(DEEBOT) 등이 있다.

실리콘밸리 지역에 위치한 니토 로보틱스의 바이어로 일하는 D씨는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가성비가 뛰어난 수입 상품들을 선택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기 때문에 미국 기업들은 중국을 비롯한 해외 저비용 제조업체와 치열한 경쟁 중이다"라고 밝혔다.

로봇 청소기 가운데 물걸레 기능이 있는 로봇 몹(Robot Mop)의 경우 최근 미국 가정에서 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카펫 대신 마루나 대리석을 바닥으로 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이로봇의 브라바(Braava) 모델이 가장 인기가 많고 다른 제품으로는 bObsweep, ILIFE의 V5s, 에코백스의 디봇 N78 등이 판매되고 있다.

‘IBIS 월드‘의 분석 결과 소형가전제품의 소비자들은 메이저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가격경쟁력을 갖춘 기술이 좋은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미국 가정의 경우 바닥이 마루와 카펫이 혼재돼 있는 경우가 많아 진공 방식의 청소기와 물걸레 방식의 로봇 몹(Robot Mop)이 둘 다 가능하거나 각각의 제품을 갖춰 놓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애완동물을 키우거나 아이들을 기르는 가정에서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외출한 동안에 로봇청소기를 작동시켜 집안의 위생상태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꼽혔다.

중요해진 디자인과 성능

삼성전자는 스타워즈(Star Wars)의 캐릭터인 다스베이더(Darth Vader)와 스톰트루퍼(Stormtrooper)의 디자인을 가진 로봇청소기 파워봇을 발표해 큰 인기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형가전을 집안의 인테리어 구성품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로봇 청소기 시장은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이미 청소한 부분과 장애물을 기억해 효율적인 동선을 그리는 성능과 더불어 단점으로 꼽혀왔던 흡입력의 개선으로 전통적인 업라이트(Upright) 방식의 청소기를 대체하면서 점차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대부분의 로봇 청소기들이 아마존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해 음성 명령을 할 수 있는 등 IoT(사물인터넷)의 홈 오토메이션시장과도 연결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 실리콘밸리 무역관은 인공지능기술의 발전으로 로봇을 이용한 청소기의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의 발전된 물걸레 청소기능을 접목시킨 로봇 청소기를 미국 시장에 소개한다면 차별성을 도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용하기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갖춘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 부분과 하드웨어의 디자인·성능 부분을 고려해 접근한다면 미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